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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치유적 실천을 통해 짚어보는 4·3 트라우마의 특성과 치유의 조건 = The character of the 4·3 trauma and conditions for healing, examined through local healing practices in Jeju
본 연구는 한국의 국가폭력 트라우마 연구의 계보 안에서 4・3 트라우마의 특성과 그 치유의 조건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4.3 이후 살아남은 희생자와 유족이 수행해온 치유적 실천의 계보를 짚어보고 이들이 생각한 중요한 치유의 조건들이 무엇이었는지를 분석한다. 이러한 방법론은 ‘국가폭력’ 또는 ‘트라우마’라는 보편화된 개념을 적용할 때 환원되기 쉬운 4.3 트라우마의 지역적・사건적 특수성을 포착하는데 유용하다. 또한 4・3 희생자를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피해자가 아니라 그 고통을 견뎌내고자 노력한 능동적인 행위자로 보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급속하게 의료화・제도화되는 트라우마 치유의 장을 다르게 설정할 가능성을 타진해보고자 한다. 본문 첫 장에서는 국가폭력 트라우마에 대한 선행 연구의 의미를 검토하고 4・3 트라우마의 특수성을 구체화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할 것이다. 두 번째 장에서는 제주의 치유적 실천을 ‘제주굿’과 ‘마을공동체 회복’, 그리고 ‘공개 증언’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조명해본다. 이 실천들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 시대적 맥락과 조응하면서 의례나 제도로 흡수되었으며 현재까지 수행되고 있다. 이 실천들이 내재한 치유의 조건이 무엇인지, 그러한 조건이 4・3 희생자가 지닌 트라우마의 어떠한 고유성과 연결되는지를 살펴보며 앞으로 4・3 트라우마의 치유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본 연구의 핵심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