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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서론: 이주, 지리, 제도
들어가며: 이주와 지리적 결정성|이주 연구의 지리ㆍ제도적 접근|글로벌 이주 거버넌스|나가며

《제1부 이주3.5의 시대》

제1장 이주 패러다임의 변동과 이주3.5
이주1.0: 인류의 출현과 이주|이주2.0: 유럽 식민주의와 자본주의의 이주|이주3.0: 글로벌화와 초국가주의의 부상|포스트글로벌화 시대의 이주3.5|이주3.5 시대의 주요 이슈|나가며

제2장 국제이주 인구의 현황
들어가며: 국제이주 인구의 성장|국제이주 인구의 유형화|국제이주의 주요 집단|국제이주 인구의 지리적 특성|나가며

《제2부 위로부터의 이주의 물결》

제3장 고숙련 이주민의 모빌리티
들어가며|고숙련 이주민의 모빌리티|고숙련 전문직 이주민의 지리|실리콘밸리와 고숙련 이주|최근의 주요 이슈|나가며

제4장 투자이민과 지역발전
들어가며|투자이민과 지역발전|투자이민제도를 통한 지역발전 전략|투자이민 제도의 주요 이슈|투자이민으로서 라이프스타일 이주|나가며

제5장 교육이주와 계급 재생산
들어가며|교육이주, 가족 그리고 국가|조기유학과 분거가족|나가며

제6장 국제이주와 세계도시
들어가며: 도시의 성장과 이주|글로벌화와 이주도시|로컬리티의 다중성과 관계적 지리|이주민과 도시의 변동|나가며: ‘이주도시’로서의 런던

《제3부 아래로부터의 이주의 물결》

제7장 지정학적 위기와 난민
들어가며|난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태도|난민 위기의 실재|난민 위기의 지정학|나가며

제8장 이주국가의 부상
들어가며|네팔의 지리적 여건과 이주노동|네팔의 이주 현황 및 특성|해외이주노동 정책 및 제도화의 특징|이주국가에 대한 비판적 고찰|나가며

제9장 귀환이주민과 지역 개발
들어가며|귀환이주에 대한 접근|귀환이주와 지역 개발|이주-개발의 현재|혁신 행위자로서의 귀환이주민|나가며

제10장 지구온난화와 생태난민
들어가며|기후난민 담론: 불쌍한 타자에서 위협적 존재로|적응 전략으로서의 기후이주|기후 모빌리티|나가며

결론: 이주의 미래
이주와 인류의 미래|이주3.5 시대의 장소와 국가|함의와 가능성

주/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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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풍경 : 포스트글로벌화와 이주3.5 시대 = The landscape of migration : postglobalization and the era of migration 3.5 이용현황 표 - 등록번호, 청구기호, 권별정보, 자료실, 이용여부로 구성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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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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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의 토대이자 생존 조건인 이주는
오늘날 왜 가장 첨예한 정치 문제가 되었나

환영받는 엘리트와 배제되는 난민
번영하는 글로벌 도시와 소멸 위기의 기후 재난 지역을 포괄해
포스트글로벌화 시대 이주의 미래를 진단한 문제작


이주는 인류에게 중대한 사건이다. 지리상 이동으로 이질적인 것과의 만남을 가정하는 이 계기들이 없었다면 문명의 진보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예컨대 지식의 전파와 융합, 이로써 비롯되는 혁신과 성찰의 한 출발점이 바로 이주였다. 이주는 근대 서구 식민주의로부터 현대의 포스트식민 자본주의와 글로벌화된 세상에 이르기까지 양적 확대와 질적 변동을 거듭하는 중이다. 특히 오늘날 이주 현상은 명확한 경계 권력을 지닌 민족국가가 통제하는 듯 보이지만, 다양한 사회ㆍ경제적 필요에 영향받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 책은 지리적 접근에서 출발해 신자유주의적 글로벌화의 연장이자 변형인 포스트글로벌화 시대의 이주 현상을 정치ㆍ경제적, 산업적, 사회ㆍ문화적 변동 차원에서 고찰하고, 이에 따른 국가, 도시, 지역사회의 변화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글로벌 이주에 대한 본격적 이해를 도모한 시도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모순 속에서 격변하는 오늘날의 국제이주 현상을 ‘이주3.5’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명명하고, 자본주의와 결합해 더욱 정치화되고 있는 현대 이주의 복잡한 지형도를 재구성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숙련 인재 유치와 난민 배제를 위한 국경 통제가 공존하는 역설적인 현실을 지리적ㆍ제도적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조망했다. 자본과 권력, 생존과 배제가 교차하는 포스트글로벌화의 시대, 불확실한 이주의 미래를 진단하고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다. 성균관대학교 학술기획총서 ‘知의회랑’의 쉰네 번째 책.

