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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01. 급변하는 세계
1980년대 서울
2018년 서울
그리고 현재
02. 세계는 분열되고 있다
변화하는 국제질서
과도기 속 기로(岐路)에 선 대한민국
제2장 패권의 역사, 그리고 질서의 진화
01. 소개
02. 인간의 본성과 인간의 이상
패권주의와 자유주의
자유주의 사상의 본질
자유주의와 국제사회의 이상향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이론적 토대
이상과 현실의 차이
03. 힘의 균형 위에 세워진 질서와 평화, 그리고 붕괴
영국과 러시아의 ‘그레이트 게임’
비스마르크와 통일 독일제국의 등장
파국의 씨앗
04. 제1차 세계대전과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시도, 그리고 실패
전쟁의 경과
종전과 구질서의 붕괴
자유주의 이상 구현을 위한 시도
국제연맹의 실패와 자유주의 이상의 한계
05. 제2차 세계대전과 구시대의 종말
전쟁의 배경
전쟁의 발단
전쟁의 경과
종전과 새로운 패권 질서의 부상
06. 동서냉전의 시대
양극화된 패권
핵무기 경쟁
이념 경쟁
경제 경쟁
냉전기의 국제질서
냉전의 경과와 종결
제3장 팍스 아메리카나와 자유주의 국제질서
01. 미국의 세계 패권과 자유주의 국제질서
‘팍스 아메리카나’의 이해
마침내 현실에 구현된 자유주의 국제질서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성격
세계화와 통합된 세계
02.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지탱하는 힘
미국의 패권적 힘
다자주의로 뭉친 국제사회
03.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빛과 그늘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
미국 일방주의와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패권성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기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그림자
04. 팍스 아메리카나의 황혼
9·11 테러와 테러와의 전쟁
2008년 금융위기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과 미국 우선주의
정치 양극화와 민주주의의 위기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수
제4장 미·중 패권 경쟁의 시대
01. 미·중 패권 경쟁의 올바른 이해
02. 중국의 굴기(屈起)
중화(中華) 백 년의 기연이 된 WTO 가입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거인
패권을 향한 선전포고
03. 미·중 무역분쟁
분쟁의 배경
WTO 체제의 한계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무역분쟁
바이든 행정부가 계승한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가치사슬의 단절과 글로벌 공급망의 분절
경제제재의 시대와 자유무역질서의 종말
04. 미·중 기술 경쟁
중국의 기술 굴기
4차 산업혁명과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정조준한 미국의 수출통제
05. 미·중 안보, 군사 경쟁
아직은 절대적인 격차
미·중 핵무기 경쟁
인도·태평양에서 벌어지는 지정학적 경쟁
06. 미·중 패권 경쟁의 결과
중국은 세계패권국이 될 수 있을까?
중국은 미국과 양극체제를 형성할 수 있을까?
중국은 21세기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대국이 될 수 있을까?
중국은 미국의 세계 패권을 해체할 수 있을까?
07. 해체되는 미국의 세계 패권
제도적 패권의 약화
반미연대와 글로벌 사우스의 발호
달러 패권의 약화
08. 전환기의 평화를 위협하는 변수
제5장 우크라이나와 대만해협
01. 불길한 변수
02. 우크라이나 전쟁과 도미노 효과
전쟁의 배경
전쟁의 경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함의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해협
03. 미·중 패권 경쟁의 잠재적 승부처가 된 대만해협
대만해협에서의 미·중 군사 대치 상황
미국의 전략
대만의 대응
침공 가능성과 침공 시점
전쟁을 피하기 위한 노력
04. 우크라이나와 대만, 그리고 한반도
단기적 영향
중장기적 영향
제6장 패권국이 없는 세계
01. 불안정한 세상
잠재적 지역 패권국의 발호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
날로 심화하는 군비경쟁
산업정책, 새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
02. 미국의 선택과 미래
고립주의의 대두
패권국의 퇴장과 최강대국의 귀환
미국의 대외 균형 전략과 억지력
03. 중국에 맞서는 미국의 동맹들
미국의 가장 긴밀한 동맹 세력: 파이브 아이즈/영미동맹
동상이몽에서 깨어난 필리핀
서태평양의 대항마 일본
04. 최후의 이상주의자, 유럽의 도전
분열에서 통합으로
유럽의 한계
공동의 외적 앞에 뭉치는 유럽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
다극화되는 국제질서 속 유럽의 이상주의적 노력
05. 이해관계로 뭉친 반미연대
반목의 역사를 공유하는 세 나라
상호보완을 위한 반미연대
최강대국에 맞서는 두 초강대국의 합종연횡
반미연대의 아킬레스건
06. 시대의 흐름은 ‘글로벌 사우스’로
글로벌 사우스를 찾아온 기회
반미(反美)가 아닌 탈미(脫美)
글로벌 사우스의 도전과 자원 민족주의
07. 글로벌 사우스의 각자도생
중남미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08. 패권을 꿈꾸는 과거의 제국
인도양의 패자가 될 숙명을 타고난 인도
오스만 제국을 계승하려는 튀르키예
패권 지향적 균형 외교
제7장 남은 21세기의 국제질서
01. 현상 진단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종언
패권 질서의 전환기
02. 남은 21세기의 국제질서는 무엇이 될까?
