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월 1일 탑골공원에서 외친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기폭제가 되어, 만세시위의 불길은 전국각지로 순식간에 퍼져나갔습니다. 학생・지식인・상인・농민・노동자 등 계층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식민지 조선인들이 만세시위에 참여하였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의 무자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3・1운동은 우리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3・1운동을 통해 표출된 자주 독립을 향한 열망은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국가는 왕정복고가 아닌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공화정을 지향하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과정에서 연합국들이 한국의 독립을 고려했던 것도 3・1운동 이후 조선인들의 자주 독립에 대한 열망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경기・인천 지역은 만세시위가 가장 격렬하게 전개되었고, 많은 희생자를 냈던 3・1운동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에 한국역사연구회는 (재)인천문화재단・ (재)경기문화재단과 함께 지난 4월 27일 “3・1운동과 경기・인천지역”이라는 주제로 3・1운동 100주년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경기・인천지역 3・1운동의 보편적 양상과 개성, 수원, 인천, 안성 등 각 지역 만세시위의 특수성을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준 높은 발표와 토론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합니다. 한국역사연구회와 (재)인천문화재단・(재)경기문화재단은 인천・경기 지역사의 전문적인 연구와 보급 및 활용을 위해 기관 간에 긴밀한 업무 협력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올해 3월 26일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첫 번째 결실이라는 점에서 세 기관 모두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 책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한 학술회의 ‘3・1운동과 경기・인천지역’에 발표한 원고를 묶은 연구서입니다. 지난 봄(2019.4.27) 역사학계의 연구자와 일반인 등 200여명이 경기도박물관에 모여 학술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인천문화재단・한국역사연구회 3개 기관이 체결한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준비한 이번 행사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사의 관점에서 3・1운동을 재조명하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3・1운동 관련 연구는 발생 직후부터 시작하여 해방 이후에도 이념적 성향에 따라 남북한 역사학의 차이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남한에서는 10년 단위로 3・1운동에 관한 학술회의가 개최될 만큼 3・1운동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이번 학술회의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경기지역 3・1운동의 전개양상을 살펴보고, 이 운동을 각지에서 주도했던 운동가들을 발굴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3・1운동이 전국적인 대규모 항쟁이라는 거시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측면에서 새롭게 재조명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경기와 인천 그리고 개성과 수원 등 경기 각 지역의 항일 운동의 양상을 검토하고 나아가 3・1운동에 대한 미시적 접근들이 모여 전국 단위의 항일운동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재확인할 필요성도 도출되었습니다. 또한 3・1운동에 관한 연구서 편찬과 함께 사료가 부족한 지역별 항일 운동의 심층연구의 필요성도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기도박물관은 앞으로도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고 학계에 축적된 연구 성과를 전시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편자 및 집필자 소개
도면회 대전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한국의 일본 식민지화 원인, 적대적 문화 변용, 20세기 사학사 및 개념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과 한국인의 한국근대사 서술」「한국에서 근대적 역사 개념의 탄생」등의 논문과 <한국 근대 형사재판 제도사>, <역사학의 세기>(공저) 등을 집필했다.
김헌주 충북대학교 역사교육과 박사후연구원. 한국 근대 의병운동의 주체·경계·담론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으며, 한국 근대 사회운동 세력 간의 義와 愛國을 둘러싼 투쟁이라는 주제로 연구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주요논저로 「자위단에 대응한 의병의 활동과 지역사회(1907~1909」, 「1907년 이후 한국 언론의 ‘暴B徒’담론 형성 과정」,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애국서사 분석과 역사 콘텐츠의 명과 암」, 「대한제국기 의병운동의 쇠퇴와 사회적 고립 과정」등이 있다.
최우석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원. 3・31운동의 사실관계를 밝히고 이를 통해 식민지시기에 대한 새로운 정치・사상적 의미를 밝히고자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 <3・1운동100년>(공저), 「 3・1운동기 김윤식・이용직의 독립청원서 연구」, 「식민지 조선인의 제1차 세계대전 인식과 3・1운동」등이 있다.
이양희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석사와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근현대사를 전공하고 독립운동사와 일제침략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있다. 현재 충남대학교 충청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성민 대전대학교 강의전담교수. 근대 이후 극명하게 다른 길을 간 한국과 일본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한국과 일본의 근대화과정, 근대 일본의 한국정책 등 근대 한일관계사를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 「을사조약 이후 일본의 ‘한국병합’과정 연구」(박사논문), 「 구라치 데츠키치(倉知鐵吉)의 ‘한국병합’계획 입안과 활동」, 「일본정부의 안중근 재판 개입과 그 불법성」, 「제2회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특사(特使)에 대한 일본의 대응」, <한국사 한 걸음 더>(공저), <20개의 주제로 본 한일 역사 쟁점>(공저) 등이 있다
이지원 대림대학교 교수. 한국 근대 다양한 주체들의 문화정체성 사상과 운동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저서로 <세계 속의 한국의 역사와 문화><한국 근대문화사상사 연구><미래세대의 동아시아 읽기>, 공저로 <3·1민족해방운동><일제하 지식인의 파시즘체제 인식><3·1운동 100년 1.메타역사><3·1운동 100년 5.사상과 문화>등이 있다.
남기현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학예사. 한국 근현대 토지소유권 문제, 식민지 민사법제의 운용에 관한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 「한말 일제 초 토지소유권 법령의 제정과 의미변화—조선총독부 고등법원의 해석을 중심으로—」, 「일제하 조선토지조사사업 계획안의 변경 과정」, <일제의 창원군 토지조사사업>(공저) 등이 있다.
김정인 춘천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 민주주의의 시각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재구성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저서로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 <독립을 꿈꾸는 민주주의>, <오늘과 마주한3.1운동>, <역사전쟁, 과거를 해석하는 싸움>등이 있다.
허영란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국민국가와 중앙 중심의 역사를 비판하고 다원적이고 혼종적인 지역사, 문화사, 구술사의 이론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 「에미 스이인의 <實地探險捕鯨船>(1907)과 혼종적 장소로서의 장생포」, 「만세시위의 다원적 의미와 지속되는 지역공동체」, 「지방사를 넘어, 지역사로의 전환」, <일제 시기 장시 연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