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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명/저자사항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 : 손미 시집 / 지은이: 손미 인기도
발행사항
파주 : 문학동네, 2024
청구기호
811.15 -24-1501
자료실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도서위치안내(서울관)  도서위치안내(부산관)
형태사항
160 p. ; 23 cm
총서사항
문학동네시인선 ; 219
표준번호/부호
ISBN: 9791141607173
제어번호
MONO12024000074909
주기사항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2022년 창작집 발간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발간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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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마주보면서 멀어진다
몽돌 해수욕장/ 물개위성4/ 물/ 점/ 포도/ 침/ 주전자/ 잘게 부서지는 컵/ 혼잣말을 하는 사람/ 점점 크게/ 역방향/ 모빌

2부 별처럼 터진 몸들에게
빗방울/ 파라라라라라/ 부드러운 계단/ 충혈/ 정물/ 못 봤으면서/ 이어지는 사람/ 무생물적 회의/ 수술/ 새를 먹을 때 내가 울까요?/ 오솔길/ 텔레파시 연구회/ 오래된 고래

3부 잉크는 번지고 커지고 거대해져
불면/ 생강/ 나의 입구를 서성이는 동안/ 카페트/ 시럽은 어디까지 흘러가나요/ 건물 장례사/ 회복의 책/ 흰 점/ 필담/ 불타는 의자/ 원숭이 옆에 원숭이/ Ni Volas Interparoli/ 별자리

4부 세계의 빙과들이 녹는다
세번째 이름-희준에게/ 풍선/ 생각하면 아직 열이 나서/ 내린다/ 다큐멘터리/ 동시에/ 전염/ 네모의 공중/ 토마토/ 고체/ 마지막 얼음/ 오로라는 못 봤어도

해설| 나이면서 너이기_김보경(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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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133802 811.15 -24-1501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0003133803 811.15 -24-1501 [서울관] 인문자연과학자료실(314호) 이용가능
B000109898 811.15 -24-1501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B000109899 811.15 -24-1501 [부산관] 종합자료실(1층) 이용가능
  • 출판사 책소개 (알라딘 제공)

    “뚫고 지나갔던 공기가 다시 모이고
    뚫고 갔던 몸이 다시 온전해지기까지”

    고통과 상처 위에 돋아나는 '너와 나'라는 감각,
    부스러지고 깨어진 세계를 메우는 회복의 언어

    김수영문학상 수상 작가 손미 세번째 시집


    끝없는 고통과 폭력의 구조 위에 섬세한 회복의 언어를 직조해내는 손미 시인의 세번째 시집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가 문학동네시인선 219번으로 출간되었다. 제32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첫 시집 『양파 공동체』(민음사, 2013)와 두번째 시집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민음사, 2019)를 통해 “고통을 받아 적는 사람”(시인 이영주)으로서 “살아 있어서 아프”(시인 김행숙)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머나먼 은유를 불러와 사물의 공간을 드넓게 만”(시인 김혜순)든다는 평을 얻은 손미의 이번 시집에는 녹록지 않은 세계 속에서도 타인과의 연결을 도모해보려는 노력의 과정이 담겼다. 그 연결은 비록 매끈한 접합이 아니라 쓰라리고 불편한 흉터를 남기는 봉합에 가까울지라도, 갖가지 ‘너’와 ‘나’의 만남이 축조해낸 거친 구조물이 ‘우리’의 삶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든다.

    우리는 공간을 메우기 위해 계속 말을 했다
    너와 나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사람이 지나가고
    잔이 깨지고
    피투성이 바람이 지나가고

