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국회도서관 홈으로 정보검색 소장정보 검색

초록보기

이 연구는 2010년대 대학 내 성폭력 사건을 직접 겪거나 목격한 대학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분석해 성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 내 기회구조의 내용을 탐구했다. 젠더화된 조직 논의와 화이트칼라 범죄 논의를 활용하여, 가해를 발생시키고 피해의 묵인 및 은폐를 낳는 조직 요소가 무엇인지를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도 관계와 방 문화, 교육·연구 활동의 사업화를 중심으로 대학 내 일상이 조직되면서 지위 권력이 강화되는 측면이다. 위계적 분업과 불균등한 자원 배분 구조 속에 지위 권력이 남용되면서 가해가 가능해졌다. 둘째, 화이트칼라 조직으로 폐쇄적 특성이 심화되면서 구성원 간 경쟁과 공동체성의 정동이 모두 높아졌다. 폐쇄적 내집단에서 피해자와 조력자는 문제제기 시 일이나 관계에서 배제되기 쉬웠고, 공적 업무와 사적 관계의 경계가 흐려지며 감정노동, 수발노동, 꾸밈노동을 요구받는 여학생의 성애화된 위치성이 구성되고 있었다. 셋째, 화이트칼라 범죄의 특성으로 전문직의 입지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저항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이다. 타인의 진로와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자본과 상징자본이 작동하면서 가해는 특정 장에 연루된 구성원에게 피해로 인지되지 않거나, 회피와 순응의 적응 양식을 유도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반성폭력 운동과 제도가 존재함에도 조직 내부에서 그 영향력이 상쇄되는 이유를 설명하며, 조직의 정의로운 변형의 필요성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