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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느긋하고 다정하게

1장 함께 자라다
너를 혼자 울게 하지 않을 거야
: 청소년기에 입국한 청년 재섭
반바지를 입지 말라고? 갑자기, 왜?
: 이주 1세대 부모와 갈등을 겪는 수정
어느 나라 출신이든 우린 같은 ‘사람’인데요
: 군대에 다녀온 청년 다니엘
베트남 출신 엄마랑 몰래 살아요
: 미등록 이주 아동 이사랑
나도 한국 사람, 제발 한국어 좀 가르쳐주세요!
: 필리핀에서 성장한 한국인 선희
한국 영화에서 조선족은 왜 늘 악당이죠?
: 중국동포 청소년 박주영

2장 함께 일하다
전철로 이사하는 중입니다
: 살 곳이 필요한 크리스와 멜라니
용접의 달인이 10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 한국에서 12년 일한 숙련노동자 니로샨
엄마의 반미빠떼가 최고라고 까르륵거리던 딸들
: 그리움을 안고 사는 로안
어쭈 째려보네? 까불지 마, 깻잎!
: 농업 이주노동자 미니어
이주노동자가 웬 헌법 소원이냐고요?
: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우다야 라이

3장 함께 살다
방이 없나요, 모깃소리로 물어봤다
: 출생 등록을 하지 못한 정우와 현우
딸에게 ‘독도는 한국 땅’ 야무지게 말하라고 가르쳤다
: 혐오에 대응하는 일본 출신 사토미
한국에선 다 드라마처럼 사는 줄 알았어요
: 가난에서 벗어나고픈 결혼이주 여성 지연
‘왜 외국인들을 여기 모아놨어?’
: 함께 일하고 함께 늙어갈 한국인 조니
서아프리카에서 온 ‘젤리’, 나는 평화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 음악가이자 마음 치유사 아미두 디아바테
내 이름은 거례사래미, 저센사램, 뿌리 찾는 ‘고려인’
: 원고려인문화원 원장 차이고리
난민 취재하던 내가 난민이…다시 기사를 써보려 합니다
: 난민이 된 이집트 기자 샤이마

4장 함께 변화하다
덜컥 시작된 귀환, 배움 나누며 미래를 일궈요
: 귀환 이주민 아웅틴툰
나는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 이주민입니다
: 재한줌머인연대, 로넬 짜끄마 나니
내 손주는 내가 먹여 살린다
: 베트남 할머니 사총사, 레, 하이, 뚜엣, 란
20년 일군 내 식당을 포기해야 하나요?
: 네팔 식당 주인장 지브
“보람이죠, 제가 위협이 된다니”
: 미얀마 민족통합정부 한국대표부, 소모뚜
뒷짐 진 열 살 소년 한달라를 아시나요
: 팔레스타인에서 온 유학생 마흐무드 알나자

나가며 새로운 30년, 이주민과 더불어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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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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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 김지혜 추천★
“이 책은 때때로 한국 사회가 보내는 차가운 말과 시선들 속에서
틈새를 찾고 만드는 따뜻하고 용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말해요, 찬드라》 후 20년, 이주민 인권 활동가 이란주가 전하는
인종, 국경, 피부색을 넘어 우리를 연결하는 24편의 이야기


이주민 인권 활동가 이란주의 첫 저서이자 제2의 전태일 평전으로 평가받는 《말해요, 찬드라》 이후 약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국 사회 이주민의 삶은 과연 그때보다 나아졌을까?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는 오랜 시간 이주민과 연대하며 이들의 삶과 현실을 한국 사회에 알려온 이란주 작가의 신작으로, 2022년 현재 ‘한국 사회 이주민들의 삶과 꿈’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다. 이주노동자, 이주 배경 청소년, 결혼이주민, 귀화이주민, 난민 등 ‘이주’라는 공통의 배경을 가진 스물네 명의 이야기가 차례로 소개된다.

