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눈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요란하게 자신을 포장하지도, 화려한 스펙을 깔고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그들은 조용하고 묵묵히 일하다 어느새 조직의 중요한 위치를 점했다. 중요한 회의나 보고를 앞두고, 상사는 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분리불안을 겪기 시작했다. 아무리 까다로운 사람도 그들에게는 곁을 내주고 함께 일하려 했다. 겉보기엔 잔잔하지만 자기 역할을 파악하고 조직의 업무를 신속히 장악하는 사람들. 언뜻 보면 손해 보는 일인 것 같은데도 기꺼이 손을 내밀어 결국엔 ‘함께’ 성과를 나누는 사람들.
(프롤로그)
김 부장의 독백에 지친 이들은 노련한 진행자인 최 팀장의 리드에 몸을 맡기고 정말 말해야 할 때를 아는 조용한 그에게 신뢰를 보낸다. ‘저 사람, 너그럽고 객관적이네! 믿을 수 있겠어. 무엇보다 나를 존중해 주니 나도 기꺼이 그를 도와야겠다!’ 10년간 수만 명의 사람들과 만나보니, 사람들이 대화 중 갖는 두려움은 두 가지로 요약됐다. ‘상대가 나를 무시하면 어쩌지’ ‘상대가 나를 호구로 보는 건 아닐까’ 조용한 최 팀장은 사람들이 품는 그 단단한 두려움의 벽을 부드럽게 뚫고 들어간다. 조용한 사람들의 말에 힘이 실리는 수많은 장면 중 하나다. 최 팀장은 사실 곰의 탈을 쓴 여우다.
(PART1-1 곰 같은 여우가 조직을 춤추게 한다)
박 차장의 조언은 그 유명한 ‘비난 샌드위치’와 비슷하다. 화장품 기업 메리 케이를 창업한 메리 케이 애시는 상대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시작과 끝은 긍정적이고 상대를 북돋는 코멘트여야 한다고 했다. 두 개의 빵(긍정 코멘트) 속에 비판을 고기 패티처럼 숨겨서 상대가 자기도 모르게 꿀꺽 삼키게 하라는 조언이다. 상대의 비판을 수용하면서도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야’, ‘나는 회사에 도움이 되는 직원이야’라고 생각하게 해야 비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난의 부작용이란 비판을 모욕으로 받아들여 자기방어나 앙심으로 되갚게 하는 것이다.
(PART1-4 좋은 비판은 고래를 내 편으로 만든다)
“자꾸 해봐야 늘어. 난 내가 자랑하고 싶은 게 있으면 초등학교 1학년생인 우리 딸 앞에서 이야기해. ‘엄마가 오늘 회사에서 어땠는지 알아? 엄마네 회사 물건이 더 잘 팔리도록 엄마가 밤새 준비한 계획서 있잖아. 그걸 오늘 회사 아저씨들 앞에서 발표했는데 큰 박수를 받았어.’ 아이를 상대로 하는 말이라 속도도 느리고 발음도 분명하게 해야 돼. 목소리도 크고 내용도 쉽고 간결해야 하지. 그게 습관이 되면 어른들 앞에서도 큰 목소리로 여유 있게 자기 자랑이 가능해져. 한 번 해보라고! 처음이 어려운 거야. 처음부터 한 방에 해결하려 들지 말고 작은 성공을 쌓아 자신감으로 연결시키라고.”
(PART1-5 스토리텔링 애니멀)
노트북은 받아 적기 쉽다. 강연자의 이야기 속도와 거의 비슷하게 타이핑할 수 있으니, 생각을 멈추고 손만 부지런히 놀려도 된다. 하지만 필기의 경우 속도가 느리고 힘이 든다. 메시지에 집중하고 요약해야 하며, 재빨리 핵심을 추려내야 한다. 또한 상대의 말 그대로가 아니라 자신이 이해한 바대로 자신의 언어로 적게 된다. 필기와 함께 생각을 구조화하고 우선순위화하는 사이 정보는 자기만의 것이 된다.
(PART2-6 프레지처럼 메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