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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추사 김정희의 「백파망증15조(白坡妄證十五條)」에서 백파 긍선에게 가한 신랄한 선리 비판의 의미를 재고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본 연구를 위해서는 두 인물 간의 불교관 차이를 비교 분석하고, 조선후기 사상계에 깊게 천착했던 유불의 교리적 긴장 관계를 고찰하는 것은 필수이다. 이에 추사와 백파 간 선리 논쟁의 발단이 된 백파의 『선문수경』과 이를 비판한 초의의 『선문사변만어』를 개괄적으로 검토한 후 「백파망증15조」에 드러난 추사의 선관을 고찰할 것이다. 본고는 연구사 검토를 위해 이종익의 「證答白坡書를 통해 본 김추사의 불교관」, 금장태의 「김정희의 불교인식과 선학논변」, 김용태의 『조선 불교사상사』등의 선행연구를 참조하였다.
연구를 진행한 결과, 백파에 대한 추사의 선리 비판은 단순히 종교 간 대립이나 개인적 차원을 넘어 조선후기 사상사에서 전개된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갈등 구조를 보여주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사는 성리학의 이론적 체계에 입각하여 선리의교학적 기반과 수행론을 비판하였으며, 특히 백파의 선학 이해와 실참(實參) 방법론을 직접적인 비판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대해 백파는 체험적 깨달음과 직관적 수증(修證)의 우위성을 내세우며, 추사의 경전 해석학에 치중한 성리학적 선리(禪理) 접근법에 대해 선문 본래의 실수행론적 관점에서 반박하였다. 이 같은 사상적 대립에도 불구하고, 추사는 백파 타계 후 <화엄종주백파대율사대기대용지비(華嚴宗主白坡大律師大機大用之碑)>를 통해 그를 율학의 대가로 추숭하며 학자적 경의를 표했다. 결론적으로 논자는 백파의 실참론적 선리 해석과 추사의 이론 비판적 접근법 간의 변증법적 대립 구조를 「백파망증15조」에서 확인하였으며, 이러한 조선후기 선리 논쟁의 양상이 현대의 갈등 해소를 위한 사상적 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표시는 필수 입력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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