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 장 〉 여자 나이 스물셋 1. 떠나라 2. 경험하라 3. 온전히 내가 되어라 4. 발견하라 5. 이불 밖은 위험해?
〈 제 2 장 〉 홀로서기의 시작 1. 공항버스 앞에서 2. 인생 첫 환승 3. 준비의 신 4. 완벽한 건 없구나 5. 혼자면 어때 6. 이동, 그 이상의 가치 7. 두려울 게 없구나
〈 제 3 장 〉 아프리카, 감동의 날들 1. 알바의 시작 2. 장난 아닌 에티오피아 3. 얼마나 더 버스를 타야 하는 거지 4. 고생 끝에 낙이 오더라 5. 하고 싶은 일이 있었어! 6. 이러려고 온 거야? 7. 세렝게티에서 크리스마스를 8. 지금, 이 순간 9. 원하는 대로만 된다면 10. 침팬지에게 맞을 뻔한 날 11. 그래도 결국은
〈 제 4 장 〉 이번엔 남미야 1. 이번엔 남미다. 계획은 무계획 2. 멕시코야, 너를 천국이라고 불러도 될까 3. 부서지는 낙원 4. 괜찮아, 잘 될 거야 5.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6. 함께하는 즐거움 7. 이 순간 위해 참을 수 있어 8. 폭포가 폭포지
〈 제 5 장 〉 평생 여행할 수는 없을까 1. 평생 여행만 할 수 없을까 2. 눌러앉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3. 인생 축소판 4. ‘혼자’ 여행해야 하는 이유 5. 떠나려는 당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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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겠어.”
대체 부모님이랑 선생님은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 ‘공부 열심히 하면 잘 살 수 있다.' 공부해서 그놈의 대학에만 가면 미래도 창창하고 하고 싶은 일도 ‘뿅’ 떠오르는 줄 알았다.
막상 스무 살이 되니, 꿈? 여전히 모르겠더라. 코앞에 닥친 목표가 사라지니, 인생은 의외로 더 막막했다. 어른들 말 잘 들으면 잘 살 수 있다고 했는데…. 결국 ‘잘 사는 게 뭔지’조차 모르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이십 대 초반의 저자는 잘살고 싶어서, 아니 살고 싶어서 발버둥 쳤는데 결국 모조리 실패하고 말았다.
낯선 곳에서 처음으로 마음대로 행동하며, 심장을 뒤흔드는 요상한 감정을 느꼈다. 아프리카, 중미, 남미, 아시아. 8년간 틈나는 대로, 아니 틈을 만들어내서 여행했다. 혼자지만 매번 무사히 돌아오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도 보기보다 꽤 괜찮은 인간인가 본데?’ 패배자라고 생각했던 이십 대 초반. 계속 살아볼 이유가 생겼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 겪은 사건, 삶에 대한 변해가는 생각을 담았다. 덤벙거리는 성격이다. 여자 혼자 여행하며 겪은 실수들도 가감 없이 담았다. 여행에 대한 무조건적 환상은 별로니까!
‘이런 애도 여행한단 말이야?’ 여행을 사랑하는 친구라면, 평범한 저자가 길 위에서 성장하는 이야기에 웃음 나거나 공감되는 순간이 많을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글을 썼다. ‘혹시 스무 살의 나처럼, 인생이 막막해 어떤 동아줄이라도 잡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이야기가 닿는다면. 내 나름 발견한 ‘노답 인생 개선법’이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거창하지 않아도 그 친구가 나름의 살아갈 이유를 찾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여행이 유희나 시간 낭비가 아닌 자아 성찰 기회가 될 수 있는지. 저자가 겪은 이야기와 찾아낸 방법을 전부 담았다.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없어 답답한 친구에게. 여전히 삶이 답답해서 해결방법을 찾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책속에서
‘이 시국에 웬 여행 이야기?’ 해외여행과 국내여행 모두 어렵다. 여행사는 무기한 휴업 상태. 우리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주던 항공업계도 멈췄다. 휴가철이 되면 몇 시간씩 줄 서던 공항, 매년 늘어나는 해외여행객, 세계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던 한국인. 모두 다 옛말이 되었다. 여행 향한 우리의 사랑이 일순간에 ‘멈춤’ 당했다. 전 세계적 위기 앞에 ‘여행’ 따위 운운하는 것이 대수롭지 않아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꾸역꾸역 여행 이야기를 쓴다. 내게 여행은 단순 ‘놀고먹는 시간’ 이상이었다. 특별히 잘난 것도 없었던 학창시절,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은 잘 들었지만 하고 싶은 일은 몰랐다. 대학만 가면 하고 싶은 일이 ‘뿅’하고 떠오르는 줄 알았다. ‘공부 잘하면 잘 살 수 있다.’ 귀에 못이 박이게 들었는데 결국 잘 사는게 뭔지도 모르겠다. 달려야 할 이유가 사라진 스무 살. 끝없는 구덩이에 빠진 것 같았다. 누군가는 스무 살이 인생 황금기라는데, 그때 나는 모든 것이 막막했다. 하고 싶은 일은 뭔지, 아니 당장 남아도는 시간에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몰랐다.
