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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부 시민 사회
1. 숨겨진 도시의 정치학
2. 열린 형식

2부 무질서를 위한 인프라
3. 종이에서 계획으로
4. 아래
5. 위
6. 단면의 무질서
7. 과정과 흐름

3부 언메이킹과 메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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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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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도시를 위한 21세기 선언문!
활기차고 적응력이 뛰어난 도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21세기 도시에 대한 논쟁에서 가장 급진적이고 변혁적인 개념을 제안하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도시는 어떤 도시일까? 리처드 세넷이 이 책의 서문에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듯, 뉴욕의 허드슨 야드와 가먼트 지구를 비교해보자. 전자는 “호화 콘도, 렌털 아파트, 호텔, 사무실, 레스토랑, 쇼핑몰의 집합체로, 최고가 브랜드를 제공하는 공간이다.”(7~8쪽) 자본의 힘으로 추동된 어버니즘을 대표하는 이곳은 일반 시민들이 주도하는 지역 활동이 전혀 활성화되지 않고, 그곳의 고정된 형식적 건축물들은 시간이 지나도 진화하지 않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허드슨 야드의 동쪽에 면해 있는 가먼트 지구는 크고 작은 사업체가 들어서 있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비교적 최근에 이주해온 한국계 이민자들과 기존의 다른 이민 공동체가 섞여 있고, 노동자 계층 및 중산층의 거주지와 학교, 교회가 모여 있는 곳이다. 종종 시끄럽고 제멋대로인 공동체의 복합체인 이곳은 지난 150여 년 동안 진화하면서 번영해왔다.”(8쪽)
『무질서의 디자인』은 서문에서부터 독자한테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고 대담하게 제안한다. 즉, 권력의 도시(허드슨 야드)와 사람의 도시(뉴욕시 가먼트 지구)를 비교한 뒤, 디자인을 통해 도시의 자발성을 촉진하고 삶의 질을 고양하기 위한 목표를 공식화한다. 그것은 형식과 규정이 덜 엄격하고, 기능이 덜 명확하며, 공간이 사용자 친화적일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도시의 커뮤니티 구축, 자발성, 활력을 촉진한다고 할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들은 일견 모순처럼 보일 수도 있는 ‘무질서의 디자인’이 개방적이고 활기차고 사용자 친화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도시가 취해야 할 필수 요소라고 주장한다. 오늘날 사람들의 공간적 요구와 욕구는 어떤 도시도 적응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 공간이 처음부터 유연하고 시간의 경과에 따른 적응력이 높고 사람들의 변화하는 요구 사항에 맞는 자원을 포함하도록 디자인된다면 커뮤니티는 무한한 방향으로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도시는 뉴욕의 허드슨 야드와 같은 단일 기능과 ‘부동산’ 가치 중심의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 보니 우리 도시의 공공 공간은 관과 기업이 주도하는 도시계획, 사유화와 민영화 및 점증하는 구획 나누기와 감시 체계로 포위당하고 있다. 자본의 힘으로 추동된 어버니즘, 그것은 시간이 지나도 진화하지 않는다. 대신 어느 날 갑자기 용도 폐기되어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것이며, 그곳에선 어떤 내러티브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거리는 점점 더 생명력이 없고 획일적 질서정연함이 지배해가고 있다. 분명한 것은 도시가 균질적인 동질성에 저항하고 차이를 촉진할 때, 그리고 사람들이 건축 환경과 공공 용도를 적극적으로 형성하고 재형성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할 때 최고의 상태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저명한 사회학자와 건축가의 대화!
무질서를 디자인할 수 있는가?
