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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지

국문초록

목차

Ⅰ. 서론 12

1. 문제제기 12

2. 연구사 검토 19

3. 연구 방법론 및 연구 대상 26

1) 연구 방법론 26

2) 연구 대상 35

Ⅱ. 국가·지역·노동 서사의 다중 스케일과 지역적 삶의 양식 70

1. 유기체적 국토 내의 지방과 국가 영웅 서사의 접합 71

1) 유기체적 국토 재편과 생체 기관으로서의 지역 72

2) '대충무기지'의 국가 영웅 서사와 예정된 몰락 77

2. 거제의 발견과 재구성: 포로수용소에서 산업단지로 82

1) 공산 포로'의 흔적과 산업화라는 '혜택 83

2) '세계 최대'라는 스펙터클과 산업단지의 삶 93

3. '귀족 노동자'의 '몰락' 서사와 '존엄성'의 문제 100

1) '골리앗 전사'에서 '귀족 노동자'라는 서사 100

2) 경합하는 노동자의 언어와 '대등한 노동자'로서의 존엄성 104

Ⅲ. 국가적 서사와 식민화 서사, 주거단지적 삶의 서사의 젠더 지리 116

1. 산업 도시와 지역적 삶 사이의 낙차: '고향에 사는 실향민' 118

1) 할당된 노동의 성지: 황무지에서 산업도시로의 전환 119

2) 박탈된 지역의 존엄성: 지역적 삶의 위계화와 전도된 '노사 화합' 124

3) '진정한 지역의 동반자'와 지역 민심의 쟁탈전 132

2. 지역의 고립감과 '갇힘'의 경험: '이주민' 노동자 137

1) 문화적 불모지로서의 지역: 이주민 정서와 절망감 138

2) 지리적 단절과 고립의 실감: '거대한 공장'으로서의 '섬' 143

3) 전쟁 상태의 지역과 저항: '빨갱이'와 '산업 역군'의 낙차 150

3. 젠더 지리적 구조와 지역적 삶의 형성: '노동자 주거 단지'의 삶과 '지역 바깥의 삶'에 대한 동경 155

1) '이주민' 노동자의 '토착화'와 중공업 가족 만들기 156

2) 지역 바깥의 삶에 대한 '환상'과 '허영' 162

3) 노동자 주거단지의 삶과 '미래의 조선소 노동자' 167

Ⅳ. '중공업 가족 만들기'와 '쇠퇴의 지리'를 넘어서 171

1. '좋은 노동자'의 정동과 기업 가족 만들기 172

1) 가부장으로서의 '회장'과 자녀로서의 '노동자 가족' 174

2) '행복한 노동자'의 정동과 '희망'이라는 규범 180

3) '꿀맛나는 가정'과 기업 가족 만들기 187

2. '민주노조 가족 만들기'와 투쟁 현장의 가족 서사 193

1) '좋은 가장'으로서의 '좋은 노동자'와 중공업 가족 서사 194

2) '민주노조 가족 만들기' 내부의 성적 위계 199

Ⅴ. '몰락의 정동'을 넘는 지역적 삶의 존엄성 208

1. 산업의 쇠락과 지역·노동·가족의 몰락 서사 209

2. '희망'의 박탈과 '물량화'되는 지역·노동·가족 219

3. 지역에 대한 권리와 대체 불가능한 존엄 227

Ⅵ. 결론 237

참고문헌 242

부록 259

Abstract 264

표목차

표 1. 중공업 대공장 단지 및 공업 단지 배경 작품 38

표 2. 노동자 가족 및 노동자 가족의 주거를 다룬 작품 44

표 3. 노동 소설 및 수기 관련 잡지 50

표 4. 대우조선 노동조합 노보 57

표 5. 대우조선의 사보 및 사사(社史) 61

표 6. 87년 전후 대우조선 노동조합에서 발간한 유인물 65

표 7. 87년 전후 대우조선 사측에서 발간한 유인물 67

표 8. 87년 전후 거제 지역 주민들이 발간한 유인물 68

표 9. 지역 재편과 산업 할당의 국가 서사 참고자료 69

표 10.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따른 권역 별 기능 75

표 11. 1987년 대우조선 사원 아파트 노동자 주거 현황 158

표 12. 1972년에서 1981년의 민주노조 운동과 국가 주도 중공업 단지 건설 연표 201

표 13. 대우조선 노보 서지 및 소장처 261

표 14. 대우조선의 사보 1989~1994. 263

그림목차

그림 1. 「새 국토 풍물지」 지면 사진 89

그림 2. 『옥포노보』 제 8호 표지 1988.05.15 109

