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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자기의 반생을 기록한 일기문학에는 자의식이 필연적으로 반영되어 문학성을 논할 때 중요한 지표로 거론된다. 헤이안 시대 여류 일기를 문학의 범주에 넣게 된 것도 한문일기와는 다르게 자기만의 진실을 표현하려고 하는 자아의 존재 때문이었다.
『사누키노스케일기』는 이제까지 여방일기와 같은 공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해서 작가인 나가코의 자의식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고에서는 자칭표현인 ‘나(われ)’의 용례를 중심으로 『사누키노스케일기』에 나타난 나가코의 자의식에 대해 고찰하여 일기문학의 형성 과정과 창작성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우선 나가코는 호리카와 천황과 가장 친밀한 존재인 유모와의 동일화 과정을 통해서 같은 서열의 여방들과 자신을 구별하기 시작한다. 천황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간병에 힘쓰는 자신이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스스로 의식한다. 그리고 모든 정성을 쏟은 간병의 보람도 없이 천황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는 비탄에 빠져 통곡하는 유모들을 보면서 울지도 못하고 종이로 얼굴을 가린 채 움직일 수 없는 자신에 대해 사유한다. 유모들에게서도 격리된 자아를 발견하고 깊은 고독감에 휩싸인다.
호리카와 천황 사후에 모든 의욕을 잃고 세상을 등진 채 사가에서 홀로 지내던 나가코에게 도바 천황에게 출사하라는 시라카와인의 명령이 떨어지고 나가코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깊은 고민에 빠진다. 천황 2대에 걸쳐 출사해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며 나가코는 내키지 않는 궁중 생활을 시작한다.
그런 나가코의 내면에는 궁중에서 일하는 자로서의 공적인 자아와 개인으로서의 사적인 자아가 대립하게 된다. 두 자아 사이에서의 갈등은 궁중 생활 속에서 더욱 깊어지며 호리카와 천황을 그리워하는 사적인 자아는 점점 커져만 간다. 결국 나가코의 사적인 자아의 각성은 과거 속 호리카와 천황과의 추억을 일기로 쓰는 원동력이 되었고 그렇게 나가코의 자의식에 의해 탄생한 『사누키노스케 일기』는 여류 일기 문학의 흐름 속에서 후대 일기문학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작품이 되었다.*표시는 필수 입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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