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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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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노래가 가슴에 닿으려면 온몸으로 들어야 한다. 또 한 눈으로 듣고, 눈으로 맡으며 혹은 귀로 볼 수 있어야 한다.”

혼자라는 생각이 밀려오거나 왠지 모르게 적적하면 집을 나와 거리를 걷는다. 주변의 나무, 계절의 유속, 자연과 사물을 가만히 바라보며 걸으면, 결코 혼자가 아님을 느낀다. 혼자라는 생각을 제외하면 언제나 모두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숲길을 걷고 있을 때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친 채 혼자만의 생각에 갇히려 했을까. 주위를 에워싸며 어깨동무를 하고 내려다보는 커다란 나무들은 마치 이쪽을 보호하듯 든든하다. 어두운 한 사람의 적막과 작은 새들의 지저귐은 긴장된 마음을 노곤하게 해준다. 화색이 도는 꽃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금 걷다 보면 그들은 내 곁에 이렇게 오래 머물고 있었노라고, 여기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노라고 자꾸만 위로하는 것 같다.
하늘 위로 무리를 이탈한 늙은 쇠오리 한 마리가 지나가고 있었다. 목청껏 마지막 울음을 터뜨리며 남은 생의 시간 속으로 몸을 던지고 있는 장면이었다. 어쩌다 자연이 좋아졌는지 정확한 기원을 알 수는 없지만, 명확한 사실은 항상 억압하는 것은 인간이었고, 그들로 인해 최대치의 고통과 불안에 몸을 떨 때, 도망쳐 나온 장소마다 나를 위로해 주는 것은 늘 자연뿐이었다.
_
꽃은 한파 속에서 아무리 보채도 피어나지 않는다. 때 되면 자연스레 개화한다.
기다리지 말 것. 조급해하지 말 것.
제대로 된 수렴을 거쳐야 하니
피어나기 전까진 태양, 물, 바람 실컷 맛볼 것.
잘 먹고 잘 잘 것. 그것만 할 것. 우리가 원하는 그것이 만발하려면.
_
나의 정원을 바람에 실어 당신에게 보낸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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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54] 옆집 담장을 타고 넘는 칡덩굴과 줄다리기를 하거나 키가 나만큼 높이 커버린 명아주의 뿌리를 캐느라 얼굴이 자주 달아오르곤 했다. 자연은 고요하지만, 그 세력은 거대하고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저들의 생명력에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어느새 담벽 너머 옆집 앞마당까지 제 영역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렇게 강하고 몰입적인 생의 의지는 인간에게서는 본 적이 없었다.
[P. 55] 베어지고 잘린 풀들에서 강한 풀 내음이 났다.
그것이 자기 혁명 아니고 무엇일까.
인간이 들을 수 없는 비명, 혹은, 혁명.
여린 것들의 생명은 쉬 죽지도 않고 다시 자라난다.
다시 잘려 나가더라도
생명은 무기보다 강하고 풀들은 나를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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