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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명/저자사항
꿈해몽사전 : 박정윤 장편소설 / 지은이: 박정윤 인기도
발행사항
서울 : 걷는사람, 2023
청구기호
811.33 -23-1065
자료실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도서위치안내(서울관)  도서위치안내(부산관)
형태사항
323 p. ; 20 cm
총서사항
걷는사람 소설 ; 10
표준번호/부호
ISBN: 9791192333908
제어번호
MONO12023000048974
주기사항
2019년도 아르코 문화창작기금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발간된 작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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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부
3부
4부

해설
운명의 재구성
-박윤영(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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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
0003021022 811.33 -23-1065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0003021023 811.33 -23-1065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열람신청 후 1층 대출대) 이용가능
B000083076 811.33 -23-1065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 제공)

    걷는사람 소설 10
    박정윤 『꿈해몽사전』 출간

    “엄마가 이곳을 떠났기에 내 운명은 바뀌었다.
    고맙게 여겨야 할까. 아니면 나를 버리고 갔다고 원망해야 할까.”

    무한한 인간의 무의식과 꿈, 그리고 샤머니즘…
    수수께끼 같은 영역을 넘나들며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열일곱 살 ‘윤소리’의 이야기


    걷는사람 소설 열 번째 작품으로 박정윤 소설가의 장편소설 『꿈해몽사전』이 출간되었다. 강릉에서 태어나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정윤은 2005년 「길은 생선 내장처럼 구불거린다」로 작가세계 신인상, 2012년 장편소설 「프린세스 바리」로 제2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경장편소설 『연애독본』과 소설집 『목공 소녀』 등을 출간했다. “어느 한 계절 소설을 쓰지 않은 적이 없었”던(작가의 말) 소설가 박정윤이 이번에는 단오 굿판이 벌어지는 동안 일어나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꿈해몽사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선보인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은 꿈해몽사전이다. 이 단어는 짚고 가야 한다. 꿈해몽이란 합성어는 틀렸다. 몽(夢)이란 단어가 있기에 정확하게는 꿈 해석, 또는 꿈풀이라고 해야 했다. 해석이란 단어는 어쩐지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색채가 강했다. 풀이라는 단어는 통계적이고 수학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주술적이고 동글동글한 느낌이 나는 꿈해몽,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1부」 부분

    소설은 자신을 두고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열일곱 살 윤소리가 ‘꿈해몽사전’을 만들기 위해 꿈을 사러 가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때 박정윤은 무속 신앙 공동체에서 두드러지는 모계 사회에 주목하며 어머니로부터 시작해 딸에게로 향하는 운명의 수직적인 방향을 핍진하게 그려낸다. 소설은 신내림을 거부해 남편과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할머니 윤정옥, 세습무라는 운명에서 이탈해 자신의 새로운 삶을 개척한 엄마 신혜인, 엄마의 선택으로 인해 세습무의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워진 화자 윤소리로 이어지는 삼대 모녀를 비롯해, 세습무라는 운명에 함께 맞서나 정반대의 삶을 선택하는 예원과 여진, 유사 가족으로 형상화되는 율, 같은 반 친구 민정과 이혁이 얽힌 삼각관계까지도 다채롭게 녹여낸다.
    박정윤은 살아 숨 쉬는 듯 생동하는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관계와 사회상까지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소설을 정교하게 조직한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박정윤이 치밀하게 얽어낸 “무당 서사”로부터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을 쥐고” 태어난 소녀들의 갈등과 충돌을, 그들의 선택과 용기를 목격하게 된다. 휘몰아치는 운명의 소용돌이 안에서 부딪치고 무너지더라도 끝내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인물들이 가진 희로애락은 우리 삶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험난한 삶을 견뎌 온” 이들의 예술적인 삶을 담아내려는 시도가 품은 충만함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예술이 된다.
    추천사를 쓴 정선임 소설가의 말처럼, 이 소설을 펼치면 “운명이라는 것은 과연 있는가. 있다면 거부하는 것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골몰하게 된다. 그는 “내 꿈을 가장 잘 해몽해 줄 이는 바로 나라는 것을 알게 된, 그래서 더 단단해진 눈빛을 가진 소녀가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다고 덧붙이며 박정윤의 새로운 행보를 응원한다.
    박윤영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운명이 인간의 욕망과 늘 같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간은 운명과 대척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을 상기하며, 박정윤의 새로운 행보가 “어떤 운명으로부터 탈주하려는 개인의 욕망과 의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비로소 운명의 갈림길에 다다른 소녀들은 이제 어디로 나아가는가.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소녀들의 꿈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해설, 박윤영)는 것이다.

