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테, 셰익스피어와 함께 세계 3대 시성으로 불리는 괴테의 첫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이루어질 수 없는 연인, 사랑의 열병을 앓는 청춘을 위한 연서 ✔ ‘질풍노도의 시대’를 이끌었던 젊은 괴테의 생동하는 문장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고뇌하다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베르테르의 이야기를 그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대문호 괴테가 스물다섯 살에 쓴 첫 소설이다. 250년 전 소설임에도 현대인의 공감과 유대를 불러오는 내용과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문체로 쓰인 희대의 명작이다. 당대 ‘베르테르 신드롬’이 왜 생겨났는지 단박에 알 수 있을 만큼 흡입력이 뛰어난 작품으로, 간단한 플롯이 어떻게 깊은 감동으로 남을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작품 속에서 베르테르가 즐겨 입던 노란색 조끼와 푸른색 연미복이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모방 자살까지 행해졌다. 현대에 와서도 ‘첫사랑’이라는 테마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바이블 같은 작품이다. 젊은 괴테가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이 작품은 단순히 애정을 갈구하다 실패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베르테르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큰 틀을 이루고는 있으나, 베르테르와 대비되는 알베르트를 묘사할 때는 ‘감정’과 ‘이성’, 더 나아가 ‘개개인의 감성’과 ‘획일화된 집단’의 대립 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신분의 차이로 차별받는 계급적 인식, 고된 업무를 벗어나 자연을 꿈꾸는 사회인으로서의 고민이 두루 담긴 철학적 텍스트의 면모를 보인다. 베르테르의 목소리로 표현되는 문학, 예술, 자연에 대한 감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문학적 가치를 가진다. 그러나 이 모든 가치를 넘어서는 것은 역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근원,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이고 위험한, 순수하면서도 뜨거운 ‘사랑’이다. 오늘날까지 영화, 연극, 뮤지컬 등으로 재생산되며 큰 사랑을 받는 이유 역시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 사랑에 대한 순수한 열망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에 담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에 사는 주인공들이 어떻게 같은 애정과 고민을 안고 삶을 영위하는지, 그리고 그 모습은 지금 우리 모습과 얼마나 비슷한지 보여준다. 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출발점으로서의 ‘첫사랑’이란 바로 이런 것!
250년 동안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희대의 명작 대문호 괴테가 스물다섯 살에 쓴 첫 소설
단테, 셰익스피어와 함께 세계 3대 시성으로 불리는 괴테는 1774년, 음울했던 자신의 연애담을 한 편의 소설로 완성한다. 당시 괴테의 나이는 스물다섯. 이 작품은 그의 첫 소설이었다. 이름 없는 작가의 첫 작품이었으나 출간 직후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어 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괴테는 이 작품 덕에 바이마르 공국의 공무원으로까지 채용되었다. 나폴레옹이 전투 중에도 가지고 다니며 수없이 읽었다는 이야기는 이 책에 얽힌 정말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슬픔에 빠진 한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괴테의 첫 소설, 바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사랑의 기쁨과 환희, 이루어지지 못하는 인연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주인공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아름다운 문장은 문학, 예술,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두루 능했던 괴테의 천재성을 집대성해 보여주고 있다. 그가 60년에 걸쳐 써내려간 필생의 대작이자 문학 사상 최대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파우스트』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인기는 따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괴테 스스로가 “사람들이 나를 ‘베르테르’의 작가로만 기억한다”라고 푸념했을 정도로 작품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사실 괴테가 이 작품을 쓰게 된 것은 작중 인물 베르테르처럼 실연의 슬픔 때문이었다. 베르테르처럼 극단적인 생각을 했을 정도로 우울감에 빠져 있던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쓰면서 회복했고 내면을 파고들던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훗날 많은 젊은이가 이 작품을 읽고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렀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만큼 괴테의 문장이 유려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갔음을 잘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첫사랑에 대한 가장 매력적이고 비극적인 텍스트 문학, 예술, 철학을 아우르는 괴테 문학의 출발점
