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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최규석의 그래픽 노블(웹툰) 『100℃』의 실제 번역에 참여한 연구자가 번역의 전 과정에서 경험한 해석, 판단, 협업의 층위를 분석함으로써 기존의 번역 연구가 포착하기 어려웠던 번역 행위의 내적 역학을 실천적 관점에서 해명하고자 한다. 『100℃』는 언어, 이미지, 색채, 패널 등 다중기호 체계가 동시에 작동하는 멀티모달 텍스트이자 1987년 6월민주화운동의 기억과 반공 이데올로기를 교차적으로 호출하는 트라우마 서사로서 복합적인 번역전략을 요구한다. 이에 본 연구는 번역가의 위치성을 주요한 연구과제로 삼아 번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석 및 윤리적 판단의 문제를 경험적 차원에서 분석하는 ‘실천 기반 번역 연구’의 방법적 틀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멀티모달 텍스트의 번역과 트라우마 서사의 전이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다학제적 관점을 바탕으로, 『100℃』의 번역 과정에서 언어, 이미지, 역사, 정서적 맥락이 어떻게 조율되었는가를 면밀하게 탐구한다. 번역팀은 N. Sousanis의 ‘탈평면화(Unflattening)’ 개념을 번역전략의 이론적 기반으로 설정하고, 원문을 타문화의 언어(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보완하기보다 그 차이를 의미 생산의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에 반복, 침묵, 단절 등 트라우마의 형식적 지표를 가능한 한 보존하는 것을 핵심 원칙으로 삼아, 타문화 독자가 원문이 지닌 이질성(외래성)과 정서적 균열을 직접 마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접근은 본 번역 프로젝트를 윤리적·인문학적 실천으로 의미화하였으며, 번역가로서의 윤리적 태도를 정립하는 데 핵심적인 토대가 되었다.
나아가 본 연구는 번역자-연구자가 원문과 번역문, 그리고 번역 행위 자체를 분석 대상으로 삼은 드문 사례로서 트라우마 인식 기반의 번역, 형식 감응 기반의 번역, 윤리 기반의 번역을 하나의 통합적 번역 모델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를 지닌다. 특히 연구자는 번역 행위를 기계적인 언어 전환을 넘어 역사적 증언, 정서적 감응을 조율하는 문화적 중개로 재정립함으로써 인간 번역가가 수행하는 해석, 판단,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처럼 본 연구는 향후 멀티모달 서사, 트라우마 텍스트, 문화 간 번역 윤리를 탐구하는 후속연구가 참고할 수 있는 실천적 모델을 제시하며, 번역학의 방법론을 실천 중심의 분석과 다층적인 해석의 층위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표시는 필수 입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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