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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역자의 말
나쓰메 소세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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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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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관찰자, 거침없는 독설가, 쥐 못 잡는 고양이’
그러나 우리는 이 이름 없는 고양이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기념비적인 데뷔작
오늘날의 소세키를 있게 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아네사가 흐느껴 울면서 감을 먹고,
“뭐 재미있는 책 없어? 빌려줘.”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책을, 책장에서 골라 주었습니다.
_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에서

고전을 읽을 땐 혹시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물론 많은 고전들이 명성에 비해 지루하거나 읽히지 않거나 어렵거나 하여 스스로 난독증을 의심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의 대문호이자 국민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의 이 작품은 단연코 그렇지 않다. 읽다 보면 허를 찌르는 유머에 놀라 킥킥대며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1905년에 출간되어 115년이 지난 소설이 이토록 유쾌하고 놀라울 수 있는가. 왜 그의 소설은 아직도 끊임없이 새로운 독자들을 만들어내며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는가. 국어사전에 필적할 만큼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완독에 도전하게 만들고 싶어지는가.
일본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대문호이자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나쓰메 소세키의 데뷔작으로 무명작가였던 소세키를 세상에 알리는 신호탄이 된 작품이다. 고양이를 1인칭 관찰자로 등장시켜 인간 군상을 예리하게 관찰했으니 당시 독자들에겐 얼마나 신선한 충격이었을까. 이 작품은 백 년이 훌쩍 지난 지금, 여전히 일본 문학 최고 작가의 최대 걸작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시대를 불문하고 언제 읽어도 마음이 치유되는 재밌는 책
좀처럼 방심할 수 없는 소세키 특유의 유머가 가득


1903년 영국 유학에서 돌아온 소세키는 심한 노이로제로 암담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 하이쿠 시인이자 소설가인 다카하마 교시의 권유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쓰게 된다. 원래는 1회만으로 끝낼 생각이었으나 반응이 좋아서 11회까지 연재가 이어졌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름 없는 고양이다. 새끼 때 버려져 우연히 중학교 영어 교사인 구샤미네 집에 들어가 살게 된다. 특별한 사건 없이, 주인집에 드나드는 인물들을 관찰하는 게 전부이지만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마치 개그맨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개성이 살아 있다. 실없는 농담을 일삼는 미학자 ‘메이테이’, 구샤미의 구 문하생이자 엉뚱한 논문을 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학자 ‘간게쓰’, 동양적 가치를 주장하는 ‘도쿠센 선생’, 구샤미와 앙숙이자 성공한 사업가인 ‘가네다’와 그 주변인물 등을 등장시켜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스스로를 ‘이 몸’이라 추켜세우며 인간들을 자유롭게 관망하는 이 고양이가 보기에 인간은 이상한 족속이다. 쉴 새 없이 말하고 웃고 즐거워하는 것밖에 신통한 재주가 없어 보인다. 이렇게 똑똑하고 근엄한 척하는 고양이가 내뱉는 독설과 유머는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직업은 교사라고 한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종일 서재에 틀어박힌 채 거의 나오는 일이 없다. 집안사람들은 몹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인 것처럼 행동한다. (……) 그는 위가 약하고 피부색이 누르스름한 빛을 띠는 데다가 탄력이 없고 윤기가 없다. 그런 주제에 밥을 많이 먹는다. 밥을 많이 먹은 후에 다카디아스타제를 먹는다. 먹은 후 책을 편다. 두세 페이지 읽으면 졸린다. 책 위에 침을 흘린다. 이것이 그의 매일 밤 반복되는 일과이다.” (본문 pp.10-11)

이처럼 재미도 재미이지만, 이 소설에는 자본주의의 실상과 허상을 비롯해 근대 문명과 자기 본위의 개인주의 비판, 마음의 탐구 같은 소세키의 주요 사상이 총망라되어 있다. 소설가로서의 데뷔가 비교적 늦었음에도 불구, 그가 살아온 인생만큼 이 작품 속에는 그의 사상, 인간과 사회를 보는 통찰력이 깊이 녹아들어 있다. 동서양의 고전을 비롯한 물리, 철학, 역사, 미래 예언 등의 이야기를 종횡무진으로 피력하면서도, 그것을 소세키 특유의 유머와 연결시켜 만담처럼 이어나간다.
백 년도 훌쩍 넘은 작품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속 문장 하나하나가 허투루 된 것이 없다. 끝 무렵에는 독자들을 놀라게 할 반전과 사건까지 숨어 있다. 소세키의 위대한 상상력과 통찰이 담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 말 많은 고양이의 말에 귀 기울여보기를 추천한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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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30] 나는 맛있는 음식도 먹지 못해서 별로 살도 찌지 않지만, 점점 건강해지고 절름발이도 되지 않고 그날그날을 살고 있다. 쥐는 결코 잡지 않는다. 하녀는 여전히 싫다. 내 이름은 아직 없지만, 욕심을 내면 한이 없기 때문에 평생 이 교사 집에서 무명의 고양이로 생을 마칠 생각이다.
[P. 52~53] “어머, 고양이가 조니를 먹고 춤추고 있어.”
아이들이 큰 소리를 낸다. 이 소리를 제일 먼저 들은 것이 하녀이다. 하네도 하코이타도 내팽개치고 부엌으로 “어머나.” 하고 뛰어든다. 안주인은 가문이 표시된 바탕이 오글오글한 평직의 비단옷을 입고 말했다.
“짜증나는 고양이군.”
“이 바보 녀석.”
주인마저도 서재에서 나와 한마디를 한다.
‘재미있어, 재미있어.’ 하는 것은 아이들뿐이다. 그리고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깔깔 웃는다. 화가 나고, 괴로운데, 춤을 멈출 수가 없어 곤란했다. 겨우 웃음이 그칠 듯해지자, 다섯 살 난 여자아이가 “엄마, 고양이도 고약하네.”라고 말했기 때문에 기울어진 형세를 만회하는 기세로 또 마구 웃어 댔다. 동정심이 부족하다는 인간의 행실에 대해 꽤 보고 들었지만, 이때만큼 원망스러운 적은 없었다.
[P. 118~119] 주인은 태연한 얼굴로 코털을 한 가닥 한 가닥 정성스럽게 원고용지 위에 심는다. 살이 붙어 있기 때문에 똑바로 바늘을 세운 것처럼 선다. 주인은 생각지도 못한 발견을 하여 몹시 감격했다는 태도로, 훅 하고 불어 본다. 접착력이 강하기 때문에 결코 날아가지 않는다.
“쓸데없이 끈질기군.”
주인은 열심히 분다.
“잼만이 아니에요. 그 밖에 사야 하는 물건도 있어요.”
아내는 몹시 불평스러운 기색이 양 볼에 가득하다.
“있을지도 모르지.”
주인은 두 손가락을 집어넣어 확 잡아당긴다. 붉은 것, 검은 것, 여러 가지 색이 섞인 중에 한 가닥 하얀 것이 있다. 크게 놀란 모습으로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던 주인은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그 코털을 아내의 얼굴을 앞으로 내민다.
“어머, 싫어요.”
안주인은 얼굴을 찡그리고, 주인의 손을 밀어낸다.
“좀 봐, 흰 코털이라고.”
주인은 크게 감동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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