“체험하지 않은 것은 한 줄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한 줄도 체험 그대로 쓰지 않았다.” 괴테의 이 말은 자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인 동시에 문학가로서의 소신을 담고 있다. 체험이 빠진 문학은 피상적으로 흐를 수 있으며, 체험 그대로의 문장은 문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학의 속성과 자신의 소신을 담아낸 이 한 마디는 어쩌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설명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했으나, 그가 책 속에 담아낸 천변만화의 문장은 전 세계 어떤 언어로 변환하든 생동감과 깊이를 잃지 않는다. ‘첫사랑’을 대하는 이들의 보편적인 정서와 사랑에 들뜬 이들이 보이는 감정변화를 세밀하게 포착해낸 이 작품은 어느 나라, 어느 정서에 대입하더라도 이질감 없이 흡수된다. 감수성이 풍부한 젊은 예술가 베르테르는 우연히 참석한 파티에서 로테라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로테에게는 알베르트라는 약혼자가 있었다. 베르테르와 로테는 문화적 소양이나 감수성이 통하는 좋은 친구가 되지만, 이미 베르테르 안에서는 로테를 향한 터질 듯한 애정이 샘솟고 있었다. 베르테르는 자신의 넘칠 듯한 애정을 친구 빌헬름에게 편지로 적어 보낸다. 이기적으로 애정을 갈구하기엔 어느 모로 보나 훌륭한 약혼자의 벽이 너무 높았다. 로테를 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실패한 베르테르가 내린 결론은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며 세상을 떠나는 것이었다. 베르테르는 로테에 대한 순수한 애정만을 가슴에 품은 채 세상을 떠난다. 로테를 처음 만났을 때 입었던 푸른 연미복과 노란 조끼를 입은 채로. 베르테르는 ‘첫사랑’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다. 괴테는 젊기에 무모하고, 감수성이 풍부하기에 조심스러운 베르테르의 양가적 성격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편지’라는 본문 형식은 베르테르를 더욱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내는 데 한몫한다. 무엇보다 스물다섯의 작가 자신이 가진 이성과 감성을 고스란히 투영했기에 작중 베르테르는 말 그대로 살아 숨 쉰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베르테르가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빛을 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속에서
[P.11] 어쨌든 나는 이곳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어. 낙원 같은 이곳에서는 차라리 고독이 나에게 귀한 향유의 역할을 해주고 있어. 게다가 청춘의 계절이라 할 이 봄이 두려움에 떠는 내 마음을 온갖 풍요로움으로 포근히 어루만져주곤 해. 나무와 덤불마다 온갖 꽃이 만발했어. 오죽하면 향긋한 꽃향기의 바다를 누비며 그 속에서 온갖 자양분을 맘껏 섭취할 수 있는 한 마리 풍뎅이가 되고 싶을 정도야.
[P. 68] 아니, 그건 절대 내가 착각한 게 아니야! 나는 로테의 검은 눈동자에서 나와 내 운명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봤어. 맞아, 나는 그렇게 느꼈어. 그리고 나는 그 느낌을 믿어. 로테는―아, 천국을 이런 말로 표현해도 될까, 그럴 수 있을까?―나를 사랑하는 게 분명해. 그가 나를 사랑한다니! 그런 느낌을 받은 이후 나 자신이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너라면 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테니 솔직히 털어놓을게. 심지어 나 자신을 숭배하고 싶은 기분이야.
[P. 90] 세상에는 이런 슬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 대답해보십시오. 아까 언급했던 질병과 이번 경우가 다른 게 뭐죠? 온갖 모순된 힘들이 마구 뒤엉켜 있는 미로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한 사람은 결국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다가 ‘어리석은 여자 같으니라고! 시간이 해결해줄 때까지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렸으면 절망감도 가시고 너를 위로해줄 다른 남자도 나타났을 텐데’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벌을 내리소서! 그건 ‘어리석은 바보 같으니라고! 그까짓 열병 때문에 죽는 게 말이 돼? 기력이 회복되고 체액이 정화되고 펄펄 끓던 열이 내릴 때까지만 기다렸으면 모든 게 다 괜찮아졌을 거야. 당연히 지금까지 살아 있을 테고!’라고 말하는 것과 매한가지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