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전체메뉴

국회도서관 홈으로 정보검색 소장정보 검색

목차보기


제1부 미래에서 온 살인자 9
제2부 열두 명이 사라진 밤 325
작가의 말 685

이용현황보기

이용현황 테이블로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2602294 811.33 -20-91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2602295 811.33 -20-91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제공
가장 돌아가고 싶은 그때로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행복해져야 했다. 희생당한 그들의 몫까지”

‘한 번 펼치면 멈출 수 없다!’
카카오페이지 50만 독자를 사로잡은 SF스릴러
『곰탕』을 한 호흡으로 읽다


2018년 3월 출간 즉시 독자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으며 화제의 중심이 된 김영탁 감독의 첫 장편소설 『곰탕』 합본 에디션이 출간되었다.

“반전의 반전을 따라가며 마지막 문장까지 정신없이 읽고 나면, 한 인간이 가진 ‘그리움’이 어떤 일을 감행하게 하는지,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게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는 이준익 감독과 “딱 한 번 쉬고 끝까지 다 읽었다”는 장강명 작가의 추천의 말에 독자들은 “아직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끝까지 안 읽은 사람은 없다”는 말로 응답했다. ‘읽는 재미’를 보장하는 SNS 후기들을 타고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곰탕』 1·2권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소장 가치를 높인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곰탕』을 통해 차갑고 몽환적인 SF적 풍경 위에서 펼쳐지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전개, 그리고 근원적이면서 한국적인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서를 더욱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가까운 미래에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그 여행은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했다!


영화 〈헬로우 고스트〉 〈슬로우 비디오〉로 국내 영화 관객의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준 김영탁 감독이 이번에는 가장 차가운 스릴러 소설을 가지고 찾아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마흔을 눈앞에 둔 어느 날,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곰탕을 먹으며 아버지가 살아 계시던 때로 돌아가 함께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간 여행’을 떠올렸다는 김영탁 감독은 그 뒤로 40여 일 동안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직 소설 『곰탕』을 쓰는 일에만 매달렸다.
몇 번의 쓰나미 이후 2063년의 부산은 안전한 윗동네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아랫동네로 나뉜다. 어릴 때 기억이라곤 고아원 생활이 전부이며, 자라서는 식당 주방 보조로 살아가고 있는 우환에게 큰 금액을 보장하는 제안이 들어온다. ‘곰탕 맛을 배워와라.’ 시간 여행 상품이 개발되었지만, 살아서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 못했기에, 죽을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우환은 목숨을 건 생애 첫 여행을 감행한다. 돈이 욕심나서가 아니었다. “이렇게 사나, 그렇게 죽으나” 다를 게 없는 인생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에서 우환은 타인들의 현재에 도달하게 된다. 우환의 도착 이후 2019년의 부산은 실체를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을 시작으로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김영탁 감독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의 행동을 추적하며, 『곰탕』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우려내고 있다. 누구나 아는 것이 곰탕의 맛이지만, 그것이 단 하나의 맛은 아니듯, 이제 독자들은 범죄, 스릴러, 시간 여행이 배합된 가장 특별한 방식의 소설 『곰탕』의 맛을 누리게 될 것이다.

미래에서 온 살인자 ― “어떻게든 여기서, 이 현재에 살고 싶었던 겁니다”

사건이 점점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들이 맞서야 할 상대는
짐작도 가지 않았다.


2063년 부산, 쓰나미가 지나갔고 언제 또 다시 올지도 모를 위태로운 아랫마을에 사는 우환은 생애 반은 고아원에서 또 반은 식당에서 주방보조로 살았다. 어릴 때의 기억도 없고 더 나은 삶을 꿈꾸지도 않는다. ‘처음부터 어른이었고, 처음부터 형편없고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이었다.’ 어느 날 식당 사장은 옛날에 먹던, 맛좋은 국물에 구수한 고기가 올려진 곰탕 맛을 배워오기를 제안한다. 유독 검은 구멍, 블루 홀을 통과해 지금과 다른 현재로 가야 하는 여행이었고, 돌아온 사람을 본 적 없는 위험한 여행이었지만, 이곳에서의 삶과 다를 것도 없기에 우환은 선뜻 검푸른 바다 위, 열세 명 만석의 배에 오른다. 하지만 이미 도착한 배에 살아남은 사람은 우환과 화영 단 둘뿐이었고 그 둘은 열심히 헤엄쳐, 각자의 목적지로 향한다. 우환이 도착한 곳은 허름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부산곰탕’ 집이고 이곳 사장은 어딘가 부자연스럽지만 착해 보인다. 문 앞에서 웅크리고 있는 우환에게 방을 내어준다. 우환은 다음 날부터 열심히 식당 일을 돕는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이들이 온 이후로 부산에는 갑자기 나타난 몸에 구멍이 나고 머릿속엔 칩이 탑재된 시체, 본 적 없는 무기의 흔적 등 실체 없는 사건이 사람들을 화나게 하고 두렵게 한다. 그 가운데 우환은 곰탕의 비법을 열심히 배워 나가는 한편, 또 알 수 없는 정에 끌려 밤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는 곰탕집 아들 순희와 그의 여자친구 강희에게 매일 밤 곰탕을 수북이 담아 내주고, 오토바이 뒤에 타고 함께 부산의 야경을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우환에게는 돌아갈 현재가 있었다. 이곳은 자신의 시간이 아니었다. 아롱사태와 양지머리, 양과 사골을 챙기며 이곳의 기억도 이제 그만 가져가려고 한다. 다시 어두운 바다 앞에서, 참담하지만 자신이 온 세상으로 향하는 길에 선 우환은 어떤 ‘현재’를 택할 수 있을까. 작가는 40여 년을 거스르는 시간 앞에서 절망과 희망을 두고 갈팡지팡하는 한 인간을 통해 우리가 현실 속에서 느끼는 근원적 불안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열두 명이 사라진 밤 ― “우린 서로 다른 곳에서 온 다른 사람들이지만, 모여서 잘 살아보자”

