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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지

목차

국문 초록 5

제1장 서론 7

제1절 연구 목적 7

제2절 연구사 검토 8

제3절 연구 방법 및 연구 대상 15

제2장 본론 22

제1절 1960년대와 소설 22

1) 1960년대의 시대정신 22

2) 1960년대 소설의 역사적 위치 28

제2절 「환상수첩」과 「무진기행」의 서사구조 분석 30

1) 액자형 중층 서사구조 30

2) 여로형 서사 구조 42

제3절 여로형 서사구조와 고향의 의미 58

1) 귀향이라는 의미 58

2) 실향이라는 의미 67

제3장 결론 81

참고 문헌 85

Abstract 91

초록보기

문학작품이란 시대정신의 본질과 진실이 양식화된 것이다. 양식을 획득하지 못한 문학작품은 한 시대의 진실을 표현하지 못한다. 문학작품이란 형식과 내용의 이원론적 대립보다는 양자가 합치되어야 한다. 김승옥 소설이 진단하고자 한 1960년대는 군부정치의 본격적인 경제개발이 추진되면서 한국 사회의 전(全)부문에 걸쳐 산업자본주의화가 급속하게 진전되던 시기였다. 경제적 효용성 곧 집적의 효용성을 추구하는 개발독재는 도시 중심, 중앙 중심을 더욱 강하게 구축하게 되고 이는 필연적으로 농촌과 지역의 소외를 초래하게 되었다. 본고는 이러한 시대정신이 명백하게 드러나 있는 김승옥 소설 「환상수첩」 과 「무진기행」 을 집중적으로 고찰한다.

이 두 작품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여로형 서사구조의 시대와의 상관성을 밝히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고향이라는 표상의 심층적 의미를 탐색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김승옥의 나머지 작품들에 내포된 서사를 이해하는데 동질의 틀을 시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 밖에 논의의 전개에 필요한 초기 작품들은 부수적 텍스트로 삼는다. 「환상수첩」 과 「무진기행」 을 비교분석하는 연구방법을 통해 두 작품의 변별적 서사구조인 액자형 서사구조와 공통적 서사구조인 여로형 서사구조가 어떠한 영향관계에 놓여있는지를 살핀다. 이러한 탐색을 통해 액자형 구조에서 여로형 서사구조의 전이과정이 보여주는 시대와의 상관성을 밝히고자 한다.

아울러 여로형 서사구조가 표방하고 있는 귀향 모티프와 그에 따른 실향의 의미에 대해 고찰한다. 「환상수첩」 과 「무진기행」 의 여로가 선택한 목적지인 고향의 의미는 귀향을 통해 주체가 그것을 어떻게 잃어가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실향이라는 테제는 「환상수첩」에서는 '죽음'이라는 이분법적 단절로, 「무진기행」에서는 '떠남'이라는 미완적인 연속성의 논리를 보여준다. 여기서 연속적이라 함은 주체의 확립이 근대화에 대한 수용적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완이라 함은 그 떠남이라는 행위 자체가 일회성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입각한다. 그러나 '죽음'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실향'은 단순히 전근대의 죽음이 아니다. 근대/전근대의 간략한 단절만은 아니다. 이때의 '죽음'은 연속성에 대한 희구이며 소통에 대한 갈망이다. 그것은 주체가 창조를 예비하는 실정적인 존재성을 갖게 되는 그러한 죽음이다.

1960년대 한국사회는 국가적 차원에서 강력한 산업화가 이루어졌다. 그로 인한 급속한 경제성장은 도/농간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켰으며, '고향'이라는 공동체적 사회는 붕괴 일로에 처했다. '고향'을 떠나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경제구조의 하부에서 도시빈민층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그들은 '고향'이나 '도시' 모두에서 위화감을 느꼈다. 이러한 위화감은 고향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것은 생활 전반으로 침투해 오는 무차별적인 '도시화'로 인한 것이었으며, 거부할 수 없는 근대화의 격랑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김승옥 소설에서 주인공이 고향을 찾아가는 행위는 이러한 근대화에 대한 당대 지식인의 반성과 성찰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된다. 이것이 바로 김승옥 소설에서 고향을 찾아가는 여로형 서사구조가 지닌 본질적 특징이 된다. 여로형 서사구조에서 '귀향'과 '실향'은 1960년대가 직면해 있었던 폭력적 근대화의 효력과 실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귀향과 실향의 대상인 '고향'은 회상과 저주의 양가적인 대상으로 표현된다. 그것은 상황에 따라 모습을 바꾸고 의식을 반전시키고 부정형의 상념으로 기억된다. 김승옥이 그리고 있는 시대의식은 형식면에서나 내용면에서나 근대적인 것, 다시 말해 현대적으로 되는 것에 대한 낯설음과 두려움, 놀람과 경탄을 복합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