규칙 기반 국제질서와 다극적 국제질서, 그리고 천하질서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일한 대안
03. 다자주의의 미래
다극화된 세상의 다자주의
21세기 다자주의의 한계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다자주의
제8장 갈림길에 선 대한민국
01. 한반도 역사와 동북아시아 국제질서
중화(中華)의 중력 속에 살았던 이천 년
팍스 시니카의 종언과 실기(失期)의 대가
일제 강점기와 반일 정체성의 대두
반으로 쪼개진 나라의 비극
동서 냉전기 자유 진영 속의 대한민국
자유주의 국제질서 속의 대한민국
02.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의 대한민국
오늘날 한반도의 지정학적 환경
미·중 패권 경쟁 속 대한민국이 마주한 딜레마
앞으로 5년 또는 길어야 10년 안에 결정될 대한민국의 미래
03. 대한민국의 대전략
대한민국의 단기 전략
대한민국의 중장기 전략
실타래같이 얽힌 북한 문제
04. 대한민국의 숙제
제9장 맺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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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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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한 국제뉴스가 쏟아지는 오늘날, 국제정세를 읽는 문해력은 어느덧 모든 이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이 됐다. 그러나 복잡한 국제정세를 정확히 읽고 자신만의 대응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근저에 깔린 국제질서를 이해하여야만 한다. 그런데 인류의 역사, 정치, 경제, 이념, 기술의 발전이 수천 년에 걸쳐 켜켜이 쌓여 형성된 국제질서는 그 맥락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다.

“21세기 국제질서 맥락으로 이해하기 – 패권 전환기 속 대한민국의 미래”는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힌 국제질서를 하나의 흐름으로 풀어 독자에게 전달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와 사상의 진화에 따른 국제질서의 변천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현행 국제질서가 어떠한 경로를 따라 오늘날까지 왔고, 또 인류의 역사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동서냉전 이후 등장하여 최근까지 유지된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정확히 무엇이었으며, 21세기에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도전이 현행 국제질서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왔는지를 쉽고 심층적으로 풀어낸다. 나아가 최근 변화하기 시작한 국제질서가 우리 삶에 미칠 영향과,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주요 국가들이 가진 저마다의 복안을 분석하고 대한민국이 가져야 할 자세를 제안한다.

