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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지

초록

일러두기

목차

제1장 서론 9

제1절 예비적 고찰: 푸코의 철학과 역사 9

제2절 연구의 의의와 진행 방향 16

제2장 에피스테메 20

제1절 푸코의 에피스테메 20

1. 비사유의 경험 20

2. 고고학의 삼분구도 23

3. 에피스테메의 의미: 역사적 아 프리오리 26

제2절 대문자-역사와 에피스테메 29

1. 대문자-역사의 위치 31

2. 에피스테메의 모호함 34

3. 고고학과 역사의 관계 36

제3장 인간 39

제1절 근본적 역사성 39

1. 역사성의 침투 39

2. '종속적 역사성'과 '근본적 역사성' 42

제2절 인간학의 주체 47

1. '실증적 유한성'과 '정초적 유한성' 47

2. 인간학과 주체의 탄생 50

3. 역사와 인간의 관계 53

제4장 역사 57

제1절 선험성의 초역사성 57

1. 비판철학과 인간학 57

2. 선험성의 초역사성 61

제2절 대문자-역사의 부동성 63

1. 기원적인 것의 요청 63

2. 부동하는 역사 66

제3절 역사의 의미 69

1. 고고학적 역사화의 의미 69

2. 푸코의 역사와 비판 70

제5장 결론: 고고학과 대문자-역사의 관계 76

참고 문헌 81

Abstract 84

초록보기

이 글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가 『말과 사물』 에서 진행하는 고고학적 역사화와 그 작업의 대상인 대문자-역사의 관계를 확인한다. 푸코에게서 인식론적 조건의 층위를 뜻하는 에피스테메가 한 시대에 단 하나인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고학과 근대 에피스테메의 예속 관계가 쟁점이 된다. 고고학이 비판하는 근대성에 고고학 자신도 속하는지에 대답하기 위해, 대문자-역사의 의미와 고고학적 역사화의 의미, 그리고 고고학과 근대성의 관계를 차례로 검토한다.

푸코가 행하는 고고학적 작업을 이 연구는 '대문자-역사의 역사화'로 요약한다. 푸코가 『말과 사물』 에서 전개하는 근대 지식 비판 논의는 푸코가 고고학을 통해 제시하고 실행하는 역사와 근대 철학의 주체 개념과 긴밀한 것으로 제시되는 역사 개념이 교차되는 지점이다. '대문자-역사'와 '역사적인 아 프리오리'를 구분하고, 양자의 접점에서 '대문자-역사라는 역사적 아 프리오리'라는 중첩적인 역사 개념을 구분함으로써 『말과 사물』 의 고고학에 관한 논의를 초월론적 측면의 논의에서 대문자-역사의 차원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대문자-역사'(Histoire)란 푸코가 『말과 사물』 에서 근대 유럽의 에피스테메로서 제시하는 개념으로, 유럽 지식의 아 프리오리를 이루는 인식론적 장이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인간이라는 특정한 인식 형식을 이루는데, 이때의 인간은 '근본적 역사성'에 의해 요청된 '정초적 유한성'을 뜻한다. 역사성과 인간 유한성의 관계 속에서 근대의 에피스테메가 형성되었고, 이렇게 구성된 인간은 역사적 인간이라는 점에서 대문자-역사적이었다. 근대의 지식은 바로 이 인간 개념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된다. '고고학적 역사화'(archeological historization)란 칸트에게서 제시된 초월론적 주체를 역사성과 인간 유한성이 관계 맺는 영역인 에피스테메로 전환함을 가리킨다. 푸코는 대문자-역사를 검토함으로써 고고학적 역사화를 실행한다. 그 결과, 칸트가 제시하는 선험성은 개념 내부적으로는 초역사적지만, 고고학적 역사화를 통해 개별적 경험들과는 다른 의미의 경험성을 포괄하는 층위로 전환되면서 역사적이게 된다.

이 고고학적 역사화는 근대에 근본적으로 주어진 역사성에 대응하는 두 가지 양상 사이에 놓여 있다. 고고학은 새로운 에피스테메를 주창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존의 시대인 근대에 속하지만, 기원으로의 회귀를 통해 완성과 진보를 꾀하는 (좁은 의미의) 대문자-역사와는 같지 않다. 오히려 푸코의 철학은 기원에 근거한 철학의 필연성을 고고학적 역사화를 통해 끊어내려는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기원을 파괴하려는 근대 지식의 계열에 속한다. 푸코는 고고학을 통해 겉으로는 서로 다른 이 두 갈래가 에피스테메의 층위에서는 역사성을 존재의 근본 코드로 하는 동일한 뿌리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푸코의 고고학은 대문자-역사와 같지 않다. 부동하고 초역사적인 대문자-역사와 거리를 두고, 푸코 말기의 '비판' 개념과도 연결되는 우연적이고 역사적인 고고학을 실행한다. 다만, 『말과 사물』 이후의 푸코 철학을 특징짓는 역사적 성격과 푸코가 근대의 존재의 근본 코드로 제시한 역사성과의 관계는 푸코의 논의를 확장적으로 검토함으로써 다시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