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그대로
삶이 시가 되고,
시로 적은 그대로
시가 삶이 되도록,
시로 적은 그대로
삶을 살고,
살아온 그대로
숨 쉬듯 노래를 글로 그렸습니다.
앞으로,
‘여유’에 이어서
‘천사일기’, ‘풀뿌리’, ‘뫼 들 가람’, 등과
이 밖에도 펴낼 참입니다.
이 책은, 지은이가,
마음으로 보고 듣고
가슴으로 느꼈던 것을
가슴으로 노래하면서
마음으로 살아온 삶을 그린 것입니다.
그리고, 지은이는,
삶을 노래할 때, 한말로 노래하고
노래를 그릴 때, 한말/한글로 그리면서,
글을 쓸 때나
책을 엮을 때나,
한결같이, 한말/한글 낱말을 만들고
짜임새를 바로잡아 갈고 다듬고
쓰임새를 바로잡아 넓히면서
아름답게 갈고 닦아서,
이 땅 모든 사람이 널리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 가운데 하나 입니다.
[P.12] 빈 터에, 빈 가슴에 01
누구는 꽃을 좋아해서
꽃을 꺾었을 뿐이라 하고,
누구는 꽃을 사랑해서
꽃을 뽑았을 뿐이라 하는데,
누구는 온 누리를 사랑해서
말 없이 꽃씨를 뿌릴 뿐이네.
빈 터에,
빈 가슴에.
사각형입니다.
[P. 13] 빈 터에, 빈 가슴에 02
누구는 꿈을 꿈꾸며
꽃을 심는데,
누구는 삶을 꿈꾸며
*돌풀을 뽑는데,
누구는 *돌풀을 뽑으며
가슴 저려 하더라.
빈 터에,
빈 가슴에.
사각형입니다.
*돌풀
[P. 14] 논이나 밭에 난 들풀을 일컫는 말이며,
뜻은, ‘심지 않고 가꾸지 않은 제멋대로 돋아난 들풀’ 이다.
봄이 온 것인가요?
기후 위기 01
묶음 개체입니다.
아무렴, 산에도 들에도
모두 다, 봄날을 기다리지만,
그래도, 철모르는 겨울철이
철없이 따스하니,
아무리, 봄날 같은 날이지만,
내 어찌 즐거워할 수만 있겠는가!
하지만, 그것이 철 잘못 아니니,
또 어찌 나 몰라라 철 탓을 하겠는가?
글타고, 나 몰라라 남 탓을 하겠는가?
이것은, *너나없이 ‘내 탓이오’하고
함께 풀어야 만 될 일이니.
*너나없이
‘너나 나나 할 것 없이’의 줄임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