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통계나 수치가 무조건 다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통계와 수치 전부를 불신하는 태도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숫자를 아예 배제하는 태도는 숫자를 지나치게 맹신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다. 그러니 숫자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숫자를 올바르게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통계라는 주제를 메마르다고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수치’라는 말에 위화감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무미건조함과 위화감은 최대한 줄이고 책을 읽는 재미는 최대한 늘리기 위해 되도록 각종 체험사례를 많이 실었다. 게르트 보스바흐는 통계학자의 입장에서 수치나 그래프와 관련된 ‘요지경 세상’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했고, 역사학자인 옌스 위르겐 코르프는 환경 문제나 철학, 수치와 관련된 심리학 등을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제1장부터 제9장까지는 통계와 관련된 다양한 속임수들을 소개했다. 장마다 먼저 실생활 속 사례를 제시하고, 그 사례를 바탕으로 각각의 트릭을 자세히 고찰하는 방식을 택했다. 제10장에서는 지면상 미처 다루지 못한 사례들을 집약적으로 소개했고, 제11~제13장에서는 의료보험, 연금보험, 실업급여 등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주제로 누가, 왜, 어떻게 통계를 조작하는지를 살펴보았다. 또 옌스 위르겐 코르프가 사회자가 되어 ‘우리는 왜 숫자를 맹신하는가?’라는 주제로 가상 토론을 진행했고, 제14장에서는 다시금 여러 가지 사례와 그 뒤에 숨은 조작 동기들을 살펴보았다. 제15, 16장은 통계의 오류와 수치의 허상을 독자 스스로 밝혀낼 수 있도록 통계를 대하는 제15가지 기본 원칙과 연습문제들을 수록해놓았다.
아무쪼록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 많은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기를, 수치라면 무조건 떠받드는 이들과 전문 지식이라면 덮어 놓고 믿는 이들을 마음껏 비웃어주기를 바란다!
- 머리말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