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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마녀사냥’이 근대 초기 자본주의의 형성에 기여했다는 실비아 페데리치의 통찰과 면역성 및 면역체계에 관한 도나 해러웨이, 로베르토 에스포지토가 제안한 새로운 접근을 바탕으로 최근 소설에 나타난 여성의 표상을 ‘마녀, 광녀, 병원체’로서 범주화하여 연구한 논문이다. 여성이 마녀화, 광녀화, 질병화됨으로써 타자화된 양상을 현대성의 맥락에서 살피고, 팬데믹을 경험한 이후 출간된 한국 소설에서 나타나는 타자(화)의 문제와 동시에 기존 공동체의 개념이 교란되는 지점을 살피고자 했다.

최근 소설에 나타난 ‘여성성’에 대한 논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재)생산의 문제, 경제적인 계급화의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 이때 공동체로부터 배제되는 동시에 포함되는 여성-타자는 공동체의 내부이자 외부인 이중적인 성격을 띤다. 이들은 면역성 즉 임무니타스(immunitas)로서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임무니타스란 공동체에서 배제된 이들을 그 배제의 형태로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이서수의 「엉킨 소매」는 장소에서 비장소로 이행하는 몸을 주된 탐구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안보윤의 「어떤 진심」은 수동에서 능동으로 이행하는 마음과 그 내적 균열을 묘파한다. 구병모의 「있을 법한 모든 것」은 손에서 얼굴로 이행하는 노동을 가시화함으로써 도구화된 노동력에서 성적 대상화를 강요당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려보인다. 이 소설 속 여성 인물들은 스스로를 긍정하거나(연민) 비판(풍자)하기보다는 공동체의 경계, 그 사이에서 내파되고 분열하는 지점을 집요하게 가시화한다. 이 작품들이 보여주는 바, 여성의 개별적인 몸은 자기생성적이고 자기조율이라 믿어온 근대 공동체의 개념을 교란시킨다.

‘마녀, 광녀, 병원체’는 기존의 공동체가 여성을 타자화하는 세 가지 양상―악마화, 비정상화, 질병화―이다. 세 편의 소설 분석을 통해 확인한 바, 우리는 이러한 규범화를 넘어서는 지점에서 타자와 만나는 사유의 전환을 요청받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인식론적 전환이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적 감각을 상상하고 재발명하는 일이기도 하다.

권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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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목차
함형수 시 연구 = A study of Ham Hyung-su's poetry : focusing on works prior to emigrating to Manchuria : 만주 이주 이전의 작품을 중심으로 고봉준 p. 9-31

박노해 시의 변모와 항상(恒常) = Transformation and permanence in Park No-hae's poetry : focused on 'anti-capitalism' : ‘反자본주의’를 중심으로 최명국 p. 33-53

사진의 사(私/史)적 표상과 양식화된 반(反)문화성 = The historical/personal representation and stylized anti-culture of photography : focusing on Kim Yeon-soo's novels, 『If the waves are the work of the sea』, 『Whoever you are, no matter how lonely you are』 : 김연수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중심으로 권경미 p. 55-73

신자유주의적 SF와 포스트휴먼 시대의 노동 = Neoliberal science fiction and labor in the posthuman era 김경민 p. 75-102

마녀, 광녀 그리고 병원체로서의 여성 = Woman as witch, madwoman, and pathogen : focusing on short stories written by Lee Seo-Su, Ahn Bo-Yun, and Koo Byung-Mo : 이서수, 안보윤, 구병모의 단편 소설을 중심으로 양윤의 p. 103-129

『상도』 속 신(新)철학의 보수성 = The conservatism of 'new philosophy' in 『Sangdo』 : focusing on idolization patterns and the way female characters are presented : 개인 우상화 양상 및 여성 인물 제시 방식을 중심으로 염수민 p. 131-161

오정희 소설에 나타난 돌봄과 돌봄관계의 의미 = The meaning of care and caring relationship in Oh Jeong-hee's novel 정미진 p. 163-186

소지류 한문산문의 표현 기법과 글쓰기 전략 = Expression techniques and writing strategies of Chinese literature in petition : focusing on practical text collection 『Byunjungmoon』 : 실용문 용례집 『변정문(卞正文)』을 중심으로 김도형 p. 187-213

완판 방각본 <별월봉기> 연구 = A study on woodblock print Byeol-Wolbonggi published in Jeonju 전상욱 p. 215-243

<단군신화>를 활용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장소의 기호학적 분석 = Semiotic analysis of transmedia storytelling spaces using <Dangun Myth> : focusing on the 'TEMPLE OF UNGNYEO' cafe : 카페 <웅녀의 신전>을 중심으로 박성혜 p. 245-268

일제 시대 상업출판의 식민적 자생력 = Colonial self-reliance of commercial publishing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era : focusing on Samjungdang : 삼중당서점을 중심으로 문경연 p. 269-292

현행 문학 교과서를 통해 살펴본 <운영전> 교육의 현황과 과제 = The appearance and tasks of <Unyeong-jeon(雲英傳)> education discussed through the current literature textbook 정상원 p. 293-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