건축, 도시계획, 어버니즘, 정치, 행동주의의 결합되어야 한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서문과 1부는 리처드 세넷이, 2부는 파블로 센드라라가, 3부는 세넷과 센드라의 대담). 서문과 1부에서 리처드 세넷은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도시가 도시의 각 지역을 단일한 경제적 기능으로 분리, 지정하기 위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를 논의하면서 책을 시작한다. 세넷은 경직성과 분리 때문에 도시가 어떻게 철창 우리를 만들어내고 자발성을 위한 여지를 없애버렸는지 논의한다. 세넷은 “도시는 방향을 잃은 채 노동하는 동물을 가둔 철창이 되었다”(37쪽)고 진단한다. 세넷은 자신의 첫 번째 저서인 『무질서의 효용』(1970)과 무질서를 디자인하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재검토하면서, 개방형 도시의 장점과 그 주요 원칙인 영토의 다공성, 불완전하고 미완성된 형식, 비선형적 개발을 논의한다. 이를 통해 도시는 촉각적 경험을 제공하고, 도시는 보다 더 민주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넷은 역공간(liminal space), 즉 교류 경계를 논의하면서 이것이 활력, 커뮤니티 및 다양한 사람들의 만남과 중재, 혼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세넷은 커뮤니티 간 경계가 ‘죽은 공간’이 아닌 잠재적 영역으로 볼 경우 실제로 다양한 커뮤니티의 활동을 장려할 수 있고, 사람들을 서로 격리하는 대신 다양한 형태의 혼합과 통합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도시계획이 항상 특정 거점을 중심으로 삼는 데 반해 오히려 중심이 아닌 [교류] 경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세넷의 주장은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는 우리 시대에 특히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공공 또는 민간 기업이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도시의 인프라 자원에 대한 2부의 논의는 이것이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그것에 관여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논의다. 파블로 센드라는 웨스트 런던의 활동가들과의 작업을 통해 이후 사회운동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도시계획에 더 많은 시민 참여를 장려한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보고타 등의 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이곳들은 모두 수평적인 형태의 거버넌스, 풀뿌리 네트워크 간 상호작용, 그리고 그가 지방자치주의라고 부르는 것 사이의 상호작용이 실제로 구현된 사례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도시의 인프라를 재배치하고 도시 운영 방식에 대한 집단적 인식을 생성하는 새로운 구성 요소를 도입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도록 도전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독자가 민간 부문 및 정부 기관과 관련된 지정학적 도시 문제를 이해하고 개념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들이 ‘무질서의 인프라’라고 부르는 것은 건축, 정치, 도시계획 및 행동주의를 결합되어야 하는 것으로, 시민들의 자생적 활동을 억압하기보다는 장려하고, 도시의 구획을 기능별로 나누기보다는 서로 조우하도록 모으고, 폐쇄적으로 운영하기보다는 변화에 열려 있는 장소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이 책은 무질서라는 개념이 21세기 도시에 대한 논쟁에서 가장 급진적이고 변혁적인 개념임을 증명한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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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 생기 넘치는 열린 도시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즉흥적 활동이나 사회적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장소는 도시 환경이 경직되어 이러한 즉흥성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그래서 무질서를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P. 19~20] 도시란 수많은 삶의 방식을 담고 있는 물리적 고형의 존재이다. 프랑스 고어에서 이것은 ‘빌’(ville, 건물과 거리로 이루어진 고형의 실체)과 ‘시테’(cite, 그 물리적 장소 안에 머무는 사람들이 채택한 행동과 사고방식) 두 가지를 모두 의미한다. 『무질서의 효용』에서 구상했던 시민 참여 같은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할까? 건물, 거리, 공공장소의 디자인을 통해 고정된 관습을 이완하고 절대적인 자아 이미지의 질서를 깨트리는 것, 즉 자아의 무질서화가 가능할까?
[P. 29] 시민 사회는 차이와 크게 다른 태도를 끌어안을 수 있어야 사람들이 자유,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자유, 즉 혼자일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다.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의 메워지지 않는 간극과 필요한 침묵은 인정받고 존중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시민 사회를 ‘시민적’으로 만드는 것이고, 시끌벅적한 마을과 다른 거대하고 밀집된 다양성의 도시가 가능해지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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