    추천사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꿈에라도 볼까 무서운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자꾸만 꿈에 나왔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마음은 서로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워 애달퍼해도 부디 오지 마옵소서, 라는 아리랑의 노랫말처럼. 열일곱 살 소리가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사람은 엄마다. 그래서 호두나무잎을 세 장 꺼내 베개 밑에 놓고 잠을 청한다. 붉은 서낭기가 펄럭이고, 굿판이 벌어질 때면 무녀들이 모여드는 여인숙이 있는 낡아 빠진 골목. 그곳에서 소리는 무당인 할머니, 아빠와도 같은 화랭이 ‘율’과 살아간다. 학교에서는 갖은 비아냥을 견뎌내야 하는 소리는 엄마가 떠난 대가로 세습무의 운명은 벗어났지만, 이 골목에서조차 이방인이 되었다. 아리랑 가락을 들으며 꿈을 모으고 해석하는 일에 몰두하는 이 별난 소녀는 고독한 돌처럼 단단해질 수밖에 없었다.
    굿판은 누군가에게는 즐기고 싶은 축제이며 연구해야 할 전통문화지만 삶이자 고통인 이들도 있다. 세습 무당의 숙명적인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리의 친구 예원은 제초제를 마셔 목이 타들어 가고, 소리의 엄마는 용왕굿 중에 차가운 바다로 뛰어든다. 남편과 아들딸까지 잃은 무당은 신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다시 굿판에 나선다. 그러나 이들이 목숨을 걸고서까지 섬기고자 하는 신은 종교로 인정받지 못한다. 신이 아닌 신을 섬기는 자들은 사람들의 멸시와 천시를 받았다.
    운명이라는 것은 과연 있는가. 있다면 거부하는 것은 가능한가.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한 일들은 모두 거짓말인 건가. 소설을 읽을수록, 삶을 살아갈수록 이 같은 질문에 답하기 어려워진다. 바람이 물소리인지 물소리가 바람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생시가 꿈이고 꿈이 생시인 듯 우리는 그렇게 모호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건지도 모른다. 언젠가 유월이 오면 호수와 바다 사이에 있는 마을로 단오제를 보러 가고 싶다. 무당이 춤을 추고, 화랭이가 징을 치면 사람들은 만 가지 소원이 담긴 소지를 태워 하늘로 올려보낼 것이다. 나는 그 틈에서 두리번거릴 것이다. 내 꿈을 가장 잘 해몽해 줄 이는 바로 나라는 것을 알게 된, 그래서 더 단단해진 눈빛을 가진 소녀가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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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속에서 (알라딘 제공)

    [P.6] 오늘, 나는 꿈을 사러 간다.
    ―「1부」


    [P. 9~10] 율은 여진 언니의 삼촌이고 이름은 덕률이다. 덕률 삼촌이라 발음하기 힘들어 여진 언니와 나는 그냥 ‘율’로 불렀다. 그렇게 부르는 것이 이국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율이란 발음에는 소울처럼 어떤 혼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았다. 굿당에서 탯줄 감고 태어나 굿당에서 걸음마를 뗐다는 율에겐 실제 숱한 혼이 스며들었을지도 몰랐다. 어릴 때 우리끼리 그렇게 부르다가 점차 사람들 앞에서도 율, 이라 불렀다. 이젠 무당들과 할머니도 그를 율, 이라 불렀다. 그는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보다 한 뼘 정도 짧았다. 아니, 오른쪽 다리가 왼쪽 것보다 한 뼘 정도 길다 할 수도 있다. 하여간 그는 어깨가 왼쪽으로 처졌고 기우뚱하게 걸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그는 사람들 시선이 다리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려고 청색 스카프를 했다. 그가 춤추듯 걸을 때마다 스카프가 바람을 일으켰다. 그래서 율의 몸에는 늘 바람이 따라다녔다.
    ―「1부」
    [P. 86] 할머니를 비롯한 무당들은 예원의 행동을 봐선 신기가 들어왔다고 했다. 처음 신기 들린 예원은 학교에서 수업 도중 미혼인 사회 선생님에게 남의 남편 유혹했다고 삿대질하며 욕을 했다. 그걸 시작으로 멀쩡히 길을 걷다 만나는 행인 앞을 가로막고 본인도 기억 못 하는 말을 쏟아냈다. 유독 젊은 여자의 멱살을 잡고 욕을 퍼부었다. 신기가 들린다고 모두 강신무가 되는 건 아니다. 첫 신기가 들었을 때는 대부분 말문이 틔어 자신도 모르게 사람들의 미래를 내뱉고 점사도 잘 맞힌다. 그러다 신기에서 끝나는 이도 있고 몸주신이 들어와 내림굿을 통해 무당의 길을 걷는 이도 있다. 무당이 되어도 무업 공부, 기도와 정진으로 신을 잘 모셔야 했다.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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