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 29~30] 문제는 리더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리더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많다는 점이다. 조직 내에서 갈등이 생기거나 성과가 낮으면 구성원들은 원인을 위쪽에서 찾는다. 리더는 무언가 잘못하지 않아도, “뭔가 더 잘했어야 하지 않았나?”라는 분위기 속에서 자동으로 책임의 자리에 놓인다. 심지어 리더의 인간적인 면마저도 조직에 의해 소비된다. 감정노동은 당연시되고 구성원의 불만을 받아주는 역할도 리더의 몫이 된다. 위로받기보다는 위로를 건네야 하고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도움을 주는 쪽에 서야 한다. 이렇게 리더는 점점 자신의 감정과 피로를 억누르며 조직이 기대하는 이미지에 스스로를 맞춰가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리더는 조직에 의해 ‘소진된 존재’가 되어버린다.
조직은 리더를 ‘키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리더를 ‘버텨내게’ 했을 뿐이다. 살아남은 자만이 리더가 된다. 하지만 그 생존의 과정은 종종 리더 개인의 심리적 소모와 관계 단절, 고립과 책임 전가를 전제로 한다. 조직은 리더를 키우지만, 동시에 리더를 고립시키고, 때로는 실패의 희생양으로 삼는다. 리더 포비아는 리더 개인의 문제도, 단지 요즘 세대만의 변덕스런 특성도 아니다. 그것은 조직이 리더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냉정한 반응이자 방어기제다.
[P. 124~125] 많은 리더가 성과가 낮은 구성원에게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경향이 있다. 이는 그들을 돕고 성장시키고자 하는 선의에서 비롯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결과, 나머지 구성원에게는 다음과 같은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 “성과를 잘 내면 리더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
이는 조직 내에서 역동적인 역설을 만든다. 열심히 잘하는 구성원이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고 개선이 필요한 구성원은 리더의 주의를 독점하게 된다. 하지만 조직은 단지 평균을 맞추는 집단이 아니다.
조직은 우수한 개인이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이 전체의 방향을 이끄는 생태계다. 성과가 높은 구성원에게 더 많은 시간과 피드백이 집중되면 그들이 보여주는 성과와 태도가 조직 전체의 기준점이 되고 자연스럽게 그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다. 반대로 성과가 낮은 구성원에게 리더의 대부분의 시간이 소진된다면 우수한 인재는 리더로부터 소외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동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현재 성과가 부족하더라도 성장의 가능성이 있는 구성원에게는 충분한 관심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시간은 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여야 한다. 단순히 문제해결에 급급해 모든 리더십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미래를 내다보며 누구에게 시간을 쓰는 것이 조직 전체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