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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왜 기후위기인가

제1장 모두의 책임은 아니다
상위 20%와 하위 50% | 부자 나라, 가난한 나라 | 부자의 기후위기 | 군축, 평화와 기후정의

제2장 자본주의와 기후위기
기업이 만든 친환경 제품 | 착한 기업은 없다 | 1년에 800억 벌의 옷이 만들어지는 이유 | 탄소중립 기업이 되려는 멀고 먼 계획 | RE100

제3장 대안이 되기에는 힘든, 혹은 대안의 일부
핵 쓰레기 처리장은 수도권에 | 원자력발전 | 소형모듈형 핵발전소 | 아직은 너무 먼 미래-우주태양광발전과 핵융합발전 | 전기 소비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 작은 대안, 수소 | 수소의 여러 색

제4장 기후정의로 가는 길
어떻게 이동해야 할까 | 대중교통이 먼저다 | 두 발 혹은 자전거 | 소외된 지방의 대중교통 | 기후위기 시대의 옷 입기 | 재활용이 최선일까 | 내가 사고 싶은 양만큼 내 용기에 담을 권리 | 무엇을 얼마나 먹을까 |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는가 | 녹색 리모델링 | 탄소배출권 | 탄소세와 탄소국경세 | 재생에너지 비용 | 기후위기의 마이너스 통장, 쓴 돈에 대한 책임

제5장 노동과 시민
우리가 소비를 줄일 때 비정규직이 일자리를 잃는다 | 3년이 지나면 절반이 죽는다 | 정의로운 전환 | 필수 노동 | 돌봄 노동 | 시민이 감당해야 하는 일들 | 조금은 급진적인 생각들 | 탈성장, 코끼리를 달팽이로 | 아나바다에서 체제 전환까지

글을 마치며: 인류에 의한 제6차 대멸종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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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 말고 기후정의 : 기후 불평등에서 정의로운 전환으로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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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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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 좋은 녹색성장은 가라!
불평등한 기후위기의 정의로운 극복을 위한 체제 전환으로!

친환경 인증 제품이 정말 환경에 도움이 될까?
원자력발전은 과연 기후위기의 대안인가?
환경기술혁신은 얼마나, 어디까지 가능할까?
기후위기의 주범 선진국과 부자들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
자본주의 체제에서 탈성장은 가능한가?

2023년 4·14 기후정의파업, ‘함께 살기 위해 멈춰!’

작년 9월 24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후정의행진’이 있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에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기후행진이 있은 지 4년 만이었다. 약 3만 5000명이 모였으니 4년 만에 30배가 넘는 사람들이 모인 셈이다. 그 지속적인 행진으로서 더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동의하고 함께 행동에 나설 2023년 4·14 기후정의파업은 ‘함께 살기 위해 멈춰!’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우리의 삶을 지키는 파업을 결의한다. 자본에 의한 ‘생태 학살’을 더이상 방관할 수 없어 하루 일터와 일상을 멈추고자 하는 움직임은,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더욱 강한 의지다.
과학 전문 저술가이자 현재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지구환경에너지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한 저자 박재용은 이 책 『녹색성장 말고 기후정의』에서 소비를 줄여 생산을 줄이는, 더이상 자본에 끌려가지 않는, 기후위기를 기후정의로 바꾸는 미래를 제안한다.

기후위기를 기후정의로 바꾸는 미래를!

지금은 기후위기의 시대이자 기후 불평등의 시대다. 단순하게 소득 수준에 따라 나타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봐도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2019년 기준 하위 50%는 평균 7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상위 1%의 180톤에 비하면 약 26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우리를 더욱더 나누고 차별을 더 크게 한다.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과잉 배출은 우리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부자들의 호화로운 삶을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기후의 과학이나 재생에너지 기술이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의 부정의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후 기술에 대한 낙관주의를 비판하고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과 그 과정의 정의로움에 대해 서술한다.
특히 기후정의로 가는 길을 다른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사회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한 것은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이다. 택배 노동자 진수 씨와 만두 가게 사장님 희순 씨, 수많은 필수 노동자와 돌봄 노동자가 등장한다.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화력발전소의 노동자들과 탄광 노동자들도 등장한다. 또한 친환경 마크가 붙어 있는 화장품이나 세제, 비누를 파는 기업, ‘ESG경영’을 내세우고 ‘탄소중립 석유’를 파는 기업, ‘녹색기업’으로 지정된 화력발전소, 공정무역·유기농·친환경 먹을거리나 입을거리 제품을 만들어내는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등장한다.
기업은 스스로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다. 정부 정책도 마찬가지다. 허울 좋은 ‘녹색성장’ 또는 지속가능성에 편승한 ‘그린워싱’과 구별되는, 제대로 된 노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정의로운 전환’이야말로 기후 불평등 시대에 가장 진지하게 모색할 주제임을 강조하는 이유다. 미국의 노동운동가 토니 마조치는 ‘정의로운 전환’ 개념을 창안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노동자는 환경을 보호하지 않으면 내일 죽지만, 일자리를 잃으면 오늘 죽는다.”

