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을 대상으로 그들의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 네트워킹 행동과 전문직 정체성의 관계에서 적응수행의 매개효과와 개발 리더십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의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 네트워킹 행동을 촉진함으로써 적응수행과 전문직 정체성 함양하고, 이 과정에서 관리자의 개발 리더십 발휘를 위한 이론적, 실천적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모집단은 공공 연구기관에 재직 중인 연구개발 인력이다. 그러나 전체 모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본 연구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26개의 공공 연구기관에 근무하는 연구개발 인력 4,83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모집단 크기 및 G*Power를 근거로 하여 357명의 최소 표본 수를 산출하여 약 2배인 71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배포하였다. 설문조사는 2022년 8월 11일부터 8월 26일까지 진행하였으며, 연구기관별 홈페이지에 공시된 이메일 주소를 활용하여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회수된 328부를 유효자료로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변인들을 측정하기 위해 개인-직무 적합성 및 개인-조직 적합성은 Lauver와 Kristof(2001), Cable과 Judge(1996), Saks와 Ashforth(2002)의 각 측정 도구 4문항을, 네트워킹 행동은 Michael과 Yukl(1993)의 측정 도구를 문재승(2014)이 번안한 측정 도구 17문항을, 적응수행은 Charbonnier-Voirin과 Roussel(2012)의 측정 도구 19문항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전문직 정체성은 Snizek(1972)이 개발한 측정 도구를 토대로 국내 실정에 맞게 번안한 박종우(1994)의 측정 도구 25문항을, 개발 리더십은 이형우, 배을규, 이민영(2019)의 측정 도구 24문항을 사용하였다. 상기 모든 측정 도구는 예비 조사와 본 조사를 통해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였다.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다음의 절차에 따라 분석되었다. 첫째, 개인 내 일관성 방법을 활용하여 불성실 응답을 제거하였다. 둘째,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빈도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사용된 연구 변인 측정 도구의 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 분석 실시하고, 신뢰도 검증을 위한 내적 일치도 계수(cronbach α)를 산출하였다. 넷째, 자기보고식 설문 방법을 활용하여 동일한 시점에서 모든 변인을 측정하였다는 점에서 '동일 방법 편의(common method bias)'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Harman의 단일요인 검증 방법과 긍정정서를 활용한 직접적으로 측정한 잠재방법요인 통제 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섯째, 연구 변인의 평균, 표준편차와 왜도, 첨도 등의 정규성을 검증하고자 기술통계 분석 및 회귀분석의 기본 가정을 확인하였다. 여섯째, 연구 변인 간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Pearson 적률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일곱째, 인구통계학적 특성 및 긍정정서에 따른 연구 변인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하여 일변량 분산분석(ANOVA)을 실시하였다. 여덟째,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 네트워킹 행동과 전문직 정체성의 관계에서 적응수행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SPSS Process Macro Model 4를, 개발 리더십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SPSS Process Macro Model 14를 활용하였다. 마지막으로 Cohen의 d로 효과 크기를 확인하였다. 이상의 절차를 통해 얻은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거된 응답자 중 개인 내 일관성 방법을 활용하여 전체 수거된 360부에서 32부가 제거되어, 총 328부가 유효자료로 활용되었다. 둘째, 유효자료 328부를 성별, 연령, 최종학위, 전공계열, 연구기관분류, 재직기간, 직급, 과제 책임 여부, 경력기간 등 인구통계학 특성 변인에 따른 빈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연구에 사용된 측정 도구는 모두 적합한 타당도와 신뢰도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넷째, 데이터 분석에 앞서 자기보고 설문지 활용으로 인한 동일 방법 편의 발생 여부를 확인한 결과, 본 연구에서는 동일 방법 편의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다섯째,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이 인식하는 연구 변인 수준은 개인-직무 적합성 3.736, 개인-조직 적합성 3.310, 네트워킹 행동 3.195, 전문직 정체성 3.676, 적응수행 3.585, 개발 리더십 3.320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왜도 -0.686~-0.074, 첨도 -0.642~1.540으로 나타나 왜도 절댓값 2.0, 첨도 절댓값 4.0보다 작은 것을 확인하였고, 수집된 데이터의 정규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Durbin-Watson 통계량은 1.875로 2에 매우 가깝고, 다중공선성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여섯째,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의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 네트워킹 행동, 적응수행, 전문직 정체성, 그리고 개발 리더십 변인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각 변인은 모두 정적인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r = .228~.605, p < .01). 