1부우산이 빗물을 눌러 써도 저는 그냥 여기 있습니다 꽃봉오리는 아직 날씨에 편입되지 않았습니다객공 18잘 자요 오렌지 20잘못은 별똥별에 있어 22그도 한때는 서랍을 24다정한 이웃 26문병 28물집 30동백 ? 32어쩜, 민달팽이는 뭇별들을 저리도 좋아할까 347월 24일 36가물거리는 38오늘은 빈둥거림이 수북하고 40구멍가게에 들러 골목을 사다 42그믐밤 44쏙독새 울음 462부한때 나는 울음이 한 생을 업고 간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습니다당신이 남겨두고 떠난 빈집뿐만 아니라 골목도 가로등도 제 몸안에치명적인 병을 기르고 있습니다삐긋이 50실크플라워 52개꼬리풀이 살아가는 방식 56시집 58유추프라카치아 60공중에 길 내러 간다 62텃밭 한 페이지를 펼쳐놓고 64물소리 66그날 이후 68춘화현상 70곁을 지킨다는 건 72돋보기안경 75엘니뇨 78숲의 전개 81비문증 843부덧난 슬픔 앞에선 한 줄의 문장도 폭설이 됩니다 나는 눈 없는 눈사람이 됩니다어떤 오후가 머무적댈 무렵 88물크러진 여름 92싹시울나무는 마두금을 품고 94저녁으로의 산책 96골콩드 98우체통에는 사과나무가 자라고 100구부러진 웃음 102발자국 104칸나 106고드름 108우리 팔짱 낄래요? 110어중간의 뒤태 112수경이 114스피노자 자두 117물방울꽃 1204부어떤 꿈은 너무 추워서 겨울입니다 나는 눈 마주치는 순간 울먹이는 지샌달이 됩니다너를 부르면 빗소리가 쏟아지고 124혼잣말을 엿듣는 126이사를 하며 128샤덴프로이데 130오이노네 132불면 134라 요로나 136홀로 저무는 138열대야 141검은 밤 144헛것 146시인 148그럭저럭 150화병 152콜록콜록 154■ 해설 | 박동억(문학평론가)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