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사
1960-70년대 발전주의와 페미니즘의 교차 : '여성 인적 자원 개발' 담론과 '여성의 인간화' 담론을 중심으로 = At the intersection of developmentalism and feminism, 1960s-70s : discourses of female human capital development and women's humanization
본고는 근대화와 경제개발 이후 여성의 일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에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났다고 보고, 이와 같은 변화가 어떠한 사회정치적 맥락 및 사회경제적 맥락에 의해 가능했던 것인지, 1960-70년대 여성의 일에 대한 담론을 통해 살펴보았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일에 대한 인식 변화는 1960년대 후반 이래 1970년대에 걸쳐 UN의 주도 하에 ‘여성의 능력 개발’ 및 ‘여성의 사회 참여’가 한 국가의 근대성 및 발전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보편적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는 상황 속에서 한국 사회의 지식인들이 이에 동조하며 근대화를 도모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이를 주도한 것은 박정희 정권에 의해 진행된 근대화 프로젝트의 민족주의적 취지 및 그 전제가 되는 발전주의에 공명하고 있던 여성 지식인들로서, 이들은 대체로 여성단체협의회 및 크리스챤 아카데미에 속하는 반공주의적·자유주의적 성향의 지식인들이었다. 이들은 1960년대 후반 이래 한 국가의 근대성 및 발전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여성의 능력 개발’로 바뀌는 것을 목도하면서, 1960년대 후반 ‘여성 인적 자원 개발’ 담론을 개발했다. 또한 1975년 ‘세계 여성의 해’가 제정되는 등 1970년대 중반 이래 ‘여성의 사회 참여’가 한 국가의 근대성 및 발전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을 목도하면서 ‘여성의 인간화’ 담론을 개발했다. 민족주의적 차원에서 주장되었든, 보편적 인권 실현의 차원에서 주장되었든, 여성의 일이 기존의 부정적 낙인을 벗고 정당성을 획득하는 과정은 한국 사회가 자본주의적 산업화의 과정 속에서 근대성을 구현해나가는 한 방식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