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목적은 요한복음에 나타나는 ἑορτή의 함의와 기능을 필론(Philo of Alexandria)의 ἑορτή 개념, 특히 ‘모든 날’(ἡμέρα πᾶσα) 절기 개념을 참조하여 문헌 비평하고, 사상사 관점에서 논하는 것이다. ‘축제’ 내지 ‘절기’를 뜻하는 ἑορτή는 요한복음에서 이례적으로 밀도 높게 나타난다(17회). 공관복음이 ἑορτή라고 소개하는 절기는 한번의 유월절뿐이지만, 요한복음에는 적어도 세 번의 유월절과 한 번의 초막절과 한번의 불특정 절기(5:1)를 ἑορτή라고 한다. 이 외에도 요한복음은 한 번의 봉헌절(요10:22), 네 번의 안식일(5:10, 16, 18; 7:22, 23; 9:14, 16; 19:31), 가나 혼인 잔치(2:1-11), 베다니에서의 만찬(12:1-2), 제자들과의 만찬(13:2-3) 및 조찬(21:12)을 추가하여, 예수의 공생애 전체를 축제와 절기, 잔치로 가득 채운다. 왜 그럴까? 흥미롭게도, 요한복음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같은 코이네 그리스어로 기록한 필론의 현존 작품들은 ἑορτή를무려 110회 사용하고, 요한복음의 모든 절기를 철학 언어로 재해석하므로 요한복음절기 이해에 희귀하고도 결정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그러함에도 요한복음의 절기에관한 선행 연구는 보겐(Peder Borgen, 1965)을 제외하고 필론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었으므로, 이 논문은 보겐 이후로 멈춘 논의를 재개하기를 시도한다. 이를 위해 그리스고전기 이전의 호메로스, 고전기의 플라톤, 제국 시대의 플루타르코스와 에픽테토스, 그리고 유대 70인역이 ἑορτή를 어떤 의미로 사용하는지 간략히 문헌 분석하고, 이어서 필론과 요한복음에서 ἑορτή의 함의와 기능을 차례로 논하겠다. 요한복음의 각 절기에관한 상세한 분석이나, 실제로 요한복음이 필론을 활용했는지를 결정하는 일은 이 논문의 범위를 벗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