“지속가능한 유일한 성장은 탈성장뿐이다”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우리는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장바구니를 마련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음식물 소비량을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다. 한 해 약 800억 벌의 옷을 만드는 패스트패션 업체의 옷을 되도록 구입하지 않는다. 오래된 건물의 단열 시공을 제대로 하고, 냉난방과 취사시스템도 온실가스 발생이 적은 방식으로 개선한다. 이처럼 우리는 의식주 전반에 걸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실천을 전개해나갈 수 있다.
하지만 화석연료와 자본주의, 기존 시스템의 동맹은 여전히 견고할 것이다. 가진 자는 기후위기에서도 살아남으리라는, 그리고 계속 부와 권력을 쥐고 있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미래가 더 어두워지고 있는데, 자국의 이익, 자기 기업의 이윤, 자기 집단의 이해가 우선인 사람들도 여전하다. 그렇지 않아도 힘겨운 과정을 더 더디고, 어렵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더이상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지 않는 나라, 경제규모를 키우는 대신 공동체와 개인의 행복이 우선시되는 나라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 이 굳건한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바꾸지 않고서는 ‘탈성장degrowth’은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탈성장은 자연에서의 삶, 소박하고 소비를 줄이는 삶, 힐링을 주는 삶이 아니라 체제를 전환하는 가장 불온한 말이자 행동인 셈이다.
탈성장 운동의 상징은 달팽이다. 코끼리를 날씬하게 하는 ‘녹색성장’ 말고 ‘탈성장’의 달팽이로 바꾸는 것이 목표일 터. 저자는 말한다, ‘기후위기 때문에도, 기후위기가 아니라도’ 지속가능한 유일한 성장은 탈성장뿐이라고.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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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14] 돈이 있는 사람들은 안전한 곳으로 이사를 하면 되니 사실 큰 문제가 없습니다. 기후위기가 또 하나의 기회가 되기도 하지요. 그린뉴딜, 그린비즈니스로 칭해지는 새로운 사업이 펼쳐지니까요. 벌써 태양광 사업으로 돈을 버는 이들이 우리나라에도 꽤나 있지요. 재생에너지 사업, 스마트그리드 사업, 전기자동차 사업 등 기후위기가 와도 부자들은 늘 그렇듯이 더 부유해질 방법을 찾아냅니다. 반면 기후위기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받는 곳은 기후위기에 거의 책임이 없는 저개발국가들이 될 겁니다. 망해도 가난한 나라들이 망한다는 거지요.
[P. 25~26] 유럽이 250년간에 이르는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있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배출 기간으로 따지면 18~19세기가 아닌 20세기, 그중에서도 20세기 후반기와 21세기에 상당 부분 책임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1세기 10년간 배출한 양이 18세기 100년간 배출한 양보다 많으니까요. 이는 다른 나라에도 공히 적용됩니다. 중국과 미국, 우리나라와 일본 등 현재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들이 이전에 많이 배출했던 나라보다 더 책임이 큽니다. 물론 19세기 유럽은 온실가스 말고도 현재의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저개발국이 현재의 기후위기로 인해 겪는 고통에 대해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것 또한 지적해야 할 바입니다.
[P. 40~41] 이처럼 공정무역, 유기농, 친환경 등의 딱지가 붙은 먹을거리나 입을거리에 대해 사실 찜찜함이 가시질 않습니다. 특히 대기업 제품에서 말이지요.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닐 겁니다만, 실제로는 말하지 않거나 또는 강조하는 말을 통해 속이는 모습이 허다합니다. 그 먹을거리, 입을거리를 만드는 동안 발생한 온실가스, 물발자국(상품을 사용, 폐기하는 데에 쓰이는 물의 양) 등을 따져보면 다른 제품 대신 저런 딱지가 붙은 제품을 사는 게 환경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