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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면서 _솔직히, 나도 어쩌다가 내가 잘됐는지는 몰라

1장. 관심 없을 테지만, 그래도 내 이야기
일라이 + 나는 전설이다

2장. 지금 좀 누우면 안 돼? 난 지금 힘든데
폭스캐처

3장. 님 좌파임?
다이 하드 + 범죄도시 + 청년경찰

4장. 요단강 크루즈, One Way 플리즈
할로윈 + 에이리언 + 싸이코

5장. 도대체 이걸 왜 보는 거야?
빅쇼트 + 스크림 + 캐빈 인 더 우즈

6장. 비껴 맞아도 세월은 세월이다. 사람도, 사랑도
죽은 시인의 사회 + 비포 선라이즈 + 비포 선셋 + 비포 미드나잇

7장. 가지 마세요, 영화에게 양보하세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8장. 텍사스? 거긴 소랑 총밖에 없는 곳이잖아?
로스트 인 더스트

9장. 내 첫 번째 책의 마지막 장
밀리언 달러 베이비

진짜 맺음말 _솔직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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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656007 791.4302 -20-4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B000004664 791.4302 -20-4 부산관 서고(열람신청 후 2층 주제자료실)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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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고상함 따위 1도 없이
세상을, 적당히 삐딱하게 바라보는 창

이 책에는 영화유튜버가 되는 방법이나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서 돈을 버는 방법은 눈꼽만큼도 들어 있지 않다. 영화를 고르고 보는 방법에 대해서 팁을 준다거나 하는 내용 또한 없다. 이 책의 목적은 그저 우리의 시선을 영화 속, 조금 더 깊은 곳으로 안내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작된 생각의 범위를 영화 밖으로까지 조금 넓혀간다. 너무 깊이 들어가지도, 범우주적으로 확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흥미로운 곳까지만 들어가서 재미있는 곳까지만 확장한다.
일부러 쉽게 말하지도 어렵게 말하지도 않는다. 영화를 설명하는 우아한 어휘도 고상한 표현도 없다. 삐딱하고 잡념이 넘쳐나는 시선, 그에 부응하듯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내용, 그럼에도 정신없이 빠져들게 되는 글. 거침없는 말빨에 시원하게 웃는다. 가벼운 포장 속에 숨은 진중함에 깊이 공감한다. 영화와 세상 그리고 나를 연결해주는 창이 열린다.

영화를 읽고, 좀 있어 보이게 말하기
작가 거의없다는 “끊임없이 나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과연 나 같은 인간이 책을 쓰는 게 온당한 일일까?’ 하는 질문을”이라고 수줍어하지만, 온당하다. 영화에 얽힌 이야기와 개인의 이야기, 역사, 정치, 사회, 환경, 페미니즘, 장르와 클리셰, 여행, 사랑, 그리고 인간 본연의 외로움 등의 참 다양한 주제를 영화와 함께 참 쉽게 이야기한다. 어려운 주제가 분명한데도 무엇 하나 어려운 구석이 없으니. 그가 추천하는 좋은 영화를, 그의 인생 영화를, 그의 눈과 감정을 읽는 동안 내가 봤던 혹은 아직 못 본 영화가 스르륵 들어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한다. 눈으로써 보는 영화를 글로써 읽고,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를 투영한다. 전문적인 지식을 어려운 말로 전달하지 않아도, 영화유튜버 거의없다의 크리에이티브 스킬 곧 ‘영화를 보고 나서 좀 있어 보이게 말하기’가 독자 개개인에게도 스며든다.

아니, 이 사람에게 이런 감동이?
여과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언어, 걸쭉한 입담, 적당히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늘 그렇듯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이야기, 모두까기 인형. 그의 글도 똑같다. 그리고 완전히 다르다. 의외로 감성적이고, 의외로 따뜻하고, 의외의 감동이 넘쳐흐른다. 생의 가장 끔찍한 시간에 함께한 것들이 가장 괜찮은 시간을 만들어내는 재료가 되어주었다는 이야기나, 그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이 당장 행복해지길 바란다는 마음을 읽다 보면 가슴 한 켠이 근질근질해진다.
절정은 책의 끝 <내 첫 번째 책의 마지막 장>에서 터진다. 이제껏 가장 많은 질문 “당신은 어떻게 영화유튜버로 성공할 수 있었는가”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시는 게 부럽습니다. 저는 지금 너무 힘든데, 저에게도 좋은 날이 올까요”를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대답한다. 읽는 내내 쉴 새 없이 웃는다. 그 안에 담긴 공감과 질문을 끊임없이 공유한다. 그리고 작가의 바람대로 행복해지고 즐거워진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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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없다 님은 영화를 어떻게 보세요?
거의없다 님은 영화를 어떻게 보시길래 그렇게 잘 아세요?
거의없다 님은 영화를 어떻게 보시길래 그렇게 많이 기억하고 있어요?
거의없다 님은 영화를 어떻게 보시길래 이런 편집을 할 수 있죠?
거의없다 님은 영화를 어떻게 보시길래 그렇게 못생겼어요?

(중략) 더 간단히 줄이자면 영화를 보고 나서 좀 있어 보이게 말할 수 있는 능력. 그게 궁금한 것이겠지. 아무렴 내가 눈으로 영화를 보는지 콧구멍으로 영화를 보는지 괄약근으로 곱씹는지가 궁금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내가 어떻게 영화를 보는지에 대해서 지금부터 무려 책을 한 권 써볼 생각이다.
시작하면서 _솔직히, 나도 어쩌다가 내가 잘됐는지는 몰라
나는 나처럼 불안해하고, 힘들어하고, 그렇게 하루를 정리하고 잠드는 또 다른 사람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안심하고 있었던 거다. 위로를 얻고 있었던 거다. 저기에 나 같은 사람이 한 명 더 있구나. 나 혼자만 그런 게 아니었어.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는, 결코 알 수 없다. 신의 사자라고 해도 인간은 인간. 신은 아니니까. 고로 어떤 인간의 인생에도 절대적인 확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거다. 신념과 확신은 다르다. 로버트 네빌의 굳건한 신념은 결국 커다란 삽질에 불과했다. 신의 사자 일라이는 신이 내린 임무를 행하면서도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중략)
영화를 어떤 목적으로 봐야 한다, 이 영화는 이렇게 봐야 한다, 이런 식으로 강요하는 것을 나는 정말 싫어한다. 그런 게 어디 있나. 영화는 자기 꼴리는 대로 보는 거다. 보고 싶은 것만 봐도 되고, 한 장르만 죽어라 파도 되고, 배우 얼굴만 구경해도 된다. 상징? 의미? 그딴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게 당신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면, 불안함과 외로움을 달래준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라. 무슨 영화 한 편 보는 데 공식이 있고 방법이 있단 말인가?
1장. 관심 없을 테지만, 그래도 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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