    우리는 멀어지는 사이를 메우기 위해
    계속 말을 했다
    말은 떠다니고
    그러다
    너는 박차고 일어나
    걸어 나가고

    말이 끝나면 정말 끝이 날까봐
    나는 계속 말을 했다
    _「혼잣말을 하는 사람」 부분

    ‘너와 나’가 있다. 둘은 모여서 ‘우리’를 구성한다. 1부 ‘마주보면서 멀어진다’에는 주로 ‘너’의 안부를 묻고 확인하려는 ‘나’의 시도가 담겨 있다. 아마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듯한 ‘너’를 찾아 헤매며 “네가 돌이 됐다고” 하면 “아무 돌이나 붙들고 안아”보고(「몽돌 해수욕장」), “깨진 너에게/ 나의 얼굴을/ 맞대고 문질러보”(「주전자」)기도 한다. 「혼잣말을 하는 사람」의 화자는 “이쪽과 저쪽”이 갈라지고 “하늘이 찢어지는 것을 보면서” 필사적으로 “연고처럼 끈적한 말”을 건네고 있다. 이렇듯 멀어져버린 ‘너’와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 사이, 화자는 쪼개지고 쪼개져 “원자가 되고” “소금 한 개의 알갱이”(「점점 크게」)만큼 작아지는 무력감을 느낀다. 김수영문학상 수상 당시 “시를 쓸 땐 죽었던 심장과 눈동자와 입술과 손가락에 다시 생기가 오르는 것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힌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는, 생기를 가진 것들이 빛을 잃고 사라지는 일들이 반복된다. 도처에 죽음이 있음을, 그럼에도 자신만은 태연하게 살아 있음을 아프게 감각하며 “하루는 죽고 싶다가/ 하루는 살 만하다가/ 매일/ 알알이 살”(「포도」)아간다.

    태어나려는 뱃속 빗방울과
    죽으려는 사람이 한 식탁에서 고기를 먹고 있음

    오래전부터 죽는다던 사람이 죽지 않고 있음

    (……)

    괴롭히는 사람은 언제부터 괴롭히는 사람이 되었을까?

    마취된 소는 내 뱃속으로 떨어졌음

    나에게 다정해줘
    안 그럼 죽어버릴 거야
    아무도 구할 수 없음
    움직일 수 없음

    뱃속에서 마취된 몸에 팔다리가 생김
    죽겠다던 사람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

    아무도 구할 수 없음

    사람은 계속 이어지고 있음
    _「이어지는 사람」 부분

    상실을 자각하는 일은 다른 생명체에 가해지는 폭력에 관한 사유로 이어진다. 2부 ‘별처럼 터진 몸들에게’는 인간이 인간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야기하는 폭력을 다룬다. “사람이 사람에게 왜 그럴까”(「파라라라라라」) 사유하고, “괴롭히는 사람은 언제부터 괴롭히는 사람이 되었을까?”(「이어지는 사람」) 자문하는 사이사이에 죽음이 계속된다. 수많은 사람 혹은 동물이 매장당하거나 학살되고, 유희를 위해 희생된다. 「수술」의 화자는 “조용히 끌고 온 잘못들을 머리맡에 개어놓고” 한 사람이 저질러온 죄를 해부하고 복기하면서, 다른 존재의 고통에 기대어 명맥을 이어온 인간이라는 존재의 무게를 느낀다.
    이러한 고뇌는 3부 ‘잉크는 번지고 커지고 거대해져’를 통해 시쓰기로 발화되기 시작한다. 3부를 여는 시 「불면」의 “이렇게 사는 게 맞습니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푸른 멍 위에 치열하게 눌러쓴 듯한 시편들이 이어진다. 일상 속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타인에게 가하는 폭력이 만연해지는 와중 서로가 서로에게 긋는 선은 때로는 교차되고 때로는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며 “엉켜서/ 밧줄처럼 뻑뻑해”(「카페트」)진다. 어떠한 의무나 결심을 느낀 듯 “백지 위에서 깊고, 두꺼워”진 화자는 “마음에서 툭 하고 떨어”(「흰 점」)지는 말들을 고요하게 기록해보려 한다. “이제 다시는 못 쓸 것 같”다고 낙담하다가도 끈질기게 “몇 번이나 쓰고 지”우며 “펜을 깊게 눌러 찍”(같은 글)는다. 문학평론가 김보경이 해설에서 “상처를 기록한다는 것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방증”이지만 “기록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대면하며 객관화려는 노력”이라고 짚었듯이, 그렇게 “상처를 꾹꾹 눌러”쓴 행위는 일종의 “지혈”(「회복의 책」)이 되고, 눌러쓴 기록들은 ‘회복의 책’이 된다. 나아갈 힘을 얻은 화자는 “불타는 너”가 있는 곳을 향해, “매일 불타고/ 매일 죽어버리는/ 거기로”(「불타는 의자」)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결심하면서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보기로 한다.

