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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보기

초서는 화자의 단성적 목소리를 줄이는 대신 작품의 의미를 다양하거나 모호하게 하여 독자 개인의 판단을 끌어내는 공통적인 효과를 그의 작품들에서 보여준다. 「의사의 이야기」 (The Physician’s Tale)는 『캔터베리 이야기』 속 작품들 가운데 분량이 가장 짧을뿐더러 작품의 의미 또한 일견 단순하고 명료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여겨져 왔다. 「의사의 이야기」에는 또한 이야기 외적인 요소나 인용문들이 그다지 많이 추가되어 있지도 않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초서는 의사가 하는 이야기의 의미, 등장인물, 그리고 등장인물의 행동을 화자가 말하는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게 만든다. 즉 초서는 의사가 하는 이야기 여러 부분에서 하나의 의미나 가치보다는 의미의 다양성과 모호성을 내포시켜 독자의 지적인 판단을 요구하곤 한다. 특히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비르지니아(Virginia)의 죽음, 비르지니우스(Virginius)의 행동과 태도, 이야기 외부 인물인 여관주인과 화자인 의사의 목소리와 태도에서 여타 초서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하나의 통일된 해석이나 의미 부여가 불가능하다. 해석의 다의성이나 모호성 측면에서 『캔터베리 이야기』 속 다른 이야기에서 내러티브 효과와 작품 속에서 초서가 기대하는 효과는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