전문가 혹은 활동가의 시선에서 이주민의 삶을 증언하고 재현한 기존의 책들과 다르게, 이주민 당사자가 자신의 삶에 대해 직접 발언하고 기록해나가는 시선이 특별하다. 주인공 화자들은 ‘이주민’이라는 단일한 정체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신만의 복잡하고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한국의 또래 문화와 부모의 문화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정체성을 형성해나가는 이주 청소년 수정, 학교 내 혐오에 대응하며 더 나은 한일관계를 고민하는 일본 출신 교사 사토미, 한국과 네팔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다는 식당 주인장 지브 등,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한국 사회 이주민들이 마냥 도움을 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란 것을 알게 된다.

대한민국의 인적 구성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공존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일은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저자는 스물네 명의 사연 말미마다 작은 글박스를 덧붙여, 사연 속 이주민에게 필요한 관심과 제도를 언급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이주민 인권을 오랫동안 고민해온 저자의 전문성이 담겨 다문화 교육을 필요로 하는 많은 현장에 학습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내가 불편함을 느끼고 나 자신을 숨기고 싶었던 것은, 내가 부족하거나 잘못해서가 아니라 바로 차별 때문이었다는 것을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이 차별을 똑같이 느끼겠구나, 나라도 먼저 말해야겠구나! 이 글에도 내 이름을 밝힐까 말까 많이 고민했는데, 용기를 내기로 했어요. 지금 피하면 나중에 또 피해야 하잖아요. 내가 이렇게 밝히면 다른 친구들도 용기를 낼 수 있겠지요?”
_ 중국동포 청소년 박주영의 말

들키고 싶지 않아서, 함께하고 싶어서…
온몸으로 변화의 파도를 견디는 이주 배경 청소년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이주 배경 학생 수는 2021년 기준 16만56명으로 전체 학생 수의 3%를 넘었다. 국제결혼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라 이주 배경 학생의 비율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부분의 교실은 이주 배경 학생들과의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다문화’ 가정에 대한 낙인은 여전하며 이들의 적응을 도와줄 제도 또한 미흡하다.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의 진행도 느리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과, 그에 발맞추지 못하는 제도 사이에서 이주 배경 청소년들은 온몸으로 차별과 혐오를 견뎌내고 있다.

‘다문화’라는 낙인은 이주민 학생들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감추도록 하고, 또래 집단과의 어울림을 어렵게 한다. 청소년기에 한국에 입국한 재섭은 외로움에 방황의 시기를 보내기도 하고, 중국동포(조선족)인 박주영은 자신이 조선족이라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감추고 싶어 한다. 기초 교육에 접근하기 어려운 학생들도 있다. 선희는 어린 시절을 필리핀에서 보내 한국어가 서툴지만, 이주 청소년의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는 제도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책에 등장하는 이주 청소년들은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삶과 꿈을 지켜나간다. 하지만 이는 청소년 스스로가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저자는 국가에서 이주 청소년들의 성장 배경과 보호자의 입장, 경제 상황을 우선적으로 파악해 적절하게 지원해야 함을 주장한다. 또한 이들의 재사회화를 위해 지역 사회 참여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하고, 한국어 교육 등의 교육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한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주 청소년들의 성장에 매우 필요함을 책은 주장하고 있다.

10년을 일해도 10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열악한 환경에서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주노동자 비율은 전체의 3.8%이며 그중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는 동일 산업 전체 노동자의 40%에 달한다. 이주노동자는 한국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이 되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열악한 거주 환경에서 저임금, 고강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얻거나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이주노동자 속헹이 한겨울 비닐하우스 내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죽음을 맞았던 일이 불과 2년 전이다. 책에 따르면 국제 이주의 가장 큰 원인은 ‘지구 사회의 불평등’이다. 특히 이주 노동은 송출국과 수입국의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이주 노동에 따르는 여러 문제들은 개인이 아닌 국가가 앞장서서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의 이주노동자들은 계약서에 적힌 합법적인 보상과 대우조차 받지 못한다. 한국에서 12년을 일했지만 고용허가제를 악용하는 회사에 의해 여전히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니로샨, 일한 시간을 증명할 방법이 없어 손이 붓도록 깻잎을 따고도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한 미니어, 회사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로 살 곳이 없어 방황하는 크리스와 멜라니. 이처럼 열악한 이주 노동의 환경은 이주노동자를 우울감과 절망감에 빠뜨리기도 한다. 한국의 노동환경에 대한 실망감, 가족과 연인, 음식 등 고향에 대한 그리움, 고립과 외로움, 모멸감은 이주노동자를 힘들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주노동자의 불안한 정신 건강은 또 하나의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다. 이주노동자의 임금을 제대로 보상하고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영세한 한국의 사업주에게 큰 부담이라는 비판도 있다. 저자는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와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주’는 한순간의 사건이 아닌 장기적인 삶의 과정
결국 필요한 것은 사회의 관심과 공존을 향한 상상력이다