그림 3. 『옥포노보』 제 25호(1989.08.16.)에 실린 언론사 헤드라인 모음 130

그림 4. 『골리앗 상공에서 쓴 비밀일기』의 울산 미포만 지도 144

그림 5. 『희망90s』 89년 10월호와 90년 6월호의 표지 189

그림 6.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농성 중인 옥포조선소 1도크의 선박 231

그림 7. 거제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생산 중인 선박에서 농성 중인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들. 232

그림 8.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1도크 선박에서 용접된 1㎥ 철제 케이지 안에서 농성 중인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232

초록보기

 본 연구는 산업도시가 역사적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적 삶의 양식을 규명하는데 목적을 둔다. 1950년대에 '거제'라는 지역에는 '북한 피난민'과 '포로'들이 '수용'되고, 다시 1970년대에 국가에 의해 지역이 재편되어 산업이 할당되며 1980년대에 접어들어 지역이 산업과 완전히 착종된 구조로 변모하게 된다. 그리고 1990년 이후 중공업 가족 만들기가 이루어지고 2010년대 이후 산업의 쇠락과 함께 지역과 노동자 가족이 '몰락'하는 것으로 서사화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국가· 지역· 가족이 중첩되는 다중 스케일을 통해 분석한다. 이를 통하여 '산업 도시'가 형성되고 쇠락하는 과정에서 주체들의 이동과 이행을 지역 스케일을 통해 주목하고 '지역적 삶의 양식'을 규명하고자 한다.

특히 본 논문은 '조선소'라는 단일 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된 산업 도시인 '거제'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산업 도시'의 지역적 삶의 양식을 분석하기 위해 '산업화' 시기가 아닌 한국 전쟁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분석 범위로 설정한 것은 주체들의 이동과 이행을 역사적으로 살펴보기 위함이다. '거제'라는 지역은 일차적으로 국가에 의해 '이송'된 '북한 피난민'과 '포로'들이 지역의 새로운 '이주민'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지역의 '선주민'과 '이주민'은 갈등 관계에 놓이고, '북한 피난민'이나 '공산 포로'가 '준동'하는 '빨갱이'의 지역으로 표상된다. 이후 국가에 의한 '이주'의 과정에서 지역의 주체가 또 한 번 바뀌면서 지역 내부에서 새로운 갈등이 생겨나는 구도를 반복· 재생산하게 된다. 따라서 이처럼 지역의 역사적 원천을 기반으로 파악할 때 비로소 '산업화'와 '조선산업의 쇠락'에 따른 지역의 변화를 다층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 특히 지역의 선주민과 노동자가 대립하고 노동자가 '빨갱이'인 동시에 '귀족 노동자'로 표상되는 과정, 노동자의 '토착화'와 중공업 가족이 만들어지는 과정, 산업· 지역의 몰락과 '대체 가능한 노동력'이 되는 과정, 그리고 삶의 공간인 '지역'을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거점으로 삼는 과정은 지역의 주체 및 산업구조의 변화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87년을 전후로 하여 생산된 노동소설 외에도 국가정책 자료, 노보, 사보, 유인물 등을 '서사'로 접근하여 다루면서 지역이라는 시· 공간을 '다중스케일'적 방법론으로 분석하여 새로운 의미를 발굴해내고자 하였다. 또한 지역을 연구함에 있어서도 통계나 수치로 환원되지 않는 삶의 양식과 그 지역을 감각하게 되는 감수성의 문제 등을 문학을 통해서 고찰하고자 하였다.

