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막을 올리면서 베르디를 찾아서 농부 베르디 소박한 삶으로 더욱 위대해진 사람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작곡가 오페라의 거인 시대를 표현하고 이끈 예술가 나의 베르디 이 책을 펴내며
2. 탄생과 성장 출생 배경과 탄생 론콜레에서 보낸 어린 시절 음악의 스승들 안토니오 바레치와의 운명적인 만남 청운의 꿈을 안고 밀라노로의 도전 비극으로 시작된 밀라노 생활 베르디의 도시가 된 밀라노 베르디 작품의 시기별 분류
3. 도전과 업적 오베르토 하루만의 왕 나부코 롬바르디아인 에르나니 포스카리가의 두 사람 조반나 다르코 알치라 아틸라 맥베스 군도 해적 레냐노 전투 루이자 밀러 스티펠리오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 시몬 보카네그라 가면무도회 운명의 힘 돈 카를로 아이다 레퀴엠 오텔로 팔스타프
4. 완성과 죽음 안식의 집 마지막 나날 남겨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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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베르디는 지칠 줄 모르는 예술 노동자이며, 구도자 정신을 지닌 진정한 예술가인 동시에 사회 개혁을 바란 지성인이다."
오페라보다 더 극적인 베르디의 삶과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그의 오페라 26편 이야기
오페라 하면 베르디, 베르디 하면 오페라가 가장 먼저 떠오를 만큼 ‘베르디’는 오페라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일생에 한 번쯤은 베르디의 손끝에서 탄생한 선율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부코〉,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 〈운명의 힘〉, 〈아이다〉 등 대중적인 레퍼토리에서부터 〈맥베스〉, 〈가면무도회〉, 〈오텔로〉, 〈돈 카를로〉 등 오페라 애호가들이 손꼽는 대작들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오페라를 작곡한 주세페 베르디. 이처럼 베르디는 모든 오페라의 근본이고, 전 세계 오페라하우스를 지탱하는 근간이며, 현재의 오페라 문화를 대표하는 오페라의 ‘거인’이다. 그러나 정작 베르디의 삶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은 베르디라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가난을 딛고 위대한 음악가가 되어 오페라를 통해 이탈리아의 통일을 부르짖었고, 소외되고 버려진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했으며, 통일 조국에서 사회의 어른으로 존경받고, 음악 역사상 가장 큰 경제적 성공을 거두었으나 일평생 자신을 흙에 뿌리박은 농부로 여겼던 예술가, 막대한 재산마저 세상에 남김없이 베풀고 마침내 빈손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 베르디로 오페라 세계에 눈을 뜨고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든 저자 박종호는 베르디의 삶을 통해 인생의 큰 스승을 만났노라 밝히며, 40년에 걸친 긴 애정과 감동의 편력을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우리가 접하는 베르디 오페라 작품이 어느 시기에 어떤 배경에서 쓰였는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베르디가 60여 년의 창작 기간 동안 작곡한 오페라 26편과 그에 얽힌 베르디의 일생을 26조각으로 엮어 시대순으로 구성했다. 줄거리와 주요 장면, 등장인물, 음악적 특징을 소개한 오페라 시놉시스도 놓칠 수 없는 읽을거리다.
26편의 오페라로 읽는 베르디의 일생 베르디는 누구인가? 우리는 몇몇 대작에 얽힌 일화나 단편적인 사실을 제외하고는 인간 베르디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인간 베르디를 이해하는 것은 곧 그의 작품 세계로 더 깊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베르디 오페라』는 베르디에 각별한 애정을 품은 저자가 써 내려간 베르디라는 ‘사람’의 이야기다. 오페라가 쓰인 시기와 배경, 동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시대순으로 베르디의 삶을 정리해 나간 이 책은 베르디의 유명한 작품은 물론이고 비교적 덜 알려진 작품까지, 베르디가 일평생 작곡한 26편의 오페라(와 한 편의 레퀴엠)를 모두 다룬다. 각 작품이 작곡된 배경과 그 안에 내재된 정신의 핵심을 설명하면서, 작품과 맞물려 있는 베르디의 삶을 26개의 조각으로 나누어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 조각들을 맞춰나가다 보면 작곡가로서, 남편으로서, 또 농부로서, 정치인으로서 베르디의 삶에 일어난 변화가 작품에 미친 영향, 반대로 작품이 반영하는 베르디의 삶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다. 또한 26편의 오페라마다 작품의 음악적 특징과 인물 분석, 주요 아리아와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한 26개의 시놉시스를 덧붙였다. 물론 베르디의 오페라는 장엄하고 서정적인 선율만으로도 오페라 애호가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문학과 음악이 결합된 종합예술 장르인 오페라는 악곡의 토대가 되는 ‘대본’이 있기 때문에, 극의 줄거리와 서사의 흐름을 파악해야만 작품을 더욱더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베르디를 알고 싶고, 그의 음악을 새로운 눈과 귀로 접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저는 어제까지는 음악가였지만, 아침이면 농부로 돌아갑니다.” 성실하고 진실한 ‘대지의 음악가’ 90세에 가까운 장수를 누린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삶은 클래식 음악이 만개한 낭만주의 시대를 관통한다. 서양 근대화 과정과 이탈리아 통일이라는 대내외적인 요구 속에서, 음악적·문화적·사회적·정치적으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베르디의 오페라 속에는 19세기 유럽의 역사와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의 작품은 열정적이고 이상적인 당대의 분위기를 대표하는 낭만주의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베르디는 성공한 음악가이기 이전에 소박한 삶을 동경하는 농부였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을 때도 항상 흙으로 돌아간 ‘대지의 음악가’였다. 베르디는 여유가 생길 때마다 고향 부세토에 땅을 마련해 직접 농사를 짓고, 농부를 고용해 농장을 경영했다. 그곳은 베르디의 예술적 은신처요, 사회로부터의 피난처였다. 그는 자신의 음악에 찬사를 보내는 귀족들은 멀리했지만, 자신과 함께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땀을 흘리는 이들에겐 모든 것을 내주었다. 고향 부근에 주민들을 위한 병원을 짓거나, 지진이나 홍수 같은 재해로 고통받는 이웃에게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베르디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모든 것을 이루어낸 ‘완성된 농부’였다.
