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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과 문학』에서 ‘파괴의 자연사’를 정식화한 제발트의 『토성의 고리』(1995)에는 이미 ‘재앙의 보편사’로서의 자연사의 이념이 자리하고 있다. 본 논문은 일인칭 서술자의 여행기인 『토성의 고리』에서 자연과 역사를 서로 교차/중첩시키는 ‘자연사적’ 서사방식의 몇 가지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제발트가 ‘자연사’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또 이를 어떻게 다루어 내고 있는지 밝혀보고자 한다. ‘토성의 고리’는 이 텍스트의 동심원적 서사구조를 드러내는 상징적 형상으로서 이 고리들은 자연사와 인간사가 서로 맞물리며 교환되는 원까지 확장될 수 있는 서사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1장에서 소개되는 17세기의 영국 의사 토머스 브라운의 견해들은 서술자의 자연사적 인식을 뒷받침하고 동시에 보충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청어의 수난사에 다름 아닌 ‘청어의 자연사’는 청어의 운명을 통해 홀로코스트를 지시하며, ‘양잠업의 기원과 확산’은 누에가 독일 전체주의의 전개와 갖는 연관성을 드러낸다. 이렇듯 제발트는 자연적 존재에 기입된, 혹은 흔적을 남긴 역사의 파편들을 전방위적으로 추적하면서 자연사적 서사방식을 구축한다. 제발트에게 자연사는 결국 인간사에 다름 아니다. 1장과 10장에 등장하는 비단조각이 소멸과 파괴를 모면한 환생의 흔적이자 인간과 자연에 대한 애도의 표현인 것처럼, 제발트에게 글쓰기는 쇠락과 쇠퇴, 몰락과 파괴라는 인간사와 자연사의 흐름을 중지시키는 유일한 작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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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의 오페라 개혁 구상 = Bertolt Brechts Erneuerung der traditionellen Oper unter Berücksichtigung von Anmerkungen zur Oper Aufstieg und Fall der Stadt Mahagonny : 새로운 오페라 실험을 위한 이론적 논의 오성균, 최윤 p. 7-27

길 잃은 서구 혁명 주체의 크로노토프 = Die Chronotopien eines Irrweges von einem abendländischen Revolutionssubjekt : Der heterotopische Chronotopos in Heiner Müllers "Der Auftrag" : 하이너 뮐러의 『과업』에 나타나는 헤테로토피아적 크로노토프 이준서 p. 29-47

다큐멘터리 연극과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교차점에서 = An der Kreuzungsstelle von dokumentarischem und postdramatischem Theater : Anhand des Theatertextes Kathrin Rögglas fake reports : 카트린 뢰글라의 연극텍스트 『가짜 보도』를 중심으로 이진숙 p. 49-78

테아 도른의 페미니즘 드라마 『마를레니』 = Thea Dorns feministisches Theaterstück Marleni : Eine Doppelbiogrphie der zwei deutschen Künstlerinnen des 20. Jahrhunderts : 20세기 두 독일 여성예술가의 이중전기 함수옥 p. 79-101

발달심리학적 동화해석모델을 적용한 동화 분석 = Die Analyse von Märchen der Brüder Grimm mit dem entwicklungspsychologischen Märchendeutungsmodell : 그림 형제의 동화를 중심으로 김정철 p. 105-125

프리드리히 슐레겔의 아리스토파네스 수용 = Die Aristophanes-Rezeption bei Friedrich Schlegel 김화임 p. 127-143

엄혹한 시대에 유대인, 여성 그리고 시인으로 살아남기 = Überleben als Jüdin, Frau und Dichterin in einem harten Zeitalter : Das Leben als Grenzgängerin und die Poesie von Mascha Kaléko : 마샤 칼레코의 경계인적 삶과 (시)문학 박정희 p. 145-164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타난 자본주의와 산업화 비판 = Kritik an Kapitalismus und Industrialisierung in Goethes Faust 신종락 p. 165-183

베차 카네티와 빈 레오폴트슈타트 = Veza Canetti und die Wiener Leopoldstadt 신현숙 p. 185-225

W.G. 제발트의 『토성의 고리』에 나타난 자연사적 서사방식 = Naturhistorische Erzählverfahren in den Ringen des Saturn von W.G. Sebald 이영기 p. 227-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