포스트글로벌화 시대, 이주의 대전환

저자는 이주가 인류의 존재 조건이자 문명의 토대임을 강조한다. 동아프리카를 떠난 호모 사피엔스의 대이동, 유라시아 대륙을 넘나들던 유목민의 발걸음, 근대 식민주의 팽창이 초래한 강제 이주와 신대륙으로의 대이동 그리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이동하는 이주노동자나 실리콘밸리의 고급 기술 인력 유입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는 끊임없는 이주를 통해 발전해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이주는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띤다. 이 책은 현대의 이주가 역사적 연속선상에 있으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다층적이며 무엇보다 정치화된 현상으로 변모했음에 주목한다. 그리고 현재를 ‘이주3.5의 시대’로 새롭게 재정의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이주3.5란, 현대의 국제이주가 과거의 연장이면서도 과도기ㆍ전환기적 격변의 상태에 있음을 지칭하는 임시적 개념이다. 자본주의 이전 시대의 이주(이주1.0), 유럽 식민주의와 자본주의 시대의 이주(이주2.0), 그리고 자본주의의 팽창으로 인한 세계화 시대의 초국적 이주(이주3.0) 이후의 현상들에 대한 일종의 메타포인 셈이다.
무엇보다 오늘날의 이주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내재적 모순과 구조적 한계가 세계 여러 지역에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는 포스트글로벌화의 자장 안에 묶여 있다. 초국적 기업 주도의 국제 분업과 시공간 압축 가속화, 미중 패권 경쟁 및 구사회주의권과 서방 자본주의권 간의 신냉전 격화, 자유무역 기조의 퇴조와 보호무역주의 부상, 글로벌 가치사슬 및 공급망 재편, 국지적 분쟁 증가, 특히 자본주의의 공간적 불균형에 따라 특정 지역과 국가가 세계화의 과실을 독점하는 반면, 그 외의 지역과 집단은 더욱 주변화되고 배제되는 특징들이 이 시대를 점거 중이다. 이러한 글로벌 자본주의의 구조 변동 속에서 국제이주의 패턴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극단으로 치닫는 이동성의 양극화

또한 오늘날은 명실상부한 ‘이주의 시대’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이주의 위기’ 시대이기도 하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이동의 자유와 역량은 전례 없이 증대되었지만, 그 혜택은 결코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리하여 저자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심화시킨 불평등으로 인해 양극화된 이주의 패턴을 추적한다.
먼저 ‘위로부터의 이주’다. 이는 자본, 기술, 지식을 소유한 엘리트 계층의 이동을 가리킨다. 이들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새로운 지식과 혁신을 전파하고, 정착지와 모국 모두를 풍요롭게 만드는 행위자로 환영받는다. 이 책 제2부에서 이러한 흐름이 집중 조명된다. 밴쿠버, 로스앤젤레스, 런던과 같은 세계 도시들이 어떻게 고숙련 이주민과 초국적 자본을 통해 성장했는지, 부유층이 투자 이민 제도를 통해 어떻게 시민권을 상품처럼 획득하고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는지 살펴본다. 나아가 중상류층 가족이 자녀의 계급 재생산을 위해 조기 유학이라는 교육 이주 전략을 구사하면서 가족을 분거시키는 현상까지, 엘리트 이주의 다층적인 지형도를 그려낸다.
반면, ‘아래로부터의 이주’는 철저한 감시와 배제, 차단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전쟁, 박해, 빈곤, 자연재해 등 원치 않는 이유로 고향을 등진 난민이나 선진국의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되는 저숙련 노동자들의 이동을 가리킨다. 제3부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다루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패자들이 겪는 고통을 고발한다. 산업화에서 도태된 저개발국가(예컨대, 네팔)가 자국민을 해외 노동자로 송출하여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이주국가’의 출현, 경제 붕괴로 인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중남미 난민들의 행렬, 그리고 기후 위기로 해수면이 상승해 삶의 터전을 잃고도 국제법상 난민 지위조차 얻지 못하는 태평양 도서국 주민들의 비극을 다룬다.