일곱째,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의 인구통계학 특성 및 긍정정서가 연구 변인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결과, 경력 기간이 15~20년 집단이 1년 미만 집단과 5~10년 집단보다, 20년 이상 집단이 1년 미만 집단, 1년~5년 집단, 5~10년 집단, 10년~15년 집단보다 개인-직무 적합성을 높게 인식하고, 재직기간이 1년 미만 집단과 20년 이상 집단이 5년~10년 집단보다 개인-조직 적합성을 높게 인식하고, 최종학위에 따라 박사집단이 학사집단과 석사집단보다 전문직 정체성을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긍정 정서는 모든 연구 변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덟째,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의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 네트워킹 행동과 전문직 정체성의 관계에서 적응수행의 매개효과와 개발 리더십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개인-직무 적합성과 네트워킹 행동은 적응수행에 정(+)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개인-조직 적합성은 적응수행에 정(+)의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설 1-1, 1-3 채택, 1-2 기각). 그리고 적응수행은 전문직 정체성에 정(+)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설 1-4 채택). 적응수행은 개인-직무 적합성 및 네트워킹 행동과 전문직 정체성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가설 1-5, 1-7 채택), 개인-조직 적합성과 전문직 정체성의 관계는 매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설 1-6 기각). 또한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 관리자의 개발 리더십은 적응수행과 전문직 정체성의 관계를 조절하지 못함으로써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과 네트워킹 행동이 적응수행을 경유하여 전문직 정체성에 미치는 정(+)의 간접효과는 개발 리더십 수준에 의해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설 2 기각). 아홉째, 효과 크기 확인 결과,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 네트워킹 행동이 전문직 정체성에 각각 미치는 직접 효과는 모두 작은 효과 크기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개인-직무 적합성과 네트워킹 행동이 각각 적응수행을 매개로 전문직 정체성에 미치는 간접 효과도 작은 효과 크기였고, 적응 수행이 전문직 정체성에 미치는 직접 효과는 중간 효과 크기로 나타났다.
이상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연구 의의를 지닌다.
첫째,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의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 및 네트워킹 행동과 적응수행의 관계를 검증한 결과, 개인-직무 적합성과 네트워킹 행동은 적응수행과 정(+)의 영향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업무성과를 높이기 위하여 변화하는 일터 환경과 상황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대처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것을 학습해 나가기 위해서는 개인들의 개인적 성향 및 가치가 그들이 수행하는 직무와 부합하며, 다양한 인적자원과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밝힌 선행연구의 결과를 지지하는 것이다.
둘째,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의 적응수행은 전문직 정체성의 정(+)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경험은 전문직 정체성 형성과 높은 상관과 영향력을 가진다는 선행연구와 적응수행이 개인의 조직 내 역할 정체성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유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기존 선행연구들에서는 직무 성과 및 직무 결과들이 전문직 정체성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왔는데, 본 연구에서는 연구개발 업무의 불확실성과 비정형성을 내포한 특성을 고려한 적응수행이 전문직 정체성을 증진시킬 수 있음을 확인한 연구라는 의의를 지닌다.
셋째,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의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 및 네트워킹 행동과 전문직 정체성의 관계를 검증한 결과,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과 네트워킹 행동은 모두 전문직 정체성에 정(+)의 영향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개인들이 자신의 수행하는 직무와 업무 환경이 전문직 정체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와 조직 경계를 넘어 동료, 상사 등 다양한 인적자원과의 교류가 전문직 정체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넷째,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의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 및 네트워킹 행동과 전문직 정체성의 관계에서 적응수행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결과 적응수행은 개인-직무 적합성과 전문직 정체성, 네트워킹 행동과 전문직 정체성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구성원의 조직 내 환경·맥락 요인이 구성원 개인들의 행동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확인한 선행연구 결과를 지지하며, 구성원들이 전문가로서 성장해나가기 위해서는 적응수행이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를 갖는다.
다섯째,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 관리자의 개발 리더십은 적응수행과 전문직 정체성의 관계를 조절하지 못함으로써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 네트워킹 행동이 적응수행을 경유하여 전문직 정체성에 미치는 간접효과를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개발 리더십이 조직 및 직무 환경, 개인의 심리 상태에 대한 조직 구성원들의 긍정적 인식이 바람직한 결과를 산출하는 데 미치는 영향력을 증대시킨다는 논의가 본 연구에서는 실증되지 못하였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대상인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은 강한 전문성의 정도, 다양한 능력, 경험, 훈련 지식, 직무성과 관련 내적 만족도를 추구하는 성향을 보유하고 있는 특성으로 인하여 리더십의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리더십 대체 이론의 관점에서 개발 리더십의 조절효과 및 조절된 매개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 연구기관 연구개발 인력은 고도의 자율성과 지속적인 학습을 기반으로 연구 과제를 수행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감시와 통제 기반의 리더십이 아닌 연구기관 내, 외부 변화에 대응하여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기 위한 개발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