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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내러티브의 대립과 ‘차연(差延)’으로서 영화 체험 : 박찬욱 영화 <아가씨>(2016), <헤어질 결심>(2022)을 중심으로 = The confrontation between the drama and the narrative and the movie experience as the 'différance' : with a focus on Park Chan-wook's films "The Handmaiden" (2016) and "Decision to Leave" (2022)
박찬욱 영화의 가장 중요한 테마는 드라마와 내러티브 사이의 대립이다. 많은 사람이 이 사실을 간과했다. 박찬욱은 <아가씨>와 <헤어질 결심>에서 이 테마를 더 명징하게 드러내고자 했다. <아가씨>의 드라마는 서로 속고 속이는 사기극의 중첩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드라마는 진정한 사랑 따위는 없다는 세간의 통설을 반복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전혀 다른 주제로 관객을 이끈다. 박찬욱은 관음증에 익숙해진 남성들의 성애적인 사랑과는 다른 사랑이 있음을 히데코와 숙희의 대화를 통해 강조한다. 그들의 동성애는 가부장적 남성중심주의와 제국주의적 욕망에서 탈주하는 방법론으로서의 의의가 있다. <헤어질 결심>의 드라마는 이해할 수 없는 여자와의 대결이라는 양상을 띠는 추리물로 되어 있다. 형사는 한 번은 이 여자가 꾸며낸 이야기를 의심 없이 따라갔다가 뒤통수를 맞고, 다른 한 번은 이 여자의 알리바이를 부단히 의심하면서 사건의 해결에 다가서지만, 여자의 자살이라는 나쁜 결말에 이른다. 형사는 사태를 똑바로 보려는 사람이지만, 그 시선은 관음증적인 시선과 구분되지 않고 그 시력은 불완전한 투시력임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시차가 있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우리를 이끈다. 드라마에서 거짓이었던 자살의 코드는 내러티브에서 비극적인 결말에 대한 복선으로 회수된다. 그리고 내러티브를 통해서 해준은 자기가 서래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된다. 두 영화 모두에서 박찬욱은 보는 것으로서의 영화를 상대화하면서 드라마와 내러티브의 대립을 부각한다. 그의 영화는 드라마와 내러티브, 두 층위에서 서로 반대되는 주제를 내포한다. 두 주제는 절충하거나 종합할 수 없다. 차연이 발생한다. 박찬욱은 이 아이러니한 대립 사이에서 관객이 영화에 대해 숙고하기를 요청한다. 영화 체험이란 드라마를 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드라마와 내러티브 사이의 아이러니한 대립을 숙고하는 것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