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배출권거래제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73% 정도를 담당하는 제도로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이다. 그러나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시장에서의 거래가 부진하고 참여자들에게 적절한 가격 신호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의 효과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본 연구는 한국 배출권거래시장에서의 가격 결정 요인을 분석하고, 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 배출권거래시장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주로 정부의 개입 또는 제도와 관련한 변수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바이유 가격, 원-달러 환율, 전력도매가격, 코스피지수, 석탄과 가스가격의 차이 등 경제의 펀더멘털과 관련한 변수들이 배출권 가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2019년 5월 갑작스러운 배출권의 이월제한조치와 2021년 4월과 6월의 배출권 최저가격설정과 같은 정부 개입 변수들은 배출권 가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를 통해 배출권거래제 대상 업체들은 배출권거래제도를 기업의 재무활동이 아닌 환경규제 중 하나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향후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배출권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감축목표의 강화와 함께 경제적 유인책 또한 필요하다. 배출권 유상할당 수입의 장기적 구체적 활용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배출권 유상할당 수입을 재원으로 친환경 기술 등에 투자하여 산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고,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쇠락하는 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배출권거래시장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소규모 업체들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배출량이 작은 소규모 업체들은 배출권거래제에 대응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가 어렵고,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강화될수록 제도의 이행에 드는 거래비용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