“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구도자 정신을 지닌 진정한 예술가이자 사회 개혁을 위해 행동한 지성인 어디선가 첫 소절만 흘러나와도 흥얼거리게 되는 「노예들의 합창」은 아시리아에 지배당한 이스라엘 민족의 비극을 그린 〈나부코〉에 삽입된 곡이다. 베르디가 활동하던 당시 이탈리아는 수많은 작은 나라로 쪼개져 있었고,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주변 강대국들의 압제에 시달리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나부코〉는 통일과 해방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염원을 대변했고, 나태해진 정신을 새로운 바람으로 각성해줄 새로운 예술가의 탄생을 예고하는 작품이었다. 〈나부코〉 이후 7년간 이탈리아 통일 운동을 의미하는 ‘리소르지멘토’ 오페라를 쏟아낸 베르디는, 이탈리아가 통일을 이룩하자 명실공히 국가와 사회의 지도자로 추앙받는다. 이렇게 베르디가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음악이 인간의 감정을 고양하고 사고를 성숙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베르디의 오페라는 난관에 처한 개인에게는 용기와 의지를 북돋우고, 집단적으로는 민족과 국가라는 의식을 고취하여 공동체의 정체성을 단단하게 여민다. 성공과 더불어 자신의 작품이 일으키는 사회적 반향을 점차 깊이 의식하게 된 베르디는, 평범한 한 개인에 머물지 않고 오페라라는 엄청난 자산을 활용해 조국 통일에 기여했다. 더 나아가 자신의 어깨 위에 놓인 사회적 힘을 자각했고, 그 힘을 국가와 사회를 위해 이타적으로 행사했다. 그는 시대를 표현하고 이끈 예술가이자, 사회 개혁을 몸소 실천한 행동가였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최고의 오페라는 나의 사랑하는 불쌍한 동료들을 위해 밀라노에 지은 집입니다.” 나눔으로써 더 풍요로워진 한 위대한 예술가가 남긴 소망 많은 천재 예술가들이 자기만의 세계에 침잠해 사회현실을 돌아보지 못한 것과 달리, 베르디는 언제나 땅 위에 발을 딛고 있었다. 농장의 경영주로서, 지역사회의 지도자로서 그의 눈과 몸은 늘 주변의 사람들에게 머물렀다. 고향에서 농장을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살아갈 터전을 마련해 주었고, 그들을 위한 병원을 지었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회 곳곳에 기꺼이 경제적으로 힘을 보탰다. 나아가 베르디의 관심은 사회에서 철저하게 버려지고 소외된 계층에까지 확대된다. 모든 인간에 대한 베르디의 이러한 연민과 사랑은 동료 음악가들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베르디는 자신과 같은 음악적 열정과 신념을 가졌으되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한 음지의 음악가들을 ‘동료’라고 부르며 끝까지 마음을 썼다. 말년의 베르디는 ‘안식의 집’이라는 요양원을 지어, 외롭고 가난한 노후를 보내는 은퇴 음악인들에게 헌정했다. ‘카사 베르디(베르디의 집)’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회자되는 이 건축물은, 자신의 풍요를 나눔으로써 더 풍요로워진 베르디가 남긴 음악적 유산 이상의 업적이다. 이처럼 베르디는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자취를 남겼다. 이 책을 통해 독자가 베르디의 음악을 듣고 싶어지게 되고, 그의 오페라를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모두가 차별 없이 정의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게 된다면, 진정한 베르디 감상은 완결될 것이다. 그것이 베르디가 원했던 세상의 피날레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