복잡한 사안일수록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한 치 앞의 국제정세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엄중한 오늘날,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시각으로 국제질서를 이해하기 위한 눈을 얻을 수 있다면 분명 대한민국의 모든 이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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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7~38] 우리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허덕이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포털의 1위를 차지하는 굵직한 뉴스들조차 몇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숨 가쁘게 교체되는 세상이다. 땅을 밟고 살아가는 인간이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느끼지 못하듯이, 변화무쌍한 시류 속에 살아가는 우리가 세상을 움직이는 큰 흐름을 감지하고 또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한 가지만큼은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암암리에 느끼고 있었으리라 믿는다. 바로 나라 밖 사건들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모든 나라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현대 사회에서는 나라 밖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도 우리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예전에도 저 멀리 중동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는 당장 우리 집의 냉난방비와 자가용 주유비를 올렸다. 태평양 건너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에서 달러가 빠져나가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우리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벌어지는 여러 사건의 향방은 과거의 평면적인 영향과는 차원이 다른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범세계적으로 관찰되고 있는 일련의 변화는 독립적인 사건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질서 그 자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초래되는 거대한 흐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국제질서가 도래할 때까지 이러한 과도기적 변화는 계속될 것이다. 그 변화의 끝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도래한 뒤에는, 우리 모두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것이 일종의 과도기적 변화라는 점을 깨닫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을 깨달아야만 우리의 눈앞에 어떠한 미래들이 펼쳐져 있는 지, 또 그중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찾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그러한 노력을 시작해야만 우리가 이제부터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지를 늦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
[P. 43~45]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 눈앞에 놓인 길들이 우리를 어떤 방향으로 인도하게 될지를 예상하려면 먼저 우리가 어떤 경로를 통해 여기까지 왔는지를 반추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오늘날의 국제질서를 있게 한 패권의 역사와 국제사회의 진화 과정을 알아야만 한다. 역사학자 데이비드 맥컬로프의 말대로 “역사는 위험한 시기를 항해하기 위한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동서냉전이 종식된 이래 세계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 아래 놓여 있었다. 냉전의 승리자인 미국을 세계패권국(global hegemon)이라고도 부른다. 오늘날의 국제질서는 인류 역사상 유일무이한 세계패권국인 미국에 의해 주도되는 질서라고 해서 일극적(一極的, unipolar) 국제질서라 불리기도 한다. 최근의 혼란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현상 변경 세력은 미국이 주도하는 일극체제(unipolarity)를 다극체제(multipolarity)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일극’ 또는 ‘다극’이란 몇 개의 나라가 국제사회를 주도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냉전기에 세계를 양분했던 미국과 소련이 주도하던 세계를 양극체제(bipolarity)라 칭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컨대 국제사회의 일극체제를 다극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은 미국이란 유일 패권국이 주도하는 시대를 끝내고 복수 또는 다수의 강대국이 선도하는 국제질서를 구현하겠다는 의미다. 현실적인 국제질서는 이처럼 국제사회를 주도하는 ‘힘’의 숫자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데 현행 국제질서에는 국제사회를 주도하는 힘의 숫자와 무관한 명칭도 붙어 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라는 이름이 그것이다. 이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아직도 국제사회의 대세적 질서로 남아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일극적 패권이 쇠퇴함에 따라 자유주의 국제질서도 함께 훼손되고 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인공적인 질서다. 문명의 태동기 이전부터 인류는 ‘자연 상태’라는 현실의 굴레 속에서 살아왔다. 자연 상태란 곧 약육강식. 약육강식의 세상에서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이 잔혹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인류는 부족을 이루었고, 부족이 모여 국가를 건설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건설한 사회에는 자연히 위계적 지배체계가 수립됐다. 요컨대 모든 인간 사회는 한가지 근본적 기능을 위해 만들어진 셈이다. 구성원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 말이다. 근대 서구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사상이 정립되기 훨씬 이전부터, 모든 사회적 지배체제는 구성원들을 보호할 의무를 부담했다. 지배의 당위성을 정당화하는 논리는 저마다 달랐을지언정, 구성원들을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지배체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오늘날에는 말할 것도 없다. 현대 문명국가는 공권력을 제공하는 ‘정부’라는 지배체제를 통해 사회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 구성원들이 약육강식의 숙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보장한다. 구성원에 대한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국가를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라고 정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정부의 기본적 역할이다. 그러나 주권 국가(sovereign states)들이 모여 구성한 국제사회에는 국가들을 다스리는 상위의 지배체제, 즉 ‘세계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 원시적 무정부상태(anarchy)에 놓인 국제사회에서 모든 국가는 지배체제가 없는 자연 상태에 놓인 개인이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라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다. 이 무정부상태의 숙명을 극복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고안된 질서가 바로 자유주의 국제질서이다. 현행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인류가 오랜 전란의 시대와 제국주의 식민 지배 시대를 거쳐 제1차 세계대전 및 제2차 세계대전, 그리고 전 인류가 핵전쟁의 위협에 노출됐던 동서냉전을 겪은 끝에 마침내 구현한 결과물이다.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제대로 구현되어 범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세계 패권이 확립된 이후였기 때문에, 미국의 일극적 패권에 의해 유지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미국의 패권 질서와 동일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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