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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새롭게 대두된 감정윤리(emotional ethics)의 문제를 퇴계 이황(李滉, 1501–1570)의 감정학, 특히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과 심통성정론(心統性情論)을 중심으로 재해석함으로써, 감정의 도덕적 구조와 인문윤리의 회복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오늘날 AI 윤리 담론은 공정성·책임성·투명성 등의 규범적 기준에 집중하고 있으나, 윤리 판단의 근원이 되는 감정의 역할은 충분히 조명되지 못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퇴계의 “리가 발하고 기가 따른다(理發氣隨)”는 명제를 핵심으로, 감정이 도덕적 원리에 의해 조율되는 윤리적 행위임을 논증하였다.

퇴계의 심통성정론은 마음(心)이 성(性)을 거느리고 정(情)을 통섭한다는 구조를 통해 감정과 이성의 통합을 제시하고, 사단칠정론은 감정의 발동 원리에 따라 도덕적 위계를 구분함으로써 감정의 윤리적 교정 가능성을 밝힌다. 또한 경(敬)과 예(禮)는 감정의 내면적 성찰과 외면적 조화를 가능케 하는 실천적 덕목으로, 감정의 윤리화를 위한 수양의 과정을 구체화한다. 이러한 퇴계의 감정 구조는 AI 감정윤리의 설계 원리로 전환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발기수 구조를 기반으로 한 ‘윤리적 감정 순환 모델(Ethical Emotion Feedback System, EEFS)’을 제안하여, 감정의 발동(理發氣隨), 자기성찰(敬), 관계조화(禮)의 과정을 하나의 윤리적 피드백 루프로 통합하고자 하였다.

이 모델은 AI가 감정을 단순히 인식·모사하는 단계를 넘어, 도덕적 원리에 따라 감정을 조율하고 점검하는 윤리적 감응체(ethical respondent)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결국 감정은 이성의 대립항이 아니라, 이성을 실현하는 윤리적 통로이며, 감정의 도덕화는 인공지능 시대의 인문윤리를 재정립하는 핵심 과제이다. 퇴계의 감정학은 기술문명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인간학적 통찰을 제공하며, 감정과 이성의 조화를 통해 윤리적 공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