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최수철 소설 『매미』에 나타난 기억 상실 현상에 주목하고 그 의미를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소설에서 기억 상실은 ‘존재’의 망각에서 기원하는데, 이때 존재는 ‘순수 기억’으로 제시되었다. 사물은 ‘존재자’로 규정되고, 기억이 ‘존재’로 대입되는 실존적 구조가 고안된다. 소설의 요체는 현존재와 시간성의 문제에 있다. 서사에서는 존재망각의 현상이 현존재가 시간화되어 ‘매미’에 몰입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이때 발생한 변태 과정은 기억의 과잉에서 발원한 것으로 허물을 탈피함으로써 기억 상실을 추체험한다. 기억은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추이다. 서사에서는 인간이 허물이라는 존재자에만 집착해 왔고 정작 핵심을 이루는 ‘존재’를 망각해 왔음을 환기한다. 허물 탈루를 통해 기억이 현존재와 분리되면, 소설적 자아는 분신으로 분화된다. ‘분신’은 인간이 기억에서 해방되어 존재와 직면하는 행위의 잔여이다. 기억 상실 현상은 단순한 망각을 소구하는 것이 아닌, 기억의 본질을 관통한다. 기억은 축적되지 못하고 허물로 분해됨으로써 그 본질이 ‘재구성된 허상’의 반복임을 환기한다. 기억에서 해방된 인간은 즉자로 그 의식이 전환되어 의미에 도달한다. 소설에서는 인간이 존재자에 집착하면서 망각한 존재를 재발견하는 순간을 포착하여 시간성이라는 유한함으로 연역한다. 최수철 소설 『매미』를 기억과 망각의 관계성을 중심으로 분석한 본 논의는 인간의 존재론적 사유의 본질을 밝히는 데 유의미한 연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