남들이 한 번쯤 가본다기에 떠난 여행이었다. 최초로 가슴 뛰는 순간을 마주했다. 낯선 상황에서 나는 알던 것보다 좀 더 대단했다. 매번 나를 발견하는 기쁨에 멈출 수가 없었다. 오스트레일리아 빼고 모든 대륙에 발 도장을 찍었다. 살 이유가 없어 그만 살고 싶던 스물두 살. 돌아보니 세상이 더 보고 싶어서, 그만 살기에는 내가 꽤 괜찮아서, 더 살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이 내게 나를 알려줬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인도에서는 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죽겠는 감정이 하루에도 수십 번 요동쳤다. 인도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 콜카타 공항에서 비행기 타기 전 화장실을 들렀다. 측정 불가 수준으로 시커먼 인도 공기의 미세먼지가 온 얼굴과 콧구멍에 들러붙었다. ‘마지막까지 이 꼴이구먼.’ 꼴 보니 참을 수가 없다. 물로만이라도 벅벅 얼굴을 문질러 내고 고개를 들었다.
옆에서 손 씻던 젊은 인도 여자가 내게 물었다. “인도에 여행 온 거니?” “아니, 여행은 끝났고 이제 집으로 가는 길이야.” “인도여행에서 무엇을 얻었니?” “…….” 글쎄, 처음 듣는 그 같은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에 앉아 생각해 봤다. 예정시간보다 열두 시간 늦게 목적지에 도달한 아그라행 기차도, 그만큼이나 연착될 줄은 모르고 빈손으로 올라탔다가 인도사람들에게 과자 얻어먹던 일도, 바라나시 소똥 밭길도, 그보다 더 더러운 갠지스강물도, 처음에 100루피 불렀다가 한 바퀴 돌고 오면 5루피까지 떨어지는 미친 흥정도, 그런데도 더는 화 나지 않기 시작한 순간도, 부처님도 인도에서 이래서 해탈하지 않았을까 싶다는 생각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미워할 만한 이유가 넘쳐나는데도 웃음이 났다. 끝내, 다 잘되었기 때문에. - ‘제1장 여자 나이 스물셋 : 2. 경험하라’ 중에서
카메라가 고장 났을 때 여행이 끝난 것만 같았다. ‘완벽한 계획’에 없던 사건이 발생하자 당황했다. 다시 그 계획에 다가가기 위해 전전긍긍했다. 머리에서 열나게 고민해도 해결되지는 않았다. 문화가 다른 곳에서 내 상식대로 해결하려 달려드니, 풀릴 리가 없지. 완벽한 계획은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기에 여행이 즐겁다는 진리를 몰랐다. 현지 상식에 맞추며 유동적으로 행동하고, 안 되는 일은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했다.
그깟 카메라 때문에 이탈리아의 멋진 풍경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얼마나 날렸을까. 안되면 버릴 마음으로 경통 잡아 당겨준 아저씨처럼, 단순하게 생각하는 편이 더 도움이 될 때가 있었다. 몇 수 앞일을 철저히 계산하며 다니자면, 여행이 힐링 혹은 자기 성찰 기회가 아닌 고행의 시간이 되기도 했다. 보챌수록 원하는 것에서 멀어지고야 만다는 진리를, 그때는 몰랐다. - ‘제2장 홀로서기의 시작 : 4. 완벽한 건 없구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