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표제: Plot thickens : 8 ways to bring fiction to life 부록: 참고해볼 만한 책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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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인물 묘사: 외면 2장 인물 묘사: 내면 3장 인물 묘사: 응용 4장 여정 5장 서스펜스 6장 갈등 7장 맥락 8장 탁월함
맺음말 감사의 말 부록 참고해볼 만한 책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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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사람들은 어떤 글에 마음이 움직일까?”
미국에서 작가가 되려는 이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바로 저작권 에이전트를 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 지망생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도 바로 에이전트에 관한 것이다. 미국 출판계에서 에이전트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작가 지망생을 위한 잡지에 반드시 에이전트 주소록이 부록으로 붙어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에이전트가 작가 지망생의 원고를 검토하고 그 작가 지망생을 자신의 고객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 일단 출판으로 향하는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어선 것이다. 에이전트는 그 원고를 꼼꼼히 살펴본 후, 작가 지망생과 함께 다듬고 고쳐 자신을 신뢰하는 편집자에게 보낸다. 유수의 출판사에서 일하는 편집자들 역시 좋은 저자를 확보하기 위해 유능한 에이전트들과 가까이 지내고 그들이 추천하는 원고를 신중하게 검토한 후 출간을 결정한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신춘문예와 같은 공모전이 거의 없으며, 출판사로 직접 투고된 원고가 바로 책으로 나오는 일도 드물다. 따라서 유능한 에이전트를 만나느냐 못 만나느냐가 작가로 살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 더 나아가 독자의 사랑을 받는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게 된다. 노벨문학상, 퓰리처상, 전미도서상의 수상자들이 수상소감에서 예외 없이 자신과 함께 성장해온 에이전트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노아 루크먼은 바로 그 에이전트로 살아왔다. 그의 고객 중에는 퓰리처상, 아메리칸북어워드, 오헨리 상 수상자 등이 망라되어 있다. 하루에도 수십 편의 원고가 배달되는 사무실에서 그는 어떤 원고가 편집자의 선택을 받아 출판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에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판단하는 일을 20년 넘게 해왔다. 유능한 에이전트는 비평가나 편집자와는 다른 관점으로 원고를 본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배달된 이 원고를 잠재력이 있을 뿐인 미완성의 작품으로 여긴다. 작가의 머릿속에 떠오른 최초의 아이디어는 아직 충분히 발현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자신의 역할은 작가가 그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역할은 비단 미국이 아닌 전 세계의 모든 작가 지망생, 아니 이미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조차 가장 원하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자기 원고가 독자의 손에 전달되기 전에, 이야기의 숨겨진 법칙에 정통한 누군가가 원고를 읽고 적절한 조언을 해주기를 바라지 않는 작가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야기를 창작할 때마다 곁에 있었으면 했던 바로 그 멘토!
이 책의 목적은 훌륭한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리는 것이 플롯의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좋은 플롯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인물 묘사, 여정, 서스펜스, 갈등, 맥락 등 다양한 글쓰기 요소의 융합체이다. 물론 아이디어는 중요하지만, 이런 보조 요소들이 없다면 그냥 그것으로 끝이다 - 머리말 중에서
노아 루크먼은 작가들이 ‘기가 막힌 아이디어’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일 뿐, 독자는 언제나 훌륭하게 구성된 이야기에만 마음을 연다고 강조한다. 초고를 쓰는 동안 작가들은 눈에 옆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앞으로만 나아가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수천 년 동안 인류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야기들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독자는 단순하고 평면적인 인물보다는 여러 면을 가진 복잡한 성격의 인물에 끌리고, 결말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보다 적절히 우회하며 충분히 뜸을 들일 줄 아는 이야기꾼의 작품에 더 빠져든다. 그러기 위해 작가는 자기 작품 속 인물들을 마치 수사관이나 정신과 의사처럼 꼼꼼히 탐구해 입체감을 부여해야 하며, 비록 이야기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더라도 인물의 성장 과정, 가족과 사회적 배경, 자신과 세상에 대한 신념 등을 설득력 있게 구성해두어야 한다. <플롯 강화>의 전반부에는 인물에 대한 세밀한 질문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기존의 창작지침서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 지나칠 정도로 상세한 질문을 통해 설정된 인물은 또 그만큼 세세히 분류된 갈등과 시련을 통해 본연의 성격을 드러내게 된다. 이 과정을 노아 루크먼은 ‘여정’이라고 보고, 이 ‘여정’에 서스펜스, 아이러니가 맥락에 따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만 독자들이 이야기를 통해 즐거움을 얻고, 지혜와 통찰에도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런 플롯 구성의 핵심 원칙들을 날카로운 질문과 설명을 통해 독자들에게 명쾌하게 알려준다. 또한 각 장마다 ‘실전 연습’을 두어 본문에서 배운 내용을 다시 복습하고, 나아가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영화, OTT, 출판, TV, 웹소설과 웹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흥미로운 이야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는 이 ‘스토리텔링 애니멀’의 시대에 노아 루크먼의 <플롯 강화>는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는 싶지만 자신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시켜가야 할지 막막한 창작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책속에서
[P.16] 종이 위 인물에게 생명을 부여하려는 시도라도 해보려면 그전에 반드시 수행해야 할 과제가 있다. 당신이 만든 인물의 외면과 내면을 최대한 세세하고 꼼꼼하게 따져 묻는 것이다. 일단 세부사항을 말끔히 정리하고 나면, 한 인간을 종이 위에 포착해낸다는 불가능에 가깝던 임무가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심지어 쉽게 느껴질 것이다. 당신이 만든 인물을 잘 알게 되면 그 지식이 텍스트에 뚜렷이 배어나온다. 당신의 지식이 문장 저변에 흐르며 단어와 몸짓, 행동 하나하나를 증명해주는 것이다. 이런 지식이 없다면 당신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P. 36] 이 모든 질문들의 목적은 당신이 만든 인물을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 없던 방식으로 생각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단 하나라도 새로운 사항을 떠올릴 수 있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과정이 된 셈이다. 하지만 이 질문들은 다른 면에서도 유익하다. 이 책은 풀롯에 관한 것이니, 지금부터는 이런 세부사항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실제로 지극히 사소한 특성도 플롯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지어 가끔은 플롯을 결정하기까지 한다는 것을 확인해보겠다. 궁극적으로 당신은 플롯의 아이디어가 등장인물에게서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P. 112] 작가가 이야기를 쓰면서 가장 먼저 깨닫게 되는 점이 있다. 이야기의 핵심은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점을 최대한 미루는 것이라는 점이다. 정보 자체보다는 그것을 전달하는 경로가 훨씬 더 중요하다. 독자나 관객은 이 경로로 여행하면서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기쁨이 목적지에 도착해 자전거를 멈출 때가 아니라 자전거로 달리는 과정에 있듯이 말이다. 목적지는 결코 여정만큼 중요하지 않다. 작가의 임무는 이런 여정을 시작하고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을 만드는 것이다. 변화의 직전에 있으며 결말에 이르면 여러모로 환골탈태하는, 즉 성숙해가는 인물을 만드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