II장에서는 국가 스케일에서 산업 단지를 구상하여 지역에 산업이 할당되던 1973부터 87년 전후를 중심으로 시간성과 지역이라는 공간이 겹쳐지며 생성되는 서사를 분석하였다. 국가가 지역에 산업을 할당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을 분할하고 중핵으로서의 수도권과 부속품으로서 지방이라는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유기체적 국가론에 의해 이루어 졌음을 논한다. 먼저 '대충무지역'에 할당된 '조선산업'이 '충무공' 이순신의 '구국'과 닿아 있다는 국가 영웅 만들기 서사로 이어지고 있음을 논하였다. 그렇게 거제지역에서 기존의 '공산 포로'의 흔적은 탈각되고 '산업 도시'로서의 역사가 시작되는 과정을 대공장을 중심으로 한 '스펙터클'서사, 즉 자본의 서사를 통해 분석하였다. 그 결과 산업 도시에 들어설 대공장이 '세계 최대'라는 것이 끝없이 강조되고, 이는 지역을 재탄생시키고 지역 주민들의 삶을 상향시켜주었다는 것으로 기록되고 있었음을 밝혔다.

III장에서는 지역이 '산업 도시'로 재편된 이후의 시기에 지역이라는 공간에서 경합하는 서사들을 살폈다. 지역에 조선소라는 대공장이 들어선 이후 '외지'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지역으로 이주해오게 되고, 조선소가 건설되기 이전부터 살아오던 지역 주민들은 이제 '선주민'의 자리로 밀려나게 되었다. 앞서 자본의 서사에서는 산업도시로의 변모가 지역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켜주었다고 기록한 것과 달리, 지역 주민들은 지역의 주권을 뺏기는 과정에서 존엄성을 박탈당하며 스스로를 '고향에 사는 실향민'으로 명명하게 된다. 국가와 자본은 이러한 박탈감을 전유하여, '노사화합'과 '산업평화'만이 지역의 생존을 도모할 수 있다는 서사를 만들지만, 노동자들은 이에 대항하여 노동자야말로 지역을 '삶의 터전'으로 하며 살아갈 '진정한 지역의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따라서 이처럼 산업 도시에서는 지역의 운명을 놓고 자본의 서사와 노동자의 서사가 경합하고 있었음을 논하였다.

IV장에서는 앞서 분석한 산업도시로 변모한 지역 구조를 토대로 90년대의 기업문화운동과 '중공업 가족'이 지역, 자본, 노동자 간의 다양한 길항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모델을 분석하였다. 지역의 구조적 토대 위에서 만들어지는 남성 생계부양자를 중심으로 하는 핵가족 모델로서의 중공업 가족은 이후 기업과 노조 간의 힘겨루기의 장이 된다. 특히 자본과 기업이 착종되어 분리 불가능한 형태를 갖추게 된 산업 도시에서 자본은 노동자들이 되도록 지역에 자리를 잡고 가정을 만들어 노동력을 재생산하고 안정적인 노동력을 공급받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자본은 기업의 '회장'을 가부장의 정점으로 하는 기업 중심의 가부장적 가족 만들기를 시도한다. 이러한 기업 가족 담론 속에서 '회장'은 아버지이고 '노동자'는 아들들로서 재현된다. 한편 노동자들은 '대공장'소속이라는 것에서 기업 가족과 유사한 '가족'으로 서로를 느끼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기업 가족 만들기에 배반당하거나 차별을 받으며 '기업 가족'의 본질에 대해 되묻게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자본과 노동조합 모두 '가족'을 정치의 영역으로 삼으며 포섭하고자 하였고 그 중심에는 대공장 남성 노동자를 중심으로 하는 핵가족 모델이 있었음을 분석하였다.

V장에서는 국가가 지역에 산업을 할당하던 당시에 이미 예견되어 있던 산업의 쇠락이 닥쳐오는 시점인 2000년대 이후의 지역을 다룬다. 언론에서는 '불야성'이 '유령도시'가 되었다고 보도하였고, 이를 통해 산업을 통해 부유하고 사치스러운 삶을 누리던 노동자 가족이 산업· 지역과 함께 몰락한다는 서사가 만들어지면서, 지역의 몰락을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책임으로 환원시키게 되었다. 그러나 '몰락의 정동'이 지역을 뒤덮은 이후, 오히려 지역에서 몫이 없는 자이자 대체 가능한 노동력이던 하청 노동자들은 '산업'이 아닌 '지역'을 거점으로 결속하여, 지역에서 '인간다운 삶'이라는 존엄성과 지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게 되는 것을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