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 문학, 특히 소설이 5・18 당시 일종의 자결을 택한 윤상원 등의 시민군들에 대해 애도의 의무가 있다는 사실의 확인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를 자크 데리다의 어법을 따라 ‘인질됨’으로 명명한다. 본론에서는 5・18의 인질로서 ‘5월 소설’의 전개 과정을 간략히 살핀다. 오월 소설은 애초의 실어증 상태로부터 점차 벗어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 과정에서 ‘정치와 문학간 반목의 규칙’이라 부를 만한 어떤 리듬이 발견됨을 논증한다. 그러나 한강의 소년이 온다(2014년)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인구에 회자될 만한 ‘오월 소설’이 한정현의 「쿄코와 코지」 외에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그 원인을 아비샤이 마갈릿의 개념을 차용해 세월이 흐름에 따라 ‘짙은 기억’이 ‘옅은 기억’으로 이행해 가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그와 같은 현상을 바람직하지 않다기보다는 필연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짙은 5・18’과 ‘얕은 5・18’의 공존과 분업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