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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6세기 조선의 도학자 두곡(杜谷) 고응척(高應陟, 1531~1605)이 임진왜란 중에 편찬한 「안자서(顏子書)」의 편찬 배경과 구성, 그리고 그 이면에 담긴 편찬 의도와 의의를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기존의 두곡 연구가 주로 시가 문학이나 대학장구 개정 등 운문과 경학 분야에 편중되었던 것에서 나아가, 아직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은 「안자서」를 분석함으로써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고자 하였다.
두곡은 전란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안동에 은거하며, 사성(四聖) 중 유일하게 저서가 없는 안회(顏回)를 위해 흩어진 기록을 집대성하여 「안자서」를 편찬하였다. 본고의 연구 결과,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의의를 지닌다.
첫째, 문헌의 집대성을 통한 「오자서(五子書)」 체제의 정립 시도이다. 두곡은 명나라 반부(潘府)의 공자통기(孔子通紀)의 문제의식을 수용하여 「안자서」를 내편의 언행과 외편의 영탄으로 체계화하였고, 더 나아가 안회를 유교 도통의 핵심 전승자로서 사자서(四子書)에 견줄 만한 위상으로 확립하고자 하였다.
둘째, 안회의 위상과 학문 정립이다. 안회의 자질과 행실을 체계화하고 송대 성리학자들의 주석을 통해 안회의 아성(亞聖)적 위상과 학문을 정립하였다. 특히 맹자의 사공(事功)보다 안회의 학덕(學德)을 우위에 둠으로써 안회의 순수한 학문을 강조하였고 이로써 자신의 만학(晩學) 지향을 드러내었다.
셋째, 안회에 대한 숭상을 통한 전란기 내면 의식의 표출이다. 두곡은 안빈낙도하는 안회의 모습을 숭상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의 처지를 투영하여,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켜야 할 내면의 견고함과 도학적 가치를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안자서」는 단순한 찬집(撰集)을 넘어, 16세기 조선 지식인의 오성(五聖) 고찰과 전란기 속 도학자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헌이라 할 수 있다.*표시는 필수 입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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