    마음에 걸리는 게 많아

    팔과 팔이 부딪쳐
    사람들은 잠시 돌아보지

    우리는 같이 있다고 믿어

    어떤 하루는 너무 길어
    팔에 붙여보았지

    긴 팔 사이로
    못 지나간 바람은 몸에 걸려 있다

    팔을 뻗어 팔을 잡았어
    손바닥 가득한 편서풍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
    _「원숭이 옆에 원숭이」 부분

    편집자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시인은 “살아 있던 사람이 한순간에 죽어버리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게 된 이들의 흔적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한 마음이 담긴 듯한 3부의 마지막 시 「별자리」에는 이따금 “머리를 쓰다듬고 지나는 거대한 손가락”이 등장하는데, 그 손가락은 마치 외계에서 들려오는 듯한 목소리로 “곧, 만나게 될 거야”라고 말을 걸어온다. 그에 화답하듯, 이어지는 4부 ‘세계의 빙과들이 녹는다’에는 현실의 경계 너머를 응시하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안과 밖”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나는 흘러내릴 듯이 녹아 “점점 물렁해지면서” 경계 바깥으로 “이제는 나갈 수 있을 것 같”(「오로라는 못 봤어도」)은 마음이 된다. 저마다의 녹진한 마음들이 쌓여 높다란 층을 이룬 벽 앞에 선 채로, 「고체」의 화자는 ‘너와 나’ 사이를 가로막은 그 단단한 벽에 틈을 내보려 한다.

    나는 담벼락에 기대서
    벽돌에 욱여넣었던
    휴지와 시계와 굴뚝들을
    담배꽁초와 한 사람의 얼굴과 병뚜껑을
    이렇게 텅 빈 벽돌에
    쑤셔넣었던 일주일과
    벽돌을 쥐고 벌벌 떨던 벽돌의 울음이
    딱딱하게 박혀 있는 것을 보면서

    맨 밑의 벽돌을 빼려고 한다

    거기에 초를 꽂고
    박수를 치고
    칼로 자르고 자르고 잘라
    후-
    불어보려 한다
    _「고체」 부분

    이러한 틈은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는 세계를 무너뜨리는 결함이 아니라, 그 사이를 촘촘하게 메울 새로운 결심이 피어나게 하는 기제가 된다. 헐거워진 벽돌 사이사이 수많은 종류의 감정이 충돌하고 굴절되고 튕겨지며 오가는 것을 시인은 헤아린다. 뻥 뚫린 틈새를 다시 울퉁불퉁하게 메워 회복하는 것이 삶임을, 매일 새로운 단념 하나 결심 하나씩을 번갈아 쌓아내는 것이 ‘너와 나’가 함께 해야 할 일임을 전하는 손미의 시가 어느새 뭉클하게 마음을 흔든다.

    상처가 우리를 훼손하면서 동시에 우리를 강하게 만들듯, 손미의 시는 이러한 ‘나’의 이야기가 회복하는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나’와 ‘너’ 사이에 얽힌 의존, 상처와 훼손의 역사를 응시하고 기록하는 것은 ‘나’가 언제나 ‘나’이면서 ‘너’로서 존립해왔음을 일깨우는 일이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공동의 삶이라는 직물(textile)에 짜인 무늬는 전에 없던 것일 테고, 기묘하고 아름다울 것이다. _김보경, 해설에서

    ◎손미 시인과의 미니 인터뷰

    1.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신 첫 시집 『양파 공동체』와 두번째 시집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이후 5년 만입니다. 오랜만에 시를 엮는 마음이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요, 소회가 궁금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내는 시집입니다. 그동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물리적으로, 체력적으로 시에 집중하지 못한 시간이 많았어요. 그래서 더욱 출간을 고대했습니다. 시를 쓰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깨지고 빠져나오면서 피투성이가 된 과정들이 묻어 있는 시집입니다.
    이번 시집은 결국 관계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내가 가해자로 혹은 피해자로서 이 세상을 관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직조되는 관계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다시는 만나지 않을 관계에도, 반면 아직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관계에도 끊기지 않고 계속 연결되는 신호가 있습니다. 저는 그 모두와 ‘이어져 있다고’ 믿습니다.