이주, 세계화의 그림자

이 책은 이렇게 오늘날 이주가 세계화의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이 되었음을 역설한다. 그 상징적 사례가 바로 미국이다. 두 번째 집권 중인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준 상반된 정책은 이주의 정치성을 여실히 드러내는데, 2017년 1기 행정부는 출범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중동 및 아프리카 7개국 출신 이민자의 미국 입국을 금지했고, 남부 국경 장벽 건설을 본격 추진했다. 반면 2025년 2기 행정부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을 통해 불법이주민 색출과 추방을 강화하면서도, EB–5 투자이민 프로그램을 확대해 미국으로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AI, 생명공학, 반도체 부문의 엔지니어나 과학자 등 고숙련 인재를 공격적인 유입 정책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모순적 정책의 배경에는 미국 내 저숙련 일자리 위기, 이주민 증가에 대한 백인 중산층의 불안,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건 자국 우선주의 경제 전략, 첨단산업의 기술 패권 유지 등 경제적ㆍ정치적 이해관계가 교차한다. 이처럼 국가의 이주 정책은 단순한 국경 통제를 넘어 국가 자본주의를 유지하고 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선별적 이주 정책이 만연하게 된 원인이 승자와 패자가 극명히 갈리는 글로벌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주가 누군가에게는 특권의 확장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쟁임을 역설한다.
또한 저자는 같은 맥락에서 이주3.5 시대에는 ‘불법 이민자’라는 관념에 그 어떤 자명한 것도 존재하지 않음을, 나아가 불법의 사회적 구성이라는 정치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국경은 불법 이주민을 생산하고 있으며, 밀입국 브로커에 의한 희생양 담론은 이주 불법화의 진짜 원인을 은폐하고 있다. 왜냐하면 결국 불법 이민자는 법률이나 법적 조치가 특정한 이주를 불법화할 때 발생하므로, 정확하게 말해서 이들은 불법 이민자가 아니라 ‘불법화된 이주민’이기 때문이다. 이는 2025년 미국 조지아 주에서 발생한 한국 국적의 파견 직원을 불법 체류자로 구금했던 사태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났다.

지리적 접근과 제도적 분석

이 책은 ‘공간’과 ‘제도’에 주목하는 방법론 차원에서 기존의 국제이주 연구들과 차별화된다.
먼저 이주는 공간 이동을 본질로 삼는 현상이기 때문에, 도시ㆍ지역ㆍ국가 등 다양한 공간들의 특징과 관계에 대한 접근에서부터 시작해야만 그 경제적ㆍ정치적ㆍ사회적 차원의 다양한 양상들을 일관성 있게 포착하기 용이하다. 저자는 대다수 국제이주 연구가 관성적인 ‘방법론적 국가주의(이주 현상을 오직 국가 단위로만 해석하려는 경향)’에 경도되어 있음을 직시하면서 국제이주에 대한 지리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국가 이외의 다양한 ‘지리적 스케일’이 상호 중첩된 이주의 제 측면을 객관적으로 짚어나가고 있다.
또한 국제이주는 본질적으로 국경이라는 인위적 경계를 넘는 행위이므로, 국제이주를 촉진하고 송출하거나 정착한 이주민을 관리ㆍ통제하는 개별 국가의 이주 거버넌스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더구나 오늘날에는 국제이주를 관리ㆍ통제하기 위한 국제적 수준의 다양한 협약들도 이주 현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지리적 스케일과 함께 이를 규율하는 ‘제도적 접근’을 결합해, 개별 국가의 이주 거버넌스부터 국제 협약에 이르는 다양한 층위의 기제들이 어떻게 이주민의 삶을 통제하거나 촉진하는지 분석해나간다.

