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표제: Trajectory of power : the rise of the strongman presid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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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장 진보주의 시대와 행정국가의 탄생 2장 대칭적 논리 3장 비대칭적 논리의 시작 4장 비대칭적 논리의 정착 5장 우파 포퓰리즘의 부상과 비대칭의 극단화 6장 민주주의와 스트롱맨 대통령
옮긴이의 말 트럼프 2기, 폭주하는 스트롱맨 그림 출처 미주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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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소개
스트롱맨은 민주주의와 법치를 어떻게 무너뜨리는가
대통령 권력의 위험한 폭주와 초법적 통치 시스템을 미국 정치학계의 두 석학이 낱낱이 파헤치다!
역사적으로 민주주의는 약해지기도 하고 강해지기도 한다. 민주주의 체제가 아예 붕괴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지만 대개는 숱한 도전을 잘 이겨냈다. 민주주의는 파시즘의 핏빛 공격도, 전체주의의 잿빛 압박도 버텨내며 끝내 승리했다. 전 세계 민주주의의 롤모델이었던 미국은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의 미 국회의사당 무력 점거로 대표되는 트럼프 1기의 혼란을 그럭저럭 잘 견뎌냈다. 그렇게 민주주의는 ‘죽지 않는’ 체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이러한 기대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트럼프 2기는 미국 민주주의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트럼프는 1기 때보다 자신의 권위주의 통치를 실현할 더 극단적이고, 더 잘 조직된 충성파로 주변을 가득 채웠다. 그는 ‘나는 대통령이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 아래 민주적 규범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법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초법적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은 ‘노 킹스(No kings)’와 ‘마가(MAGA)’, 두 쪽으로 갈라져 신음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트럼프의 이러한 무소불위의 스트롱맨 통치 행위가 가능해진 배경은 무엇일까? 대통령 권력이 어떻게 삼권분립으로 대표되는 미국 민주주의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헌법적 제약을 뚫을 만큼 막강해진 것일까? 그리고 이렇게 강력해진 대통령 권력은 민주주의를 어떤 식으로 파괴할까? 이 책 《초권력》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번역자 이철희는 제20대 국회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하고, 한국의 대통령 탄핵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정치학자다. 그는 깊이 있는 정치 이론과 생생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우리말로 번역했다. 대통령제의 명암을 누구보다 적나라하게 목격한 우리에게 이 책의 문제의식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스트롱맨의 등장과 민주주의의 붕괴는 언제 어디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를 우리 모두가 인식하는 것, 이것이 바로 《초권력》 한국어판 출간에 담긴 의의다.
▣ 행정국가의 부상: 약했던 대통령의 권력은 왜 강해졌을까?
“대통령의 역사는 곧 권력 확대의 역사” - 에드윈 코윈(17쪽)
미국 민주주의의 첫 한 세기 동안 대통령은 약했고, 정부 조직의 규모도 극히 작았다. 1787년 미국 헌법을 만들 때 헌법 입안자들이 중앙정부를 만들되, 독재를 막고자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도 권력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했고, 핵심 기관과 인물들이 서로 견제함으로써 균형을 이루고자 했다. 이른바 삼권분립이다.
하지만 20세기 초 미국 사회가 점차 고도화되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 정부는 사회 전반의 난제들을 해결하고,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점차 팽창했으며, 그 결과 ‘행정국가’가 탄생했다. 모든 대통령은 업적을 남기고자 이러한 행정국가를 발판 삼아 자신의 권력을 확장해나갔다. 수동적인 행정가에서 능동적인 행정가로 거듭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시기를 이끈 대통령은 누구였으며, 그들은 실제로 어떠한 수단과 방식을 통해 행정국가를 장악하려고 했을까?
▣ 행정국가의 파괴: 민주당과 공화당, 대통령직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다
“정부는 우리 문제의 해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부가 문제입니다.” -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취임사(191쪽)
공화당의 보수파는 행정국가에 점차 반발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제32대 대통령(1933~1945)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거대한 국가 프로젝트였던 뉴딜로 정점에 이르게 된 행정국가가 진보 편향에 사회주의적이고, 위헌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수파의 적대감은 1970년 남부 지역의 친공화당 재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정치적 각성, 뉴딜 연합의 해체 등이 맞물리며 1980년 로널드 레이건의 당선으로 결실을 맺게 된다.