    2. 시에 죽음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는 곧 살아가는 일에 관한 회의로 이어지는 듯도 했어요. 어떤 마음으로 그런 시들을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나이가 들며 주변의 죽음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험한 감정들이 고여 자연스럽게 시가 되었을 겁니다.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혹은 어제까지만 해도 살아 있던 사람이 한순간에 죽어버리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생명이 끊기고,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그런 순간. 에너지는 어디론가 이동하기 마련인데, 어떠한 이동도 없이 그렇게 끝나버린다는 점이 늘 이상했습니다. 죽은 이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다만, 사라짐은 실종의 형식이지 증발의 형식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의 모양을 버리고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게 된 이들의 흔적을 찾고 싶었습니다. 이 역시 ‘이어져 있다’는 믿음의 방식이겠습니다.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돌고래의 초음파는 달까지 닿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단지 인간이 그 주파수를 들을 수 없을 뿐이라고. 혹시 그러한 주파수로 죽은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을까? 그것을 나의 귀가 듣지 못하고 해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질문들이 시집에 담겼습니다.

    3. 제목인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에는 함께하는 것에 관한 소망이 느껴지는 듯해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제목인지 들려주세요.

    처음 생각한 제목은 ‘회복의 책’이었어요. 이전에는 나의 아픔에 집중하고 수렴하는 방식으로 시를 썼다면, 이제는 나의 살과 부딪쳐 멍이 들어버린 타인의 아픔이 보입니다. 내가 공동체를 위해, ‘나’ 아닌 ‘너’를 위해 무엇을 해왔는지 돌이켜보니 굉장히 부끄러웠습니다. 스스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목소리를 내왔는지 떠올려보고, 연대와 수행으로 시를 풀어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에 시가 외연을 크게 크게 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의문은 여전했습니다. 삶과 죽음, 청군과 백군, 남성과 여성, 만남과 이별 간에 정말 분명한 경계가 있는 걸까? 오로지 두 선택지만 있는 것일까? 저는 그런 분명한 경계 앞에서 결정을 망설이는 모든 마음들에게 이어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면서요.

    4. 수록작 중 유독 아끼시는 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시에 마음이 가지만 아이슬란드 여행 후 쓴 시들이 각별하게 느껴집니다. 한겨울, 북반구의 아이슬란드로 혼자 날아간 적이 있습니다. 오후 3시만 되면 해가 지는 곳이었는데요. 그 흐릿하게 어둑한 오후, 중형차보다 커다란 얼음이 떠내려가던 풍경과 마을 꼭대기에 있던 조용한 교회와 아무것도 날아다니지 않던 검고 고요한 하늘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 기억들은 시가 됐습니다. 시집 여기저기에서 파편처럼 아이슬란드의 풍경이 발견될 텐데, 반갑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5. 이 시집을 읽을 독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려요.

    종종 시인인 것을 잊고 살다가 결혼을 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도서관에 가 더듬더듬 시를 썼습니다. 그래서 시와 시 사이에 시차가 있습니다. 직장인일 때, 엄마일 때, 각각 다른 상태인 채로 다른 시들을 썼습니다. 한 권이지만 여러 권처럼 읽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 이 시들은 제가 가보지 않은 곳으로 걸어갈 테지요. 걱정되면서도 설레는 마음입니다. 누구든 읽고 있다면, 쓰고 있다면 이어져 있다고 믿습니다. 제 삶의 한 토막을 읽어주는 귀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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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공간을 메우기 위해 계속 말을 했다
    너와 나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사람이 지나가고
    잔이 깨지고
    피투성이 바람이 지나가고

    우리는 멀어지는 사이를 메우기 위해
    계속 말을 했다
    _「혼잣말을 하는 사람」에서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행성을 뒤집어서 우리의 방향이 바뀐다면

    마주볼 수 있을까

    나는 자주 너의 꿈을 꾼다
    내가 잘못한 걸까

    잘 살 수 있을까
    없이,
    너 없이,
    없이,
    우리 없이,
    _「역방향」에서
    뼈를 들어
    나였던 생물들에게 인사한다

    흔들리는 접촉
    나선을 그리며 도는 천장
    문득문득 열리는 그곳을 향해

    뱅글뱅글 도는 케이블카
    올라타지 못한 생물들에게
    _「모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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