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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최한기(崔漢綺, 1803~1877)의 『강관론(講官論)』을 통해 19세기 조선의 경연(經筵) 담론이 덕의 우상화에서 절차와 수행의 합리화로의 이행 과정을 규명한다. 기존 연구가 덕성론적 교화와 유교적 이상 정치의 내용 차원에주목해 온 데 비해, 본 논문은 근대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한 제도적·절차적 형식, 곧 근대성을 사회적 소통과 질서를 조율·운영하는 형식으로 파악하는 관점에서 접근하였다.
『강관론』은 형식적으로는 기존 경연 고사 편찬 전통과의 연속성을 지니면서도 경연 고사를 윤리적 예증으로 배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를 제왕학, 강관, 강의의 절차와 방식(講儀), 강연 운영의 규칙과 기준(講規)이라는 네 범주로 재분류함으로써 경연을 하나의 제도적·운영적 정치 교육 장치로 재구성한다. 이과정에서 최한기는 정심(正心)·성의(誠意)·인(仁) 등 전통 덕목의 언어를 ‘등용– 취사–적용’이라는 정무 수행의 언어로 전환하며, 강관을 군주의 도덕을 말하는 설교자에서 시무(時務)를 변별하고 정책 적용을 설계하는 공동 책임자로 재정의하였다.
아울러 『강관론』이 제도 내부의 참여자가 아닌 제도 밖 지식인의 시선에서집필되었다는 점에 주목하여 외부 발화가 지식 권위의 기반을 변화시키는 양상을 검토하였다. 최한기는 관직과 품계에 기댄 전통적 지식 권위 대신 공적 절차를 설계·운영하고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수행 능력과 절차적 정합성을 새로운권위의 근거로 제시하였다. 또한 한 명의 현명한 신하의 간언을 중시하던 전통적 경연 인식과 달리 다수의 신하들의 의견을 수렴·비판하는 과정을 군주의 식견을 확장하는 핵심 장치로 보았다. 이는 성군 담론이 전제해 온 덕성 중심·위임 중심의 정치관을 절차와 형식의 합리화를 통해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이해할수 있다.
본 논문은 『강관론』을 통해 19세기 조선 유교 정치제도의 내부에서 ‘형식’이근대성의 구성 원리로 작동한 한 계기를 포착하고 동아시아 근대성 논의에서내용 중심 접근을 보완하는 구체적 사례로 제시하였다.*표시는 필수 입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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