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 동물이 인간에게 보내는) 편지가 왔어요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2928758
591.68 -22-7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2928759
591.68 -22-7
서울관 서고(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B000058703
591.68 -22-7
부산관 주제자료실(2층)
이용가능
출판사 책소개
멸종 위기 동물의 속마음이 도착했습니다!
디지털 시대,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라는 소리를 듣는 소재 ‘종이’를 하나하나 오리고 붙여 멸종 위기 동물을 만들었습니다. 이로써 숨을 얻은,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동물’이 이제는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는 수단 ‘편지’를 통해 자신의 속마음을 들려줍니다.
전 세계에서 103종이 보낸 편지 끝자락에는 저자가 추신을 덧붙였습니다. 동물은 미처 쓰지 못한, 이를테면 왜 이들은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처했는지, 이들이 마주한 현실이 얼마나 참혹한지, 이들을 돕고자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같은 이야기를요.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이 간절한 편지에 답장을 보내야 해요
안녕하세요. 긴지느러미들쇠고래예요. 우리는 매년 페로제도를 지나갈 때마다 끔찍한 비명 소리를 들어요. 그곳에는 살려 달라고 외치는 친구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해요. 비명 소리가 그치고 나면 붉게 물든 바다를 멀리서 바라봐요. 슬픔 속에서 죽어 간 친구들을 애도할 거예요. 하지만 인간을 증오하지는 않겠어요. 우리 고래는 증오가 나쁘다는 걸 아니까요.
매년 덴마크령 페로제도 앞바다에서는 그라인다드랍(Grindadrap)이라는 고래 사냥 축제가 열립니다. 축제를 치르고자 이 지역 사람들은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래를 좁고 얕은 만으로 몰아간 다음, 밧줄로 끌어내 전용 도구로 도살하죠. 이 때문에 2021년 9월에만 돌고래 1,428마리가 살해되었습니다.
그라인다드랍은 과거, 매우 척박한 페로제도에서 초기 정착민들이 살아남고자 고래를 사냥한 데에서 비롯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페로제도의 주요 산업은 조선업과 관광업, 어업이며, 덴마크 정부에서 막대한 지원금도 받기에 더 이상 ‘생존’ 때문에 고래를 잡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도 해마다 이 지역 사람들은 고래 사냥을 ‘전통 축제’라는 이름으로 이어 갑니다.
무자비하게 살해되면서도 고래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사람보다 몸집이 크기에 마음만 먹으면 반격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심지어 고래는 감정을 담당하는 대뇌변연계가 인간보다 큽니다. 인간보다 훨씬 감정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으나,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감정을 더욱 잘 절제합니다.
긴지느러미들쇠고래가 보낸 편지를 읽으면 그래서 숙연해지는 동시에 부끄러워집니다. 인간은 과거에는 생존이라는 명목으로, 이제는 전통(이라 쓰고 유희라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끊임없이 고래를 죽여 대는데, 고래는 고통을 인내하는 초월자처럼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이런 고래 앞에서 어떻게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사람 때문에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전 세계 동물 가운데, 멸종 위기종의 현실을 잘 알릴 수 있는 103종의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담아냈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긴지느러미들쇠고래부터 ‘세상에서 가장 많이 밀매되는 포유동물’이라는 슬픈 수식어가 붙은 사바나천산갑, 1억 년 전 지구에 나타나 여러 차례 대멸종에서도 살아남았지만 인류세 기후 위기로 말미암은 멸종은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푸른바다거북, 인간의 탐욕으로 절멸한 데다 인간의 무지로 멸종 이후 ‘어리석은 새’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쓴 도도까지.
그런데 이들이 보낸 편지와, 이들에게 페이퍼 아트로 숨을 불어넣어 준 저자가 덧붙인 추신을 읽다 보면 멸종 위기 동물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모습이 더욱 또렷해집니다. 이토록 다양하고, 독특하고, 아름답고, 지적이고, 무해하며, 온화한 존재에게 우리는 어떻게 그리 일관되게 잔혹하거나 무심할 수 있었을까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 우리에게는 멸종 위기종이 보낸 간절한 편지에 답장을 보낼 만한 힘이 있다는 겁니다. 인간도 지구 생태계의 일원인 동물의 한 종이라는 점을 되새기며 각자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아무리 소소한 것일지라도)을 꾸준히 해 나간다면, 그렇게 쌓인 답장 하나하나가 모여 한 종이라도 더 많은 동물을 멸종 위기에서 구할 수 있겠지요.
다만, 답장을 보낼 수 있는 기한이 그리 길지는 않아 보입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편지를 받아 든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 함께 서툴더라도 한 자 한 자 정성을 들여 써 나갈 수 있기를.
책속에서
어떤 사람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가 약자를 대할 때의 태도를 엿볼 수 있어요. 사회가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곧 그 사회가 약자를 대할 때 바로 나타나게 되죠. 동물 이야기는 결국 우리 이야기예요. 우리는 우리 모습을 동물에게 투영할 수 있어요. 그런 감수성을 지니고 태어났으니까요. 이 책이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던 이타심과 감수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그래서 우선 우리는 동물의 이야기를 들어 봐야 해요. _ [프롤로그]에서
한 해 이 축제를 찾는 사람만 4만 명에 이른다고 해요. 무척 잔인한 축제인데 말이죠. 뱀 사냥꾼들은 야생에서 포획한 여러 종류 방울뱀 수백 마리를 우리에 몰아넣어요. 그리고는 사람을 공격하지 못하게 방울뱀 입을 꿰매고 축제 내내 매질과 발길질을 해 대죠. 대부분 방울뱀의 마지막은 죽음이에요. 사람들은 도살된 방울뱀을 나눠 먹기도 하고, 조각난 방울뱀 몸을 기념품으로 사고팔기도 해요. 이 잔인한 축제의 시작은 뱀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과 어긋난 모험심에서 비롯했죠. _ [팀버방울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