3장에서는 학교, 일터를 넘어 사회 곳곳에 살아가는 다양한 이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사람들은 ‘이주’를 삶의 한순간에 일어나는 단속적인 사건이라 여기지만, 실은 누군가의 생애 전반에 걸쳐 이어지는 장기적인 삶의 과정이다. 고시원에서 태어나 출생 등록을 하지 못한 정우와 현우에게 ‘이주’는 평생에 걸쳐 주어지는 과제일 테고, 한일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혐오의 대상이 된 일본 출신 사토미에게 ‘이주’는 물리적, 정신적으로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건일 것이다. 한국에 귀화해 ‘이주’를 완료한 듯 보이는 한국인 조니 또한 여전히 ‘외국인’이라는 시선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처럼 이주의 배경과 과정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일시적이고 단속적인 지원 제도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이유다. 결국 필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관심과 ‘공존’을 향한 사회의 상상력이다.

“이주민이 오면 한국은 더 풍요로워진다”
한국 사회에 요청하는 정중하고 간절한 연대


4장에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이주민들의 움직임을 담았다. 이들 또한 열악한 삶을 견디고 있으며 차별과 혐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본국의 문화를 지키고 한국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두 국가 사이의 다리가 되고자 한다. 로넬 짜끄마 나니는 이주민 공동체를 만들어 한국 사회 이주민의 적응을 돕고, 네팔 식당 주인장 지브는 네팔인과 한국인 사이의 다리가 된다. 베트남에서 온 할머니들은 한국 아이들의 돌봄을 책임지며 한국 사회의 돌봄 공백을 메꾼다. “이주민이 오면 한국이 망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이주민이 오면 한국은 더 풍요로워진다”는 김지혜 작가의 추천사는 이 책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한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쓸데없이 세금을 낭비한다고, 혹은 범죄의 가해자라며 이주민을 밀어냈던 한국 사회에 스물네 명의 이주민은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국 시민들께 정중하고 간절하게 연대를 요청합니다. 힘을 보태주십시오.”
_팔레스타인에서 온 유학생 마흐무드 알나자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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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7] 이주민이 한국 사회에서 미래를 꿈꾼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 이주민이 미래에도 함께하게 된다면 사회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또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 책에는 이런 궁금함에 대해 같이 대화를 나눌 이주민 당사자의 목소리가 담겨 있어요. 가까이 앉아 직접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럴 기회를 갖기 어렵다면 이 책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낯설거나 막연히 멀게 느껴졌던 마음이 이야기를 듣는 사이 녹아내릴지도 몰라요. _ 들어가며
[P. 45] 그런데 지금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어요. 내 아버지 나라이자 내 나라이기도 한 파키스탄에 대해서, 또 ‘다문화’에 대해서 사람들이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싫어하는 걸까요? 그런 미움은 정말 의미 없는 것 아닌가요? 싫어한다고 어디로 사라질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런 것을 보면 ‘부먹’, ‘찍먹’ 논쟁이 떠올라요. 세상에는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 먹는 사람도 있고 찍어 먹는 사람도 있잖아요. 너는 왜 나처럼 안 먹느냐고 비난해봤자 소용없죠. 서로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니까요. 다문화든 아니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외모가 어떻든 나와 다르다고 해서 미워하고 싸워야 할 이유가 대체 뭐가 있겠어요. 우린 다 똑같이 ‘사람’인데요. _ 군대에 다녀온 청년 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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