이주의 현재와 미래

이 책은 총 3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서 이주에 관한 이론적 틀을 제시한 뒤, 제1부에서 이주3.5 시대의 거시적 특징과 현황을 살핀다. 이어지는 제2부와 제3부에서는 앞서 언급한 ‘위로부터’와 ‘아래로부터’의 이주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파고든다. 고숙련 노동자의 도시 집중이 가져오는 혁신의 지리학, 교육 이주를 통한 초국적 가족의 형성, 난민 발생을 둘러싼 지정학적 관계, 그리고 귀환 이주민이 모국 발전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주제를 망라한다. 특히 저자는 ‘지구온난화와 생태학적 난민’이란 맨 마지막 장에서 20세기 이후 기후변화와 이주 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기후변화가 대규모 난민을 발생시킨다는 기후난민 담론과 이주를 통제하려는 정치적 의도에 대한 논란을 소개하고, 이주를 단순한 환경 재앙의 결과가 아닌 인간의 능동적인 적응 전략이자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관점에서 재해석할 필요성을 제안한다.
이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도시와 국가의 경계를 넘어 작동하는 거대한 힘의 흐름을 이해하고, 포스트글로벌화 시대의 이주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정의와 공존에 대한 의미심장한 질문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이주에 관한 것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구조적 모순과 미래를 진단하는 가장 시의적절한 보고서이기도 하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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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5~46] 요컨대 우리가 새로운 곳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란 과거와 달리 개인적 또는 집단적 역량뿐만 아니라 그에 적절한 사회적ㆍ경제적ㆍ문화적 환경 등 제반 조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선진 자본주의 진영을 중심으로 점차 요새화되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세계의 지리적 조건 속에서는, 이주민이 새로운 곳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과거와 비교할 때 훨씬 어려운 실정이다. 왜냐하면 각종 제도와 기술의 발달로 인해 국가 권력이 이주민을 선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통제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제력이 보다 안전한 이주와 정착을 위해서 바람직한 것인가, 아니면 태초부터 존재했던 인류의 이주에의 열망을 차단하고 가로막는 폭력이자 권력인가에 대해서 우리는 심문해볼 필요가 있다.
― ‘서론: 이주, 지리, 제도’ 중에서
[P. 151] 이주민은 그 성격이 경제적이든 아니면 강제적이든 간에 분명 정착지 또는 이주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다. 현지 정착지에서 제도적ㆍ사회적 차별이나 불평등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일부 상황에서는 이주에 드는 재정적 비용이 매우 많으며, 이주민은 이를 상환하기 위해 수년간 일해야 한다. 또한 수천만 명의 이주민이 가족과 헤어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낯선 환경에서 사회적 고립의 위험에 처해 있다. 부모의 부재는 자녀교육과 같은 가정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장기적으로 잠재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주민에게 이주는 선택이지만 이주의 배경과 동기에는 강한 배출요인이 작동한다.
― ‘제2장 국제이주 인구의 현황’ 중에서
[P. 339]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는 사회ㆍ공간적 개방인가 아니면 폐쇄인가라는 지극히 단순한 정치적 선택이 요구된다. 그러나 결과는 모순적이다. 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글로벌화가 공간의 다중성과 공간의 역사성을 길들임으로써 공간 내부에서 대안적 상상을 처음부터 무력화시키려는 시도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간에 대한 이러한 기하학적이고 유클리드적인 상상이야말로 오늘날 글로벌화를 뒷받침하는 헤게모니적 상상이다. 지리학자 도린 매시(Doreen Massey)는 줄기차게 장소 정체성의 본질은 그 장소 내외의 관계이므로 “공간과 장소에 규칙이란 없다”고 주장해왔다. 본질주의에 입각한 로컬리티의 정치는 언제나 배타적이고 반동적인 정치에 전유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정치는 이질적인 장소들 간의 정치적 연대를 열어젖히기보다는 오히려 차단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글로벌화 프로젝트는 공간과 장소 길들이기를 통해 번성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안은 응당 공간과 장소의 풍성한 다중성과 이의 다양한 관계적 지리를 열어젖히는 것에서 찾아질 수 있다.
― ‘제6장 국제이주와 세계도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