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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당대의 첨예한 디지털 문화를 ‘증발 시대 (물리적 문화의 종말)’로 규정하고 물질문화의 증발을 작인으로 탄생하는 새로운 예술 형식을 탐구한다. 본 연구의 배경이 되는 ‘증발 시대(the era of vaporization)’란 디지털 미디어의 선구적 전략가인 로버터 터섹(Robert Tercek)이 제안한 용어로서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물질적 조건들이 디지털의 비물리적 조건들에 의해 대체되고 사라져 버린 시대를 일컫는다. 데미안 허스트(Damian Hirst)의 NFT 아트 프로젝트인 <통화(The Currency)> 는 이러한 증발 예술의 한 전형을 이루는데, 이는 <통화>가 예술적 가치의 원천인 물리적 특정성과 감각적 경험을 악명 높은 작품의 소각식을 통해 기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빗 조슬릿(David Joselit)은<예술 이후(After Art)>(2013)에서 디지털 시대에 이르러 예술의 물신적 가치는 붕괴되었으며, 예술의 유효성은 이제 예술작품의 물리적 현존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미지의 “복제하고, 재매개하며, 파급시키는힘”에 의해, 혹은 이미지 정보의 크기와 속도에 비례하는 “통화적(currency)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고주장한 바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디지털 예술의 증발적 경향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디지털 시대에위협받는 예술의 존재론적 위상을 질베르 시몽동과 허욱의 기술/디지털 철학을 바탕으로 조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