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투자의 새로운 지평 부산 영도에 끄티-봉래 세운 김철우 RTBP Alliance 대표
한국 최고의 로컬 브랜드 마을 전북 임실치즈마을 이끄는 이진하 운영위원장
독보적인 로컬 미디어 10년 맞는 제주 〈iiin〉, 고선영 콘텐츠 그룹 재주상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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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빛과 그림자가 엄존하는 로컬의 현실에서 진짜와 가짜를 가려낼 수 있는 지도와 나침반이 되어 줄 책 자타가 인정하는 대표 로컬 크리에이터 7명의 속내를 들여다보다
합계출산율 0.7명 시대, 소멸 위기에 처한 서울 밖 변방에서 서울공화국의 전복을 꿈꾸는 7인의 로컬 혁명가들 이야기. 너도나도 ‘로컬’ 타령이다. 한쪽에선 로컬을 되살릴 해법을 찾느라 분주하고 다른 쪽에선 누군가 로컬을 더 망칠까봐 걱정이다. 합계출산율 0.6명 시대(2024년 전망치)를 눈앞에 두고 있는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른바 ‘지역 소멸’ 위기에 놓였다는 지역 지자체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해법을 만들어 올려야 ‘지역소멸대응기금’ 같은 중앙정부 예산이라도 더 받을 수 있으니 어떻게든 그럴듯한 계획을 짜내려 애를 쓴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비슷한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제목만 다를 뿐 대부분 15분짜리 성공담 서너 개로 채워지는 행사들이다. 안 듣는 것보다야 나을 순 있겠지만 이게 다라면 곤란하지 않을까.
그래도 곳곳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어 다행이다. ‘골목 식당’ 살리기로 이름을 날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고향인 충남 예산에서 재래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알려진 것과 달리 2019년 무렵에 시작한 일이라고 하니 거의 4년을 매달린 셈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새마을호만 겨우 서는 인구 7만 명 도시 예산군에 올해 1월부터 8개월 동안 무려 140만 명을 불러들였다.
한때 ‘청년몰’로 모아지던 재래시장(또는 상권) 활성화 시도(모델)가 벽에 부딪힌 상황에서 곳곳에서 새로운 실험이 벌어지고 있는 건 반가운 일이다(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를 끝으로 더는 청년몰을 새로 만들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고운 건 아니다. 돈벌이에만 매달린다거나 로컬에 어울리지 않는 ‘힙하기만 한 공간’들이라며 깎아내리기도 하고, 얼마 못 가 문 닫고 떠나면 차라리 없던 것만도 못하게 될 거라며 벌써부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책은 2023년 6월부터 8월까지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7편의 인터뷰 기사를 엮은 결과물이다. 로컬에 전에 없던 관심이 몰리는 상황에서 진짜와 가짜를 가려보자는 뜻으로 시작한 작업이었다. 주변을 떠도는 달콤한 성공담에 쉽게 휩쓸리지도 말고, 건너건너 귀에 들어온 그럴듯한 뒷이야기에 속아 넘어가지도 않았으면 하는 뜻이다.
마을 스테이, 소상공인 생태계, 로컬 브랜딩, 빈집 되살리기, 골목상권, 로컬 투자, 로컬 미디어 등 7개 분야를 추리고 각각에서 내로라하는 로컬 크리에이터이자 로컬 혁명가 7명을 골라 속내를 들어보았다. 다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넘게 로컬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로컬의 다른 미래를 개척해온 이들이다. 그들이 바라보는 로컬의 희망과 절망, 빛과 그림자 그리고 우리 사회에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을 들어보았다.
이 책이 앞이 보이지 않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의미 있는 나침반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책속에서
“작은 가게를 꾸려가는 소상공인들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요. 산업단지 중심의 산업화 전략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작지만 강한 가게들이 만들어 가는 로컬 브랜드 생태계로 나아가야 하고, 그러려면 감각과 열정을 갖춘 소상공인들의 가게가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 브랜드로 성장해야 해요. 군산 빵집 이성당도 알고 보면 일본제과점 이즈모야과자에서 출발했어요. 이번엔 빵이 아니라 술로 이성당과 어깨를 견줄만한 로컬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 전북 군산 청주 산업 되살리기, 조권능 ㈜지방 대표
“갑자기 젊은 여자가 와서 집들을 사들이니 투기꾼이니 사기꾼이니 하면서 절 의심했어요. 또 중간에 투자사와 갈등이 생기면서 나쁜 소문들이 보태졌죠. 모두 ‘혐의없음’으로 결론이 났는데도 꼬리표를 떼는 데 몇 년 걸렸어요. 재판 한 번 해본 적이 없는데, 지금도 저랑 말 한 번 안 섞어본 이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대할 때면 마음이 아파요.처음 마을에 들어올 땐 이런 일들을 겪게 될 거라곤 정말 상상도 못 했어요. 마을 살리는 좋은 일이니 모두가 반겨줄 거라고 순진하게 생각했죠. 투기라고 하는데, 누가 이렇게 어렵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투기를 할까요. 그래도 오랫동안 안 떠나니까 믿어주시더라구요. 입으로만 떠들던 사람들은 벌써 다 떠났죠.”- 충남 부여 규암리에 자온길을 내다, 박경아 세간 대표
“몇 날 며칠을 고민한 끝에 불안감의 근원을 찾아냈어요. 뭐든 베끼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베낄 수 없는 게 무얼까를 찾다가 결국 두 가지를 발견했죠. 하나는 ‘자신만의 철학’, 또 다른 하나는 ‘흘러간 세월’이었어요. 그때부터 노포에 주목했죠. 마침 개항로엔 자신만의 철학으로 고집스럽게 세월을 지켜낸 노포들이 60곳 넘게 남아 있었어요. 노포는 절대 베낄 수 없어요. 수십 년 세월의 흔적이 차곡차곡 쌓인 건물과 공간, 긴 시간 다듬어진 손님을 대하는 태도, 음식을 만드는 주인장의 철학과 손맛, 대를 이어 찾아오는 단골손님들과 그들만이 아는 추억들, 또 인천의 역사와 함께했던 이야기들은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어요.” - 인천에서 제2의 개항 꿈꾸는 이창길 인천 개항로프로젝트 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