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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사카구치 안고(坂口安吾)의 천황(제) 관련 담론에 있어서평론 및 에세이 등의 여타 장르에 비해 충분히 주목받지 못한 소설에 초점을맞춰, 천황(제)에 대한 표현이 변용되어 간 양상을 규명하고자 한 시도이다.

이에 안고의 대표적인 천황(제)소설에 해당되는「도경」(「道鏡」, 1947), 「요나가히메와 미미오」(「夜長姫と耳男」, 1952),「호쿠로 천황」(「保 久呂天皇」, 1954)이라는 세 작품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순차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천황(제)라는 아포리아에 맞선 안고의 문학적 접근 방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용되어갔는지를 ‘천황(제)소설’의 맥락에서 밝혀내고자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먼저「도경」을, 천황과 천황제의 분리 및 천황의 인간화등을 주장한 안고의 합리적인 ‘부정’에 기반한 천황(제)론이 가장 직접적 으로 구현된 문학적 ‘실천’으로 분석한다. 이어서, 이러한 합리적 ‘부정’의입장에서 벗어나 천황(제)의 문제를 비합리적이고 종교적인 “신의 문제”로파악하려는 전향이 나타나는 작품으로서「요나가히메와 미미오」를 논한다.

나아가 ‘파르스’라는 형식을 통해 천황(제)에 대한 일본인의 토착적, 심리적구조에 접근하려 한「호쿠로 천황」의 이질적 측면을 고찰함으로써, 기존의논리를 넘어서 천황(제)을 둘러싼 신의 문제를 보다 심층적인 차원에서 사유하고자 한 안고의 전환을 읽어낸다.

이와 같은 비교 분석을 통해, 안고의 천황(제)소설에 나타나는 비논리성및 “신의 문제”로의 회귀는 단순한 퇴행이 아니라, ‘구경꾼’으로서의 이성적비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내부의 천황제’라는 근본적인 아포리아에맞서기 위해,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감행한 필연적인 ‘고투’이자 문학적변용이었음을 논증한다. 결론적으로 안고의 천황(제)론이 단순히 정치적, 제도적 비판에 머무르지 않고, 소설이라는 매체를 통해 전후 일본인 내부에잔존하는 천황제의 무의식적 구조와 그 종교적 심층을 파헤치고자 한 시도를밝혀냄으로써, 안고 문학에 있어 소설이라는 장르가 갖는 표현적 전략성과, 전후문학에 있어서의 천황(제) 표현사에서 안고의 소설이 가지는 의의를새롭게 조명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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