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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팬데믹, 기후 위기, 전쟁 등 복합 재난이 상수화된 동시대에 ‘한국문학’을 다시 묻는 작업으로서, 포스트휴먼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2020년대 한국시의 문학적 재현의 전환을 규명한다. 연구는 재현을 ‘대신 말함’의 문제에서 관계와 감각의 배치로 이동시키고, 자율적 개인 중심의 주체를 감응과 연루의 매듭으로 재정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론적으로는 브라이도티의 관계적 주체, 행성적 조건, 합병 없는 연결을 토대로 독해 규범을 마련하였다. 방법론은 나희덕, 김혜순의 근작에 대한 정밀 근독으로 시 언어를 분석하여 윤리적 효과를 추적한다.
분석 결과 나희덕의 시는 경청과 돌봄의 리듬을 통해 자연/인간, 산 자/죽은 자의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며 공동 생존의 감각을 언어화한다. 시적 주체는 대리 발화자가 아니라 얽힘을 조율하는 관계적 행위자로 작동하고, 독자는 관람자가 아니라 응답 가능한 청자로 소환된다. 김혜순의 시는 상호 연루의 상상력을 통해 비인간 연대를 전면화하며, 언어를 잔해를 엮어 감응을 발생시키는 배치의 기술로 운용한다. 말미잘, 바닥, 거울 등으로 표상되는 비인간들의 목록은 우리를 하강의 자원과 접속하는 배치의 기술을 보여 준다.
두 시인의 시학은 서로 다른 미학을 통해 ‘함께 살기’의 윤리에 수렴한다. 이에 따라 시의 언어는 세계를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세계 만들기의 장치로, 주체는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구성되는 존재로 재위치된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은 미학의 규범을 ‘대표’에서 ‘재배치’로 이동할 것을 제안하며, 행성적 차원에서 ‘부식토의 윤리’를 한국시의 새로운 윤리로 제시한다. 이는 ‘한국문학’을 국민, 언어, 장르의 경계를 넘어 행성적 조건 속에서 재정의해야 함을 시사한다.*표시는 필수 입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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