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국회도서관 홈으로 정보검색 소장정보 검색

초록보기

20세기 후반까지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거친 모잠비크는 기존의 토착 문화와 포르투갈 로부터 유입된 서구 문화의 혼재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사회이다. 모잠비크의 첫 여성 소설가 파울리나 시지아느의 데뷔작『바람에 실린 사랑의 발라드』의 성장 서사는 모잠비크 사회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세계관의 특성과 여성 인물의 성장 과정에 집중한다. 주인공이 겪 게 되는 내외재적 갈등과 그에 따른 인식의 변화 양상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성장 소설적 특징을 지닌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주로 단계적·점진적으로 공동체와의 조화를 통해 직선적인 발전의 서사를 경험하게 되는 남성 성장 소설의 주인공들과 달리, 시지 아느 작품의 주인공은 전통과 서구라는 양가적 사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공동체로부터 추방되어 타자화되는 하위 주체의 성격을 지닌다. 작품 속에서 통과의례처럼 거치게 되는 세 계는 줄곧 주인공의 성장을 지연시키거나 오히려 성장을 거부하는 반(反)성장의 플롯을 형성 하고, 이를 통해 주인공은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는 독립적 주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양가적 사회상 사이의 이원적 대립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지하는 탈식민적 맥락에서 독해해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가부장제와 식민주의라는 다중의 억압을 견디는 여 성 주체의 성장이라는 점에서 유럽 여성 성장 소설 속 주인공들과는 또 다른 하위 주체의 정체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아울러 주인공의 발화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아프리카의 전통 구술성에 기반한 서사 기법은 하위 주체로 하여금 이른바 ‘대상화된 객체’에서 ‘말하는 주체’ 로 거듭나도록 하는 연행의 장(場)을 마련해준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성장 소설적 특징을 바탕으로, 모잠비크라는 국가적 테두리 안에 혼재하는 양가적 세계 속에서 내적 성장과 외부 세계와의 조율을 이루어나가는 여성 주체의 성장 양상을 고찰함과 동시에, 유럽 전통 여성 성장 소설과는 차별화되는 하위 주체적 서사 기법의 특징으로 구술성이 갖는 함의에 대해 살 펴보고자 한다.

권호기사

권호기사 목록 테이블로 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기사목차 순으로 되어있습니다.
기사명 저자명 페이지 원문 목차
파울리나 시지아느의 성장 소설에 나타난 탈식민적 여성 주체 = The postcolonial female subject in Paulina Chiziane’s bildungsroman 임소라, 배혜지 p. 5-30
1950~60년대와 ‘명동시절’의 기억 = Memories of the 1950s-60s and the ‘Myeong-dong era’ : a study of the unofficial literary history based on oral records : 구술채록 기반 문예이면사 연구 김지윤 p. 31-64
동정심, 분별력과 시적 기교 = Pity, judgement and poetic arts : Dante’s Francesca and Chaucer’s Dido : 「지옥편」<5곡>의 프란체스카와 『명예의 전당』과 『착한 여인열전』의 디도를 중심으로 최지연 p. 65-88
한국계 미국 작가의 디아스포라 문학의 번역 = Translation of the diaspora literature of Korean-American writers : Chang-rae Lee’s native speaker and Min Jin Lee’s Pachinko : 이창래의 Native Speaker 와 이민진의 Pachinko를 중심으로 이형진 p. 89-117
언어에 저항하는 언어 = Language in resistance to language : a review of Blanchot’s ‘Writing of the Chaos’ : 블랑쇼의 ‘카오스의 글쓰기’에 관한 소고 송태미 p. 119-134
미국 화인 디아스포라 시의 기원 양상과 인식 연구 = A study on the origins and perceptions in Chinese American diaspora poetry 박남용 p. 135-158
세기의 전환기 영국 가정 문제극에 나타난 ‘과거가 있는 여자’ 주제의 현대성과 한계 = The modernity and limitations of the ‘woman with a past’ theme in turn-of-the-century British domestic problem plays 박정만 p. 159-182
P. 키냐르의 『세상의 모든 아침』 속에 나타난 환대의 문제 재고 = Reconsidering the problem of hospitality in P. Quignard’s Tous les Matins du Monde 박찬빈, 박치완 p. 183-209
미셸 투르니에와 창세기 다시쓰기 = The rewriting of genesis in the work of Michel Tournier : focusing on the tale “La famille Adam” : 「아담가(家)」를 중심으로 권서원 p. 211-235
현대 투르크메니스탄 영화 연구 = A study on the contemporary Turkmenistan cinema : focusing on the film Red Kurte, directed by Sakhysalykh Bayramov : 사흐이살르이흐 바이라모프 감독의 영화 <크줄 크루테>를 중심으로 홍상우 p. 237-255
베케트의 연극미학과 정체성 탐색 = Beckett’s theatrical aesthetics and the exploration of identity : the case of Waiting for Godot : 『고도를 기다리며』의 경우 이영석 p. 257-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