레이건을 시작으로 조지 W. 부시에 이르기까지, 공화당 대통령들은 이번엔 행정국가를 도리어 약화시키고자 막강한 대통령 권력을 추구하며 반정부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이는 대통령 권력이 폭주하게 된 시발점이기도 했다. 이들은 강력한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구체적인 수단으로 새로운 권력 모델인 UET와 원문주의, 무법적 행태, 사보타주를 일삼았다. 이 책은 이러한 일련의 행보가 어떻게 민주주의와 법치를 뿌리째 흔들었는지 낱낱이 파헤친다.
▣ 트럼프는 이제 시작일 뿐!: 우파 포퓰리즘, ‘스트롱맨’을 완성하다
“내겐 헌법 제2조가 있다. 대통령으로서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권한이 거기 담겨 있다”
레이건과 공화당의 후속 대통령들은 막강한 권력을 갈구했다. 하지만 오늘날 공화당을 장악한 우파 포퓰리스트들은 그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이들은 민주당을 존중해야 할 정치적 상대가 아니라 반드시 제거해야 할 적으로 간주한다. 진보 및 거대 정부와의 싸움을 ‘선량한 국민’과 ‘부패한 시스템’ 사이의 선악 대결로 규정하며, 만약 이 성전에서 패하면 사랑하는 조국이 멸망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렇다 보니 우파 포퓰리스트에게 관용과 자제, 다수결, 견제와 균형 같은 민주주의 규범은 그저 제거해야 할 거추장스러운 흉물일 뿐이다. 그 결과가 바로 1·6 의회 폭동이었다.
진보 및 거대 정부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파 포퓰리스트들은 대통령 권력이 무한히 팽창해야 한다고 본다. 그들이 꿈꾸는 국가 리더십은 바로 ‘스트롱맨 대통령 모델’이다. ‘우리를 대신해 기성 시스템을 혁파하고 반대자를 향해 기꺼이 칼을 휘두를 지도자’, 바로 도널드 트럼프가 그렇게 탄생했다. 트럼프야말로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스트롱맨 대통령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트럼프의 등장과 부활, 권위주의 통치, 포퓰리즘 동원 등이 역사적 맥락과 사회경제적 토대의 산물임을 세세히 밝힌다. 이를 통해 이제 민주주의를 망가뜨릴 힘과 실질적인 수단을 갖게 된 대통령직이 잘못된 이들의 손에 넘어갈 경우, 언제든 민주주의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시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 민주주의와 법치를 무너뜨리는 스트롱맨의 무기들 ▷ 새로운 권력 모델이자 ‘절대 반지’ UET를 내세워 대통령의 모든 행위를 정당화한다. ▷ 삼권분립에 관한 헌법의 모호하고 불확실한 허점을 파고든다. ▷ 정부 기관의 핵심 관료들을 내쫓고, 그 자리에 충성파 정무직을 앉힌다. ▷ 법무부를 사유화하고, 의회를 무시한다. ▷ 대중의 원한과 분노에 불을 지펴 이를 지지 기반으로 동원한다. ▷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조작된 선거라고 외치며 결과에 불복한다.
책속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떠오른다. 대통령의 독주를 제도적으로 억제하고 스트롱맨을 차단하기 위해 설계된 장치가 바로 ‘견제와 균형’의 헌법 체계다. 그런데 어떻게 이 제약을 뚫고 대통령 권력이 막강해졌을까? 여차하면 미국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도 있을 정도의 힘까지 가지게 되었을까? 법학자 피터 셰인Peter Shane이 예리하게 포착했듯이, 도대체 대통령 권력이 얼마나 확장되었기에 ‘매디슨의 악몽’이 우리 시대의 당면한 위협이 되었다고 하는 걸까? 이것이 바로 이 책의 문제의식이다. - 〈서문〉 중에서
헌법 입안자들이 살았던 초창기의 단조로웠던 시대에는 약한 대통령이 나름의 의미가 있었을지 모르나, 능동 정부가 들어선 현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윌슨이 선구적으로 잘 보여주었듯이, 분절되고 둔중한 국가를 체계화하고 성과를 내도록 운영하려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다. 루스벨트와 윌슨은 바로 그러한 리더십을 펼쳤으며, 미국 국민 역시 이를 열망하며 당연한 시대적 요구로 받아들였다. 즉 스스로를 국가의 공인된 지도자로 여기고, 자신의 권한을 폭넓게 해석하며, 국가의 가장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거침없이 뛰어드는 대통령 모델을 수용하게 된 것이다. - 〈1장 진보주의 시대와 행정국가의 탄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