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불교의 현장과 불교학 담론의 한쪽에 강하게 자리한 ‘순수한 불교(Purist Buddhism)’ 혹은 ‘이상화된 불교(Idealized Buddhism)’에 대한 환상과 욕망에 담긴 심층심리를 비평적으로 분석하고 그 근저에 내재한 논리적 모순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를위한 방법적 도구로 밀란 쿤데라의 키치(kitsch) 비판과 슬라보예 지젝의 이데올로기(Ideology) 비판 이론을 사용할 것이다. 쿤데라의 키치론은 순수성에 대한 강박적 욕망이지닌 모순과 아이러니를 선명하게 드러내 주는데, 이는 순수불교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도구가 된다. 지젝은 적대성을 없애고자 하는 전체주의적 유혹이 이데올로기의 본질이라고 말하는데, 지젝의 이러한 통찰은 순수한 원형에 대한 종교적 집착인 순수불교의 환상성과 그것의 도달 불가능성을 명확히 지적한다. 이를 통해 순수불교에 대한 열망은 이상과 절대성에 대한 키치적 욕망이며 도달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적 환상임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쿤데라와 지젝은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최선의 세계(불교)는 모든 부정성의 제거를 통해서가 아니라 모순과 혼종의 세계(불교) 그 자체를 수용할 때 비로소 도달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들의 이러한 결론은 불교의 중도적 관점과 정확히 합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