박종대는 지금 이곳에 살지만, 생각해둔 세상이 따로 있었다.
그 세상엔 좀 다른 사람들이 살게 될 거였다.
박종대는 그 세상을 처음부터 디자인하고
이끌어가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소설 『곰탕』 속 2019년 부산에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다른 곳”에서 온 이방인들이 공존한다. 그중 가장 먼저 이곳에 도착한 박종대는 그곳에서의 삶이 변변찮았기에, 이곳에서 살기 위해서 어떤 일이든 했다. 그리고 매일같이 떠밀리듯 이곳으로 온 사람들에게 손을 뻗는다. 박종대를 만난 이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 모두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 행복을 위해 타인의 행복을 탐내기도 한다. 타인의 신분을 빼앗고, 혹은 재산을 빼앗고 또는 얼굴을 빼앗기도 한다.
박종대는 이곳에 와서 살면서 다른 세상을 꾸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이 살아갈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빌려와야 할 것이 많았다. 사람을 죽이고 건물을 무너뜨리고 매일 아침 신분도 없이 떠오르는 시체를 처리하는 일 등 여기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자들의 간절함이 빚은 잔혹극 같지만 한편, 미래를 향한 절망 짙은 작가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생생하게 압도하는 부조리극이기도 하다.
소설 『곰탕』은 이렇게 분명 우리를 참혹한 현실로 내몰고 있지만 2019년이라는 오늘과 2063년이라는 내일을 한눈에 바라보게 함으로써, 살아남은 자로서 단호하게 행복해져야 하는 눈빛들과 마주하게 한다. 그 간절함에서 우리는 또 알 수 없는 어떤 힘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번은 아주 늙고, 게다가 지쳐 보이는 남자를 본 적이 있다.
남자는 뽀얀 곰탕을 앞에 두고 오랜 시간 먹었다. 국도 밥도 깨끗이 비웠다.
식사를 끝낸 남자는 여전히 아주 늙었지만 그리 지쳐 보이지는 않았다.
화영은 한 끼 식사가 사람을 바꾸는 풍경을 그 후로도 여러 번 봤다.
그런 모습을 보는 건 기분이 좋았다.”

책속에서

알라딘제공
[P.161] 봉수가 옆에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잖아’라고 말해주었겠지만,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 여행은 우환이 하고 있고, 봉수는 떠나지도 않았다.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비슷한 인생 같지만 봉수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과 함께 꿈꾸는 인생이 있었다. 그래서 봉수는 우환보다 늦게 주방 보조를 시작했지만, 주방장이 여행을 권한 사람은 우환이 된 것이다. 희망이 눈에 띄는 것처럼 절망도 그렇다. 누구나 우환을 보면 그 여행을 권했을 것이다. ‘죽어도, 괜찮은 거잖아? 굳이 살고 싶은 마음, 없는 거잖아’라고 묻는 것과 같은 의미로.
[P. 205] 우환은 얼른 들어가서 윗옷을 걸치고 바로 주방으로 갔다. 사태와 양지를 썰어서 두 개의 그릇에 담았다. 양을 꺼내 썰고 담았다. 솥에서 국물을 떠서 부었다. 들고 나가려다 다시 놓았다. 냉장고 문을 열고 사태와 양지를 다시 꺼냈다. 사태와 양지를 다시 썰었다. 수북이 담았다. 그릇이 가득 찼다. 두 개의 그릇을 순희와 강희 앞에 놓았다.
[P. 328] 죽음을 예상하는 것과 목도하는 것은 달랐다. 죽은 자들의 몸은 비로소 서두르는 게 없었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곳에 그들의 삶이 있었다. 저렇게 누운 채로 파도가 밀어내는 대로 들썩거릴 한가로운 사람들이 못 되었다. 우환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게 되었다. 돌아가야 할 사람들을 머물게 했고, 부지런히 살아야 할 사람들을 영원히 게으르게 만들었다.
“어제, 순희가 안 들어왔네.”
열두 구의 시체가 해변에서 발견된 충격적인 뉴스를 보며 